영원한 패션 아이콘 ‘데님’ 시장 빅뱅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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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05 오후 3:29:08


변덕스런 패션 트렌드에도 늘 편안한 휴식처를 제공해 온 데님. 가장 베이직한 아이템이면서도 가장 트렌디한 속성을 지닌 데님이 그 어느 때보다 흥미진진한 한 해를 맞았다. 오랜 역사와 정통성을 내세운 전통 데님 강호들이 전열을 가다듬고 있는 가운데 몸매를 살리는 핏과 독특한 스티치, 할리우드 스타의 파파라치 사진 마케팅으로 데님 마켓의 흐름을 뒤바꿔놓은 프리미엄 데님 라벨들이 분주한 걸음을 재촉하고 있고, 유니크한 디자인 감성과 브랜드 가치를 내세운 디자이너 하이엔드 데님은 물론 감각적이고 펑키한 데님 전문 디자이너들까지 시장에 뛰어들면서 데님 마켓의 세분화가 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 막강한 데님 제조국으로 성장
흥미로운 점은 이머징 마켓의 성장이 데님 마켓의 변화를 자극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과 인도의 부유한 젊은 층들은 데님을 개방적인 서구 패션의 상징, 경제적 성공을 이끈 모더니티의 표상으로 생각하는 경향을 보이고, 이러한 이머징 마켓의 데님 수요가 글로벌 데님 마켓의 흐름에 변화를 가져오는 한 가지 원인이다.


중국과 인도는 글로벌 어패럴 업계의 데님 패브릭 제조 국가로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이 두 국가는 지난 글로벌 경기 침체기에 값싼 데님 패브릭 공급국으로 주목받으며 경쟁을 펼쳤지만, 지난 몇 년간 유례없이 데님의 원료인 코튼의 가격 인상으로 인도가 데님 제조업의 유리한 위치를 차지했다.


즉 글로벌 코튼의 주요 생산국인 인도의 데님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코튼을 구입, 낮은 인건비로 데님을 생산하면서 가격적 이점을 무기로 중국 데님 제조 업체들을 따돌리고 나선 것.


인도 화폐 루피의 평가 절하 또한 인도 데님 제조 업체들의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중국 어패럴 업체들이 로컬 데님 업체보다 싼 값에 데님을 제공하는 인도로 소싱처를 전환하는 일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중국은 인도에서 코튼을 수입, 데님을 제조해 왔고 인건비와 생산비가 증가 일로를 달리고 있어 데님 제품의 수요는 증가하지만, 데님 패브릭 제조업은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매년 인도에서 생산되는 데님은 약 7억m에 달하며 이중 4억m가 중국에 수출되고 있다는 사실만 봐도 데님 제조국으로 인도의 위치를 엿볼 수 있다.)


인도 데님 제조 업체들은 몇 년 안에 데님 생산량을 50% 이상 늘려, 글로벌 데님 소싱처로서의 인도의 위치를 더욱 강화시킬 계획이다. 일례로 리바이스, 갭, 랄프로렌, 디젤, 토미힐피거 등 서구 데님 업체에 데님 패브릭을 공급해온 인도 업체 LNJ 데님은 밀려드는 데님 수요로 올 한해 생산량을 3배로 늘릴 방침이며, 경기 침체의 여파가 짙은 유럽과 미국에서 벗어나 중국, 러시아, 태국, 필리핀, 일본, 인도네시아 등 데님 수출국을 다양화할 방침이다.


한편 VF 코퍼레이션 등 매스 마켓, 복합 브랜드 어패럴 업체들도 인도를 자사 데님 생산지로 의뢰하고 나서 인도의 데님 제조업은 그야말로 전성기가 도래한 느낌이다.



미국, 작은 데님의 파워
정통 데님의 원조로 자부심을 숨기지 않는 미국 데님 업계도 의미있는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리바이스, 리, 갭, 랭글러 등 전통적인 베이직 데님 라벨들은 여전히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진 브랜드로 큰 몸집을 자랑하지만, 소규모 데님 전문 라벨을 찾는 고객층이 증가하고 있는 것.


실제로 미국의 진 구매자 중 26%가 일단 데님과 다른 패브릭 퀄리티와 디자인 트위스트, 독특한 핏을 자랑하는 소규모 데님 전문 브랜드, 혹은 프리미엄 데님을 스페셜티 매장에서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나 소규모 데님 라벨들의 고객층이 점점 단단해 지고 있다. (코튼 인코퍼레이티드 라이프스타일 모니터 자료)


데님이 패션 트렌드로 정착하면서 보다 멋진, 차별적 감성을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베이직과 하이엔드 디자이너 데님의 틈새 시장이 형성되면서, 젊은 어패럴 업체나 디자이너들이 데님 마켓의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최근 ‘메이드 인 USA"를 내세우며 미국에 데님 공장을 확장한 브라질계 데님 제조 업체 산타텍스타일이 대표적인 경우다. 산타텍스타일은 미국 에딘버그에 공장을 설립해 인력을 대거 고용하며 미국 소비자들의 환심을 사고 있다. 산타텍스타일은 아예 에딘버그를 ’데님버그‘로 일컫는 광고 캠페인까지 진행하며 미국에서 만들어진, ’시크하고, 퀄리티 있는 데님‘ 라벨의 이미지를 심기에 노력하고 있다.


굳이 미국에서 생산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이유는 미국에서 생산된 ‘정통 데님’의 혈통을 덧칠하고 변화되는 데님 마켓 및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활력을 찾고 있는 미 데님 업계
아이오와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데님 부띠끄 레이건(Ragun) 또한 스페셜한 데님을 찾는 고객을 타깃으로 2011년 자체 진스 라인을 론칭했다. 타이트한 핏에 싫증난 소비자를 타깃으로 좀더 여유있는 핏의 여성용 부츠 컷, 남성용 스트레이트 컷 데님 및, 타이트한 스키니진과 부츠 컷을 선보인 레이건 데님은 과도하지 않은 멋스러움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호소력을 높이고 있다.


즉 과도한 핏과 디테일 실험에 빠져든 데님 시장에 불편함을 느끼는 소비자들을 위해 깔끔한 라인과 심플한 디테일, 그러면서도 스타일쉬한 감성을 잃지 않는 영리한 데님을 만드는 것이 레이건의 콘셉이다.


레이건 데님의 대다수가 인디고 데님이라는 점도 과도한 디스트레스 가공과 워싱에 싫증난 소비자들을 달래기 위한 것임은 누가 봐도 명확하다. 또한 미국 내 아이오와에 데님 제조 공장을 건설, 현재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는 레이건 데님을 ‘메이드 인 아메리카’로 전환시킬 방침이어서 해외 하청 생산으로 힘을 잃었던 미국 데님 제조업에 활력을 더하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이처럼 베이직과 트렌디의 ‘중간 지점’을 파고드는 레이건의 틈새 전략은 데님 시장이 포화되었다는 통념과 달리, 소비자의 욕구를 자극하는 ‘틈새 시장’은 여전히 존재하며 젊은 데님 업체와 디자이너의 성장성을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다.


올해는 좀 더 클래식한 데님
그렇다면 슬슬 궁금증이 생긴다. 인도가 파워 데님 제조국으로 부상하고 미국이 정통 데님의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2012년에는 어떤 데님이 힘을 얻을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트렌드라는 것이 더 이상 패션만의 일방 통행이 아니고 경기 흐름과 반응하는 만큼 섹스어필한 데님은 상대적으로 힘을 잃고 ‘오래 입은 듯 편하고 낡은 듯한’ 데님, 클래식한 데님, 인디고 데님이 전진 배치 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물론 와싱과 블리칭, 자수, 장식이 돋보이는, 섹시하고 스타일리쉬 한 데님은 여전히 소비자를 유혹하지만 클래식한 컷과 핏의 데님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최근에 메이드 인 아메리카 데님의 목소리가 높아지듯 말이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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