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주얼 브랜드 「FRJ」를 전개 중인 에프알제이(대표 성창식)가 내실 성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530억원 매출에 32억원의 경상이익을 남겨 캐주얼 시장 내 새로운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07년을 전후해 자금사정이 악화되면서 두 번에 걸쳐 대주주가 바뀌는 등 적지않은 내홍을 겪었던 기억을 상기해본다면, 지금의 성적표는 ‘화려한 부활’로 평가된다. 금감원 자료에서는 에프알제이는 영업이익율 기준으로 캐주얼 기업 가운데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다. 경영 환경도 안정됐다. 대주주인 영진닷컴이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주고 있고, 2013년 말 까지였던 금융권 채무도 이미 2010년에 모두 상환한 상태다. 현재 사용 중인 사무실도 분양받은 자산이다.
강점에 집중하고 적정 물량으로 승부
성창식 사장은 영진닷컴이 인수한 2007년부터 전문 경영인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지난 2000년 「FRJ」 출범 초기부터 합류해 올해 12년째 근무 중인 그는 누구보다도 이 브랜드에 대한 애정이 많다.
회사의 내실 성장 배경을 묻는 질문에 그는 ‘강점 집중’과 ‘적정 물량’을 첫 번째로 꼽았다. 일반적인 캐주얼 브랜드와 달리 99개 매장 대부분을 직영으로 운영 중인 이유도 불필요한 물량에 무리를 두지 않기 위함이라고 강조한다.
“대리점 운영을 위해서는 물량에 무리수를 둘 수 밖에 없다. 또한 노면상권 대리점은 중심 구매층이 10대 후반이 많아 트렌드를 지향할 수 밖에 없다. 10대는 물론 20~30대까지 커버할 수 있는 ‘베이직’을 유지하기 위해 직영점 위주로 펼치고 있다. 특히 물량은 철저한 수요 예측조사를 통해 조절하고 있다.”
상품기획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도 야구점퍼와 빅 로고 티셔츠 등이 유행했지만 내부에서는 ‘우리 고객들에게 맞냐?’ ‘우리 브랜드 색깔과 맞느냐?’ 등에 대해 치열하게 토론 후 최종적으로 포기했다고 한다.
“지금은 대형 마트와 인터넷, 심지어 글로벌 SPA 브랜드까지 가세해 공급이 넘치고 있다. 무조건 유행을 따라가거나 싼 가격만으로 승부해서는 규모의 경제에 밀리는 것은 물론 기업의 생존마저 위협받게 된다. 우리 브랜드 특성과 고객들의 성향을 파악해 우리가 강점을 보일 수 있는 아이템에 집중해야 한다.”
「FRJ」는 청바지에 강점을 가진 만큼 청바지와 이와 코디될 수 있는 아이템 중심으로 상품을 펼치고 있다. 디자인도 화려한 로고 플레이 보다는 직장인들도 편안하게 착장할 수 있는 쉬크한 뉴베이직을 추구하고 있다.
매니저들 ‘자율 의지’가 핵심 경쟁력
에프알제이에는 성창식 사장 외에도 영업부장, 물류팀장이 10년차 이상의 장기 근무 중이다. 특히 99개 매장 매니저 가운데 40명이 5년 이상 근무하고 있어 직원들의 로열티가 강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브랜드의 생명은 매니저들의 애정과 역량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들의 ‘자율적 의지’를 최대한 보장하고 있다. 그 지역 점포와 입점 고객들의 성향에 대해서는 해당 매니저가 최고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상품기획 단계부터 그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고 있다. 스트레스를 주기보다는 성과에 대한 적정 보상을 통해 자율적 의지를 이끌어 낸 것이 상승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에프알제이는 올 상반기에 온라인 전용 브랜드 「n FRJ」를 새롭게 선보인다. 또 하반기에는 해외 유명 캐주얼 브랜드를 전개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신규 사업을 준비 중이다.
“신규 사업은 유통과 전개방식, 상품기획 등 모든 면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접근할 것이다. 과거처럼 사람을 구성하고 자체 기획 생산하는 형태로는 변화하는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 「FRJ」가 진 캐주얼 브랜드로 특화됐다면 국내외 홀세일 마켓을 통해 유통믈 전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주력 상품에 대한 절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에너지를 집약할 것이다. 특히 신규 사업은 기업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가 아닌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비즈니스 모델로 접근할 것이다.” 새로운 미래를 위해 한 단계, 한 단계 착실하게 설계하고 준비 중인 에프알제이의 2012년이 기대된다.
정인기 기자
ingi@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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