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패션 강자들 “아직도 배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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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17 오후 4:16:14

유니클로의 모기업 패스트 리테일링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일본 시장에서 벗어나 유럽과 미국, 중국과 아시아 지역으로 유통망 확대를 꾀하고 있는 패스트 리테일링이 엔화 강세에 힘입어 미국 혹은 유럽의 라이벌 브랜드를 인수할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해외 시장 확대는 생존의 문제
유럽 혹은 미국의 경쟁 어패럴 업체나 더 큰 업체를 인수해 글로벌 어패럴 업계에서 위상을 높이면서 시장 침투 및 장악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전략은 패스트 리테일링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기도 하다.
장기간 끌었던 일본의 불황으로 내수 어패럴 시장이 침체 및 포화 상태를 보이고 있는데다 유난히 긴 여름이 이어지면서 가을/겨울 의류 수요가 줄고 있는 지금 해외 유통망 확보는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유일한 대안으로 자리한 것. 제로 지난 8월 기준 유니클로의 연간 매출은 12% 하락, 신규 매출 창구의 필요성을 재확인시킨 바 있다.



따라서 패스트 리테일링은 엔화 강세와 글로벌 증시 약세가 M&A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하는 지금, 미국과 유럽의 유망 어패럴 브랜드를 인수를 통해 일본 시장의 약세를 상쇄하고 글로벌 어패럴 마켓 장악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적기라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 시장에서 시선을 돌려 중국과 동남아시아, 그리고 미국과 유럽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패스트 리테일링의 전체 매출 중 해외 시장의 매출이 증가하고 있고, 2015년쯤에는 일본 내 매출보다 해외 시장의 매출이 더 높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해외 유통망 확대는 일본 어패럴 업계의 자존심 패스트 리테일링이 생존이자 성장의 열쇠가 아닐 수 없다.


전문가들 역시 좋은 소재와 베이직한 아이템, 그리고 편안한 가격으로 무장한 유니클로의 해외 시장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어 패스트 리테일링이 M&A를 통해 해외 시장 접근력을 강화시킬 경우 패스트 리테일링의 글로벌 입지는 더욱 확고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체계적이고 본격화된 M&A
글로벌 어패럴 입지 강화를 위한 패스트 리테일링의 투자 및 M&A 노력은 21세기 초 노골화 되고 있다.
실제로 2003년 이후 패스트 리테일링이 M&A에 투자한 비용은 8억7500만 달러에 달한다.


대표 브랜드 유니클로를 비롯, 아스페시, 꼼무뜨와데꼬또니에, 풋파크, 프린세스탐탐, 내쇼널 스탠다드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데 그 중 심플하고 베이직한 디자인으로 직장 여성들에게 인기 있는 美 브랜드, 띠오리 인수는 미국 시장 기반 확대에 유리한 플랫폼이 되고 있다. (패스트 리테일링은 2004년 띠오리, 헬무트랑 등의 상표권을 갖고 있는 링크홀딩스의 지분 소량을 인수한 후 2009년 나머지 지분을 인수하면서 띠오리를 산하 브랜드로 영입했다. 인수 가격은 3억 7100만 달러.)


그뿐 아니다. 2005년 프랑스 브랜드 꼼무뜨와데꼬또니에의 소유주 넬슨파이낸스의 일정 지분을 인수한 패스트 리테일링은 2006년 1억9250만 달러를 투자, 추가 지분 64.%를 더 확보하며 실질적인 소유주가 되었고 2005년에는 쁘띠비끌루의 지분 95%를 인수하면서 프랑스 브래드 프렌세스탐탐을 한 식구로 끌어들였다. 인수 대금은 8300만 달러.


유니클로의 힘, 美 유통망 확대
패스트 리테일링은 1~2년 내에 300여 개의 해외 매장을 오픈하고 2020년까지 매출을 6배(640억 달러)로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달 뉴욕 피브스 애버뉴와 34번가에 오픈한 유니클로 매장은 미국 시장에 대한 본격 진두의 신호탄이자 북미 마켓 확대를 위한 중요한 실험대가 된다.


특히 피브스애버뉴에 들어선 유니클로의 매장 면적은 8만9000㎡에 달해 미국 시장을 노리는 패스트 리테일링의 야심과 자신감을 읽을 수 있다.


패스트 리테일링은 앞으로 3년 내에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등지에도 신규 매장을 오픈, 미국 내 접근력을 단계적으로 강화하고 유니클로가 파리와 런던 등지에서 호의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데 힘입어 유럽 유통망 확대에도 탄력을 더해 입지를 굳혀 나간다는 계획이다.


PPR, 브리오니 인수
어패럴 업계의 이같은 M&A 바람은 럭셔리 업계 보다 더욱 확연하다.


LVMH와 대결의 각을 세우고 있는 럭셔리 제국 PPR은 최근 이탈리아 하이엔드 맨스웨어 브랜드 브리오니를 인수하는데 합의, 남성복 부문 강화의 기반을 마련했다. (영화 ‘007 제임스본드’ 시리즈에 등장한 남성용 수트로 유명한 브리오니는 현재 74개의 글로벌 유통망을 갖고 있으며 이중 32개가 직영으로 운영되고 있다. )



PPR의 브리오니 인수설은 상반기부터 흘러나왔지만 브랜드 방향과 운영에 대한 주주들의 의견이 충돌하면서 인수 작업이 지연되어온 상태였다. 그러나 PPR이 주주들의 지분 100% 모두 인수하기로 합의하면서 2012년 초, 브리오니는 PPR의 한 식구가 되는 것.


PPR은 하이엔드 남성복 수요가 높은 이머징 마켓-아시아-을 중심으로 브리오니의 유통망을 확대하고 브리오니 관련 품목도 다양화할 계획이다.


럭셔리 남성복은 아시아 시장의 높은 수요로 매출 구축 효과가 나날이 커지고 있는 부문이다.
구찌, 보네가베네타, 입셍로랑, 알렉산더맥퀸, 발렌시아가, 세르지오롯시, 부세른, 스텔라매카트니 등을 보유하고 있는 PPR은 포토폴리오 보강을 위해 적합한 하이엔드 브랜드를 찾아왔는데 브리오니 인수가 성공하면서 일단 한숨을 돌렸다.


PPR은 올 상반기 감각적인 서프/스케이트보드 라벨 볼컴을 인수하며 활동적인 글로벌 젊은 층을 포섭할 새로운 마켓을 확보해 놓은 상태이다.


소리 없이 치열한 럭셔리 M&A
하지만 올 한해 럭셔리 업계 최대의 M&A는 LVMH의 불가리 인수라 할 수 있다. 깜짝 쇼처럼 진행된 불가리 인수전은 인수 대금만 53억 달러로 중국을 위시한 이머징 마켓에서 높은 수요를 낳고 있는 불가리의 시장성이 LVMH의 M&A 욕구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밖에 경쟁이 치열했던 하이엔드 슈즈 브랜드 지미추를 낚아채는 데 성공한 스위스 럭셔리 그룹 라벨럭스 또한 럭셔리 M&A 시장에 소리없는 강자로 등극했다. 발리, 데릭램 등을 보유하고 라벨럭스는 지미 추 외에도 영국의 하이엔드 아우터브랜드 벨스태프를 인수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유로 존의 재정 불안으로 글로벌 금융 시장의 그늘이 다시 진 지금 든든한 자금력을 필요로 하는 업체들과 시장 장악력을 확대하려는 큰 손-거대 럭셔리 제국이나 규모가 큰 어패럴 업체-의 만남은 가속화 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한다.


따라서 하이스트리트 업계의 큰손 패스트 리테일링이 미국과 유럽 패션 브랜드 사냥에 나서고, 럭셔리 제국이 집요하게 M&A 시장을 흔드는 것은 ‘생존’과 ‘성장’의 욕구가 만들어낸 필연적 결과물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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