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A브랜드에서 <해피엔드>라는 영화와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려 한 적이 있다. 사전적 의미로 본다면 ‘해피엔드(happy end)’는 소설·연극 등에서 결말이 행복하게 되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영화는 전직 은행원으로 실직한 서민기(최민식 분)와 학원을 운영하는 아내 최보라(전도연 분)의 갈등 속에 아내의 옛 애인 김일범(주진모 분)이 등장해 아내의 불륜이 시작되는 것으로 전개된다. 사랑과 집착, 서로 다른 욕망이 뒤엉킨 세 사람의 관계는 결국 비극적인 파국을 맞고, 서민기는 다시 덩그러니 일상의 한가운데에 앉아 있다.
내용만으로는 해피엔드는 아닌데, 이 영화는 참 훌륭한 작품이었고 흥행도 성공해 결국은 제목대로 해피엔드였던 셈이다. 그렇다면 A브랜드는 제휴마케팅에 있어 성공한 것 아닌가? 하지만 사전 영화시사회에 참석한 A회사 관계자들은 브랜드 컨셉과의 차이로 약속된 제휴 부담은 하되 A브랜드의 문화마케팅적인 활용은 하지 못했다.
위에서 중요한 부분은 A브랜드 고객층의 문화가 영화 속 내용과 일치하느냐 하는 점이다. 이런 영화 속 표현이 고객층의 문화와 좀더 어우러진다면 그 효과는 배가될 것이다. 하지만 그 반대의 예라면 브랜드 이미지와는 상반되는 것으로 오히려 브랜드에 해가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산악영화를 K2가 후원하고, 최첨단 공상영화에 삼성전자가 후원한다면 브랜드 이미지와 영화의 연결고리로는 적합하지 않겠는가.
문화를 읽으면 소비자가 보인다
문화를 사전적 의미로 본다면 인간이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 일정한 목적 또는 생활 이상을 실현하려는 활동의 과정 및 그 과정에서 이룩한 물질적·정신적 소득의 총칭이라고 한다.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 일정한 목적을 달성한다는 의미야 이미 충분한 과학문명의 발달로 지금은 그 가치가 적은 듯하다.
하지만 생활의 이상을 실현한다는 측면은 여전히 중요 주제일 것이다. 인간이 가지는 욕구 측면에서 생각해 보자. 메슬로의 욕구 5단계를 보면 생리적 요구→안전의 욕구→소속의 욕구→존경의 욕구→자아 실현의 욕구가 있다고 한다. 필자는 각 단계적 충족이 순차적이라는 데에는 동의하지는 않으며 인간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다양한 욕구가 단계에 상관 없이 존재할 수 있다고 본다.
소속의 욕구가 친구를 만들고 그런 그룹은 독특한 방식을 가진다. 이런 그룹 속에 자존을 느끼고 존중받으려는 욕구가 생기게 마련이며, 자아실현의 욕구 역시 본인이 생각하는 가치 있는 것에 대한 실현을 추구하는 것이다. 문화는 이런 개개인의 삶이 총체적으로 표현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문화를 이해한다는 것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보편적인 모습을 이해한다는 것이고 그런 삶 속에 깊숙이 들어갈 수 있을 때 브랜드에 대한 공감이 생기게 된다.
요즘 들어 패션 브랜드에 있어 문화마케팅이란 용어가 심심찮게 나온다. 문화마케팅을 보면 영화시사회, 콘서트, 연극, 뮤지컬 등과 브랜드가 공동으로 제휴 마케팅을 진행하는 형태로 전개된다.
공동 문화마케팅의 이점
먼저 자사의 관리고객 대상이라면 로열티 상승이라는 효과에 기여할 수 있는 측면이 있고 불특정 다수에게 활용한다면 그것은 브랜드 인지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어떤 IMC 실행에도 비용이 발생하게 되며 이런 실행에 있어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비용 절감의 측면은 다양한 경로의 광고 집행에 있어 각 사의 노력이 병행된다는 점이며, 고객에게 혜택을 주는 데 있어서도 각 사가 제공하는 고객 유인물이 각 사 입장에서는 원가 측면에서 서로 교환되므로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
예를 들어 상품과 영화 티켓을 교환한다고 하자. 이 경우 영화 티켓의 현금 구매는 그 금액을 전액 지불하게 된다. 물론 약간의 할인은 있겠지만 그 금액만큼 자사의 상품을 후원하는 경우에는 상품에 숨어 있는 원가 때문에 전자의 방법보다는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
그럼 문제점은 무엇인가? 효과 측정에 대한 부분이다. 먼저 문화마케팅의 진행 방향이 정확한 대상인지 불특정 고객인지에 따라서 그 효과 측정에도 차이가 발생한다. 직접 고객 대상이었다면 매출효과를 기대하는 것이 옳다. 하지만 불특정 고객을 대상으로 전개한 것이었다면 해당 참여 고객의 만족도 측면으로 측정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그 측정이 쉽지 않다. 매출과 만족도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4P’S의 MIX 결과로, 결과에 영향을 주는 모든 요인을 분석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그러다 보니 IMC 실행 후 잘 되면 다 잘 된 것이고 안 되면 다 안 된 것으로 판단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이런 진행을 통해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이 몇 가지 있다. 먼저 진행하는 제휴를 통한 활용 범위의 문제다. 그것은 어떤 고객에게 소구할 것이며, 어떤 방법으로 진행
권혁민(「니」 이마케팅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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