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럭셔리 업계의 달콤한 매출 천국인 중국. 그 어떤 시장보다 서구 럭셔리 업계의 유통망 확장 전쟁이 치열한 중국 마켓에 고민거리가 등장했다. 하이엔드 브랜드를 통해 신분을 드러내고 물질적 여유를 과시하기를 즐기는 중국인들이 중국 내 매장 보다는 해외에서 직접 럭셔리 브랜드를 구입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2010년 중국인들이 유럽에서 구매한 럭셔리 쇼핑 규모는 500억 달러로 중국 매장에서 구매한 액수의 4배나 많아 해외로 빠져나가는 돈이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럭셔리 관세 낮춰 국내 쇼핑 유도
중국에서는 이 때문에 자국 내 럭셔리 쇼핑을 유도하기 위해 중국에 수입되는 럭셔리 패션 제품에 부과되는 관세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즉 낮은 관세 혜택을 제공하면 해외 하이엔드 브랜드의 중국 내 유통망 확대를 자극, 임대 수익 및 고용 효과를 유발하고 가격적 혜택을 얻기 위해 해외로 럭셔리 쇼핑을 나가던 중국인들을 국내 쇼핑으로 유도, 자금 유출을 막자는 것이 관세 인하 주창자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중국이 관세 감축 정책을 실행할 경우 현재 중국 외에서 사업을 펼치는 많은 해외 브랜드들이 중국 본토로 사업 거점을 이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엔드 업계 역시 중국 내 관세 인하가 이뤄지면 중국 소비자들의 럭셔리 구매가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구찌, 보테가베네타, 입셍로랑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PPR 그룹은 중국 소비자들이 50%가 파리, 로마, 밀라노 등지의 매장에서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며 중국 럭셔리 관세가 인하될 경우 중국 내 매장의 매출 증가 가능성을 인정한다.
필기구 및 시계 명가 몽블랑 역시 중국이 관세법을 재조정, 럭셔리 관세를 낮추면 중국 몽블랑의 제1 마켓인 중국에서 매출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환영하는 모습이다.
2012년 중국이 일본을 넘어서 세계 최대 럭셔리 마켓으로 등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지금 럭셔리 업계가 중국의 관세 인하 논쟁을 반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럭셔리 관세 인하의 효과가 중국 보다는 서구 럭셔리 브랜드에게 유리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다.
관세 인하로 럭셔리 제품 판매가가 낮아지면 중국인들의 하이엔드 브랜드 구매욕은 더욱 커져 럭셔리 브랜드들의 매출은 증가하겠지만 가뜩이나 해외 브랜드 의존도가 심한 중국인들의 쇼핑 행태는 더욱 하이엔드 브랜드 구매로 치우치게 되어 중국 어패럴 업계의 성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
따라서 럭셔리 관세 인하는 중국에 이득이 되는 정책이 아니라 해외 럭셔리 브랜드들의 배만 불려주는 정책이라는 반박도 설득력이 있다.
中 럭셔리 유통망 다변화, 신규 도시 주목
이런 와중에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 중심으로 이뤄져 온 중국 럭셔리 마켓이 다변화되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럭셔리 업계는 중국 소비자들의 럭셔리 브랜드 인지도 및 욕구가 확고해진 지금이 중국 시장 다변화의 적기라고 분석하고 그간 소원했던 중부 지역 및 서부 지역을 주목하고 있다.
그 결과 상하이, 베이징, 광조우 같은 전통적인 럭셔리 유통망 밀집 지역보다 시천을 중심으로 한 서부 지역 마켓 확대가 시도되고, 대도시 중심의 유통망에서 중소 도시로 확대되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이렇게 되면 중국 유통망은 보다 치밀하게 구축되어 소비자 포섭 능력이 더욱 강화될 전망.
문제는 신규 유통망 구축 지역의 시장 분위기와 소비자 심리, 유통 구조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만큼 현지 유통망에 대한 치밀한 전략 수립이 관건이다.

즉 자체 유통 방식으로 시장 확대를 진행할 것인가 혹은 현지 상황에 익숙한 제3 자와 유통 협력을 구축하느냐가 중국 시장 확대를 노리는 서구 럭셔리 업계의 새로운 고민거리가 될 것이다.
포르세, 보쉬, 레이모드웨일, 펜탁스 등 200여개의 프리미엄 브랜드를 중국에 소개하고 있는 홍콩의 럭셔리 마케팅/유통 업체 젭슨그룹의 경우 자동차 사업은 주요 대도시 중심으로, 음료 사업은 남부 및 동부 일부 지역에 집중되어 있는데 럭셔리 관세 인하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지금 중국 내 사업 구조를 재조정해 신규 지역으로 사업 확대를 진행할 예정이다.
PPR, 중국 내 신규 매장 오픈 가속화
럭셔리 그룹 PPR 또한 중국 소비자들의 브랜드 인지도 확대에 힘입어 2011년 말까지 직영 매장 12개를 오픈, 중국 소비자들에게 보다 친밀하게 다가갈 계획이다.
이중 여섯 개 신규 매장이 지난 8월까지 이미 문을 열어 1992년 PPR 그룹이 중국 본토에 진출한 이후 한 해 오픈한 매장 수 최대 기록을 세웠다. (PPR 산하 대표 브랜드 구찌의 경우 2004년 이전 중국 본토에 단 4개의 매장을 갖고 있었지만 2011년 10월 말 현재 구찌의 매장 수는 54개에 달한다.)
PPR 그룹은 신규 도시로 유통망 확대를 진행하는 한편 이미 매장이 들어선 기존 대도시에 관련 매장을 추가 오픈하고 신규 브랜드 소개도 함께 진행할 방침이다.
즉 특정 브랜드의 여성복 매장이 있다면 남성복/아동복 매장을 오픈하고 이미 진입한 브랜드가 확고한 활약을 보이고 있는 도시의 경우, 신규 브랜드 매장을 오픈하는 방식으로 중국 소비자들의 소비 욕구를 지속적으로 자극하겠다는 전략이다.
포화상태를 보이고 있는 대도시를 벗어나 신규 도시의 유통망을 선점하는 것이 중국 럭셔리 마켓 점유율을 높이는 방안이라는데 암묵적 동의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구찌, 현지 직원과 알력 이미지 손상 우려
한편 이런 와중에 구찌 중국 센첸 플래그십 매장에 근무했던 일부 직원들이 구찌 매장의 비인간적 작업 환경에 대한 불만을 토로, 센첸 정부가 구찌가 관련 법를 위반했는지 조사에 돌입했다.
전문가들은 자존심 강한 중국인들의 특성을 감안할 때 이번 사건이 어떻게 결론이 나든, 중국 내 구찌의 브랜드 이미지 손상은 피하기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따라서 매출 하락은 물론 중국 중소 도시로 시장을 확대하려는 구찌의 전략에 차질이 올 수도 있다는 분석도 대두되고 있는 상황.

PPR 그룹이 2011년 중국 마켓에서 거둔 수익은 전년 대비 45% 상승한 14억3000만 유로이며 구찌는 전년 대비 36.5% 증가한 3억6300만유로, 입셍로랑과 보테가베네타는 각각 55.3%, 81.2%의 고속 성장률을 보였다. 그런 만큼 구찌의 브랜드 이미지 손상의 여파를 고민하는 것은 당연하다.
현재 중국 마켓은 PPR 그룹 총 수익의 19.8%을 담당하고 있다. PPR은 의류에 집중된 중국 사업 구조를 액세서리, 주얼리, 시계 등으로 다변화시켜 본토 유통망 다변화뿐 아니라 부문 다각화도 함께 진행할 방침이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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