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브랜드를 좋아하는 당신, 이제 당신을 위한 호텔이 늘고 있다. 매출부진의 타개책으로 혹은 사업 다변화 및 브랜드 이미지 업그레이드를 이유로 디자이너들이 호텔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호텔 체인과 손잡고 객실이나 다이닝룸 디자인을 하는가 하면 아예 자신의 이름을 붙인 호텔을 런칭하기도 한다. 디자이너들은 어떻게 호텔사업에 뛰어들고, 어떻게 운영하고 있을까?
지난 2월 중동의 최대 부동산개발업체 ‘에마르프라퍼티스(Emaar Properties)’와 손잡고 7년 간 4개의 리조트, 10개 호텔 디자인 계획을 발표한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포브스가 꼽은 세계 최대의 부자 중 한 사람인 만큼 사업욕심도 많다.
아르마니가 디자인한 첫 번째 호텔은 아랍에미리트령 두바이에 설립되는데 4만 평방피트 이상의 규모에 250개 객실과 레스토랑, 스파가 들어설 뿐 아니라 호텔 객실의 컨셉을 아르마니가 지휘하고 ‘아르마니까사’ 가구로 치장한 150개 럭셔리 아파트먼트가 함께 건설된다. 호텔 안에 아르마니 부띠끄가 입점하는 것은 당연한 절차. 또한 밀라노, 런던, 파리, 뉴욕, 도쿄 등 세계적인 대도시에도 아르마니 호텔이 차례로 들어설 예정이다.
패션 디바 도나텔라 베르사체는 2000년 ‘팔라쪼베르사체(Palazzo Versace)’호텔을 호주에 오픈하며 호텔사업에 뛰어들었고, 전통의 럭셔리 명가 「페라가모」도 호텔사업에 가지를 치고 있다.
호주 골드코스트 연안에 위치한 팔라쪼베르사체 호텔은 황금색 사자 머리와 기둥, 화려한 실내 프린트, 테이블웨어 등 말 그대로 ‘베르사체’ 느낌이 물씬 풍기며 르네상스적 화려함과 우아함, 편안함을 발전시킨 ‘베르사체’ 풍 라이프스타일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205개의 객실과 72개의 콘도미니엄, 개인용 산책로가 있다.
또한 이탈리아의 건축과 장인정신이 느껴지는 건물, 고급 대리석, 모자이크, 중국 도자기 등 사치스러움을 한껏 강조한 분위기. 게다가 호텔 안에 베르사체 부띠끄가 있어 투숙객들이 자신의 객실 분위기에 걸맞는 의류를 구입할 수도 있다.
반면 「페라가모」는 플로렌스에 ‘룽가르노호텔(Lungarno Hotels)’을 소유하고 있지만 브랜드 이름이 호텔과 겹치는 것은 피하는 분위기다. 1995년 호텔을 매입한 이후 품격 있는 디자인 감각을 호텔에 반영하고 로비에 「페라가모」 제품 카탈로그를 비치하고 있지만 호텔보다 브랜드에 시선이 몰리는 것은 삼가는 경영방침을 지키고 있다. 또한 디자이너 호텔들이 데코레이션과 테이블웨어, 인테리어를 주기적으로 바꾸면서 트렌디한 면모를 가꾸려는 경향이 높은데 반해 단기간의 유행(fad)이나 매시즌 실내 데코레이션 교체에 신경 쓰는 대신 호텔의 품격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실내에도 「페라가모」를 연상시키는 아이템을 두고 있지 않다. 하지만 룽가르노 호텔은 이미 ‘페라가모 호텔’로 이름이 더 높아 결국은 호텔 이름을 ‘페라가모 호텔’로 변경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만큼 럭셔리 브랜드의 인지도가 호텔사업에 효과적이라는 증거라 하겠다.
철저한 브랜드 광고판, 불가리 호텔
럭셔리 브랜드 「불가리(Bulgari)」 또한 유명한 호텔 체인 리츠칼튼(RitzCarton)과 합자관계를 구축해 밀라노와 발리에 호텔을 짓고 유명 도시와 관광·휴양지에 추가로 호텔을 짓는 계획을 밝혔다. ‘불가리’ 호텔은 인테리어부터 객실 린넨, 패브릭까지 모두 「불가리」의 감성이 담겨 있어 문자 그대로 ‘불가리를 위한, 불가리에 의한, 불가리의 호텔’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불가리 호텔&리조트 합자 벤처’의 지분 65%는 ‘불가리’ 소유이며 호텔 데코레이션의 전 부분을 불가리가 관할하고 리츠 호텔은 경영에만 참여한다.
또한 기존 리츠칼튼 방식에 묻어가는 것이 아니라 「불가리」 브랜드를 광고하는 철저한 매체로서 ‘불가리 호텔’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일례로 룸서비스를 통해서 ‘불가리’ 주얼리를 주문할 수도 있고 100㎏이 넘는 무게의 방음문이 설치되어 과도할 만큼 고객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밀라노에 위치한 경쟁 호텔 ‘포시즌스(Four Seasons)’는 욕실에서 「불가리」 용품을 모두 제거하는 등 디자이너 브랜드의 호텔 진출에 긴장감을 느끼는 기색이 연연하다.
또 다른 이탈리아 브랜드 「크리찌아(Krizia)」는 레디투웨어 컬렉션에 사용되는 화려한 시그너처 컬러를 호텔에 투영해 호텔과 브랜드 이미지를 단일화시키는 데 열중하고 있다. 마치 할리우드에서 연예인 어패럴 라인 런칭이 유행인 것처럼 유명 디자이너(혹은 브랜드)라면 호텔사업에 발을 뻗치는 것이 통과의례라도 된 모습이다.
호텔 인테리어, 유니폼 디자인도
물론 모든 디자이너나 럭셔리 브랜드가 직접 호텔사업을 펼치는 아니다. 아일랜드 디자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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