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 플래시 세일의 선두 주자인 프랑스 업체, 벵트-프리비(Vente-Privee)가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 디자이너 의류를 깜짝 세일하는 독특한 이벤트 형 사업 모델로 온라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벵트-프리비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카드사와 합자 벤처를 구성, 11월 중반 미국 온라인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와의 제휴는 아마존닷컴이나 이베이에는 익숙하지만 벵트-프리비닷컴은 잘 모르는 미국인들에게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감을 주기 위한 영리한 방안으로 유럽 시장에서 발휘한 매출 파워를 미국 시장으로 이어가기 위한 계산이 담겨 있다.
온라인 깜짝 세일 사업 모델
플래시 세일(Flash Sale)이란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온라인 리테일링 방식으로 한정된 시간 동안 특정 제품을 할인 판매하는 시스템이다.
오프라인 리테일러의 ‘깜짝 세일’과 비슷한 개념으로 구매자에게는 ‘가격적 혜택’을, 판매자에게는 재고를 처리할 수 있는 윈-윈 시스템으로 글로벌 불황기에 본격화 되고 확산된 이벤트형 e-리테일링 모형이다. 그런 만큼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가 플래시 세일 리테일링의 주요 타깃 셀러가 되는데 유리하고 디자이너 의류를 할인 판매하는 벵트-프리비닷컴이 유럽 온라인 마켓에서 두각을 낼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어찌 보면 일종의 ‘온라인 땡 처리’ 정도로 이해해도 될 듯 한데 실제 플래시 세일에 등장한 아이템의 할인율은 정가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보통 시즌이 지나 재고 상품이나 여러 번의 세일을 한 상품이 주류를 이룬다. 즉 해당 브랜드들은 한정된 시간 동안 깜짝 세일을 통해 누적된 재고를 해소, 자금을 확보하고 소비자들은 싼 값에 유명 브랜드를 구입할 수 있어 온라인 플래시 시장의 매력이 커지고 있다.
특히 플래시 세일 사이트에 등록한 고객이라면 특정 브랜드의 플래시 세일 타임을 알리는 메일을 통해 재빨리 제품을 구매할 수 있어 소비자 친화적인 면도 부각된다. 플래시 세일에 판매되는 제품의 가격 대는 보통 오프라인 정가의 절반 수준이다.

경쟁이 치열한 플래시 세일 마켓
미국 발 브랜드 온라인 샘플 세일 사이트 Gilt Groupe(Gilt.com)의 경우 무료 아이패드 플래시 세일 어플리케이션을 제작, 아이패드를 통해 쉽게 플래시 세일에 참여할 수 있게 하면서 플래시 세일의 시장 반경을 넓혔다. 즉 길트닷컴 플래시 어플리케이션을 다운 받으면 구매자(길트 회원)는 실시간 ‘플래시 세일 정보’를 받게 되어 깜짝 할인가에 원하는 제품을 쇼핑 카트에 담을 수 있다. (2007년 미국에서 론칭된 Gilt Groupe는 회원에 한정해 브랜드 의류/홈데코/식품 및 예술품/여행 상품 등을 할인 판매하는 사이트로 럭셔리 할인 사냥꾼들을 위한 사업 모형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2001년에는 에디토리얼이 포함된 남성용 럭셔리 리테일링 사이트, Park & Bond를 론칭하며 사업 반경을 넓혀가고 있다.)
벵트-프리비의 미국 시장 성공 여부는 할인에 익숙한 미국 시장에 어떻게 파고들지에 달려 있다. 즉 온라인 플래시 세일 마켓의 경우 이미 Gilt Groupe나 아마존닷컴이 주도하고 있고, 법적으로 일 년에 두 번 할인 판매가 가능한 프랑스와 달리 다양한 할인 체인과 아울렛 매장을 통해 '상시 할인'에 익숙한 미국 소비자들에게 벵트-프리비닷컴의 차별성을 어떻게 인지시키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벵트-프리비는 2~6일 동안 아르마니, 디젤 등 메이저 브랜드의 재고 상품을 플래시 세일하며 가격에 민감한 패셔니스타들을 끌어들이고 30여 종의 플래시 세일을 지속, 인지도를 넓힐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수익성 높은 플래시 세일 선구자로 유럽에서 명성을 다진 벵트-프리비가 미 온라인 시장에 진출하게 되면서 아마존닷컴에 인수된다, 혹은 주식 상장을 한다는 소문은 일단 가라앉는 모습. (아마존닷컴은 지난 5월 플래시 세일 웹사이트 MyHabit.com을 오픈하면서 관심을 끈 바 있다.)

플래시 세일, 약발 떨어지나?
일각에서는 깜짝 할인이라는 이벤트성 마케팅 효과를 누렸던 플래시 세일이 초창기 활력을 잃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럭셔리 혹은 인지도 있는 유명 브랜드를 한정된 시간에 대폭 할인가로 판매, 소비자를 유인하는 플래시 세일 사이트들, Gilt, Rue La La, Vente Privee. HauteLook , Ideeli 등의 사업 모형은 어패럴 업계를 힘들게 했던 글로벌 금융 불황기, 팔리지 않아 재고가 쌓인 어패럴을 판매하려는 업체들과 알뜰하게 브랜드 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의 욕구가 결합되어 상승세를 탔지만 이머징 마켓의 수요 폭발로 럭셔리 어패럴의 재고가 줄고 플래시 세일 마켓에 뛰어드는 업체가 증가하면서 마켓 쟁탈전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
특히 플래시 세일 마켓이 커지면서 사이트에 올릴 유명 브랜드를 선점하기 위한 업체들의 경쟁이 커지면서 정작 '플래시 세일' 할인 폭은 줄어드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따라서 업체들은 해당 브랜드에 많은 돈을 주고 제품을 구입할 수밖에 없어, 소비자들은 당초 기대했던 만큼의 깜짝 할인을 제공받기 힘들게 되었다. 플래시 세일 온라인 리테일링의 매력이 반감되고 벌써부터 시장 포화론이 등장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오프라인 마켓에서 종종 진행되는 '깜짝 세일', 혹은 '땡 처리'가 과도한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한시적 이벤트로 진행되듯 온라인 ‘플래시 세일’ 사업 모형도 수명이 짧을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공급과 수요가 맞아야 지속적인 사업이 가능한데 ‘지속적으로 싼 값에 재고 물품을 충분히’ 구매하기 힘든 어패럴 환경 속에서 플래시 세일 마켓이 마냥 번창하길 기대하기가 힘들다는 것. 초창기 플래시 세일 사이트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글로벌 불황이라는 시기적 적합성의 영향이지 사업 모형 자체가 '성공적'이기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따라서 플래시 세일 사이트들은 글로벌 불황이 절정을 이루던 2009년까지는 톱 브랜드를 절반 값에, 심지어 70%까지 값싸게 공급할 수 있었지만 금융 불황의 터널을 벗어나고 이머징 마켓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수익 창출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공급과 수익 부담이 플래시 세일 발목 잡아
상황이 이렇다 보니 초창기 플래시 세일 사업 모형에 변화를 가미하는 현상이 눈에 띈다. 톱 브랜드에서 벗어나 재고 확보가 용이한 좀 더 낮은 가격대의 브랜드 쪽으로 시선을 돌린 Ideeli 사이트가 대표적인 경우로 희소성을 중시하는 하이엔드 패션 브랜드에 한정된 플래시 세일 보다는 좀 더 대중적인 브랜드를 포함시켜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는 타협적인 면모를 보이는 것.
실제로 글로벌 하이에드 어패럴 수요가 증가하면서 제조 업체들마다 생산량을 10~ 15% 줄이며 재고 관리에 돌입, 하이엔드 브랜드만을 바라보는 플래시 세일은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Gilt나 Rue La La의 경우에는 패션 브랜드에 제한하지 않고 홈데코, 푸드, 와인/여행 상품 등 취급 품목을 다양화 하면서 초창기 플래시 사업 모형을 융통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결국 플래시 세일 사이트도 시대 흐름에 맞게 진화되고 있는 것이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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