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4년 10월 미국 실리콘밸리 IT 기업에서 마케팅 관련 업무를 하고 있던 김문환 대표는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MK트렌드에 합류했다. ‘친한 동네 형’ 김상택 회장이 불러들인 것이다.
“당시만 해도 TBJ는 동대문 시장에서 청바지 도소매를 하던 상점이었다. 동대문에서는 손에 꼽을 만큼 장사가 잘 되는 축에 속했다. 그런데 회장님께서는 작은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제대로 된 패션기업을 만들겠다는 꿈을 갖고 계셨다. 어렸을 때부터 한 동네에 살며 친 동기간 이상으로 가깝게 지내왔기 때문에 힘을 보태면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합류하게 됐다.”
95년 3월 법인 설립 이후 16년 만인 올해 MK트렌드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을 하며 어엿한 중견 패션기업으로 성장했다. 또 8월에는 책임경영을 위해 김문환 상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김상택·김문환 각자 대표 체제로 변신했다.
김문환 대표로부터 MK트렌드의 성장 비결과 비전을 들어봤다.
MK트렌드가 16년간 끊임 없이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이 궁금하다
“첫째는 집중력이다. 패션 산업은 한 치 앞을 예측하기가 힘들다는 특성이 있다. 당장 내일이라도 이상 고온 현상이 찾아온다면 열심히 만들어놓은 겨울 외투가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일 매일에 집중해야 한다. 변화에 대한 감지와 빠른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게 되려면 하루하루를 집중력 있게 살아야 한다.
둘째는 연속성이다. 우리 회사는 지금까지 「TBJ」 「앤듀」 「버커루」 「NBA」 4개 브랜드를 론칭했다. 잘 될 때도 있지만 안 될 때도 있다. 그렇지만 중도에 브랜드를 중단한 적이 한 번도 없다. 특히 「앤듀」는 2001년 론칭해 자리를 잡기까지 10여년 가까운 시간이 필요했는데도 불구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트렌드에 따라 브랜드를 론칭했다가 트렌드가 저물면 브랜드를 없애는 식의 경영으로는 제대로 된 패션 기업을 만들 수 없다.
셋째는 전문성이다. MK트렌드는 끊임 없이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한다. 그 결과 캐주얼 장르 안에서도 각각의 특화된 영역으로 4개 브랜드를 포지셔닝 했다. 우리가 가장 잘 아는 젊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옷과 브랜드를 만드는 데 집중하다보니 나타난 결과다. 중간에 잠시 커피 전문점 「홈스테드」를 론칭했다가 매각한 것도 우리가 잘 하는 분야에 집중하기 위해 내린 결단이었다.”
「버커루」를 미국의 대형 멀티숍 ‘버클’에 납품하게 됐다. 성과는 어떤가
“지난 2월 테스트 차원에서 소량 오더를 했는데 이게 반응이 좋아 8월에는 오더량을 대폭 늘렸다. 버클에서 처음 오더를 할 때는 반신반의하며 반품을 조건으로 내걸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좋자 바로 전액 다 입금을 해주더라. 미국 경기가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도 나름대로 성과를 보이니 이제는 다음 시즌 샘플을 미리 받아보고 싶다고 연락이 올 정도다. 그렇다고 아직 ‘성공’이라는 결론을 내리기에는 이르다. 버클은 미국 전역에 47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대형 편집매장이다. 우리는 아직 일부 매장에만 입점되어 있는 상태이고 앞으로 더 좋은 상품을 만들어서 최소한 470개 가운데 절반 이상에 상품이 깔려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적극적으로 해외 비즈니스를 확대하는 것인가
“우리 회사의 특성상 대대적으로 나서서 큰 투자를 하는 식으로 확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점진적으로 비중을 높여나가는 것은 분명하다. 홍콩 매장도 반응이 좋아 다음 달에는 2호점을 오픈한다. 현재는 라스베가스 프로덕트쇼에만 참가하고 있는데 다음 시즌부터는 유럽과 뉴욕 전시회에도 참여해서 반응을 살필 계획이다. 중국에서는 현재의 직영 체제를 중단하고 대리상 체제로 변화를 줄 계획이다.”
이번 시즌 론칭한 「NBA」에 대한 반응이 좋다
“이전까지 3개 브랜드는 모두 자체 개발 상표였는데 처음으로 라이선스 브랜드를 도입하다보니 긴장도 많이 됐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매장 오픈도 순조롭고 무엇보다 고객들이 거부감 없이 브랜드를 반겨주는 모습을 보면서 성장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
편집매장 오픈 준비는 잘 되고 있는가
“내년 2월 매장 오픈을 목표하고 있다. 현재 명동과 가로수길에 매장 부지를 확보해 놓은 상태다. 아직 이름은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기존의 편집매장과는 다른 식으로 접근할 것이다. 신규 비즈니스에서도 역시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한다는 데에 변함이 없다. 현재 구상하고 있는 그림은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훌륭한 패션 상품 공급처인 동대문을 활용할 계획이다. 지금도 많은 편집매장들이 동대문 상품을 주로 취급하면서도 떳떳하고 자신있게 내세우지 못한다. 우리는 그 공식을 과감하게 깨려고 한다.”
동대문 편집매장이라면 과거 ‘보세 매장’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표면적으로는 그렇게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내용면에서는 굉장히 달라질 것이다. 일단 다양성이다. 과거 보세매장은 좁은 공간에 지금 당장 잘 나가는 옷들로만 채웠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제 다양한 상품 안에서 자신이 원하는 옷을 찾아내기 원한다. 또 그래야 쇼핑하는 재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매장 면적부터 획기적으로 확대해야하고 콘텐츠 공급 루트도 바뀌어야 한다. 또 빠른 상품 전환이 생명이기 때문에 이 사업을 통해 소비자들의 변화를 더 체감적으로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MK트렌드의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일단 국내에서 4개 브랜드가 모두 독보적인 1등 자리를 굳히는 게 목표다. 해외 사업에 힘을 쏟으려고 해도 먼저 국내 사업이 안정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패션사업 이외의 분야로 한눈 팔지 않고 우리가 잘 아는 사업에만 집중할 것이다.”
김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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