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VMH, 호시탐탐 '에르메스'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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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11 오후 4:25:06

작년 가을 은밀하게 진행해온 에르메스 지분 인수 사실이 밝혀지면서 패션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럭셔리 제국 LVMH. “에르메스에 대한 적대적 인수 의사가 없다”고 누차 강조했지만 최근 추가 지분 인수 사실이 드러나면서 패션계가 다시 촉각을 세우고 있다.


에르메스 지분 21.4% 확보
현재 LVMH가 보유한 에르메스의 지분은 21.4%로 에르메스의 소유주 뒤마 가족이 홀딩 회사를 구축하며 지분 누수 방지에 나선 이후에도 1.2%의 지분을 추가 인수한 것이다.


LVMH측은 추가 지분 인수에 대해 에르메스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단순한 투자라는 점을 주지시켰지만 그 말을 믿기에는 상황이 너무 매끄럽다. LVMH의 에르메스 지분 인수가 확인된 후 에르메스의 주가는 고공 행진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한편 이탈리아 주얼리 불가리 및 스위스 시계 제조 업체를 인수, 급성장 하는 글로벌 럭셔리 시계/주얼리 시장 선점에 나선 LVMH의 2011년 1/4분기 매출은 27% 급증한 시계/주얼리 디비젼의 활약에 힘입어 강한 매출 탄성을 확인했다.


6월 30일 기준 6개월 동안의 전체 수익은 13% 증가했고, 매출은 14% 증가했으며 전체 수익 중 절반이 루이비통의 대활약에 기인한다.



에르메스 주식 ‘버이백’ 또 다른 논란
이런 와중에 LVMH의 집요한 지분 인수 공격에 노출된 에르메스는 프랑스 소주주 협회 ADAM과 설전을 벌여 눈길을 끈다.


에르메스는 홀딩회사를 구축, 가족 구성원의 개별적 지분 매각의 통로를 차단하고 매주 시장가 최고가로 자사 주식을 버이백 하고 있는 이 같은 행동이 에르메스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소주주들에게 손해가 되는 행동이 아닌지 ADAM이 그 적법성에 대해 법적 판단까지 의뢰하고 나서자 불편한 심기를 표출한 것이다. (ADAM은 에르메스의 지분 버이백 문제를 지적하는 것과 동시에 에르메스가 주식 시장에서 인수한 주식이 사실상 에르메스 대주주 가족 멤버에게 인수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도 함께 제기하고 있다. )


LVMH의 적대적 인수를 차단하기 위한 방편으로 소주주들의 이익에 위반되는 불법적인 지분 매입을 시도하고 있다는 ADAM측의 주장에 대해 에르메스는 지분 버이백이 직원들의 자사주 계획의 일환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LVMH의 에르메스 인수 야욕이 현실화되고 있는 지금, 직원들의 고용 안정성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에르메스의 주식을 버이백하는 것은 당연한 조처라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에르메스가 주식 버이백 뿐 아니라 주식을 추가 발행, 우호적인 주주들에게 매각해 LVMH의 적대적 인수 의도에 대항하는 공격적 방식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진단하고 있어 불법적 지분 인수와 편법적 지분인수 차단 노력에 대한 논란은 계속 될 전망이다. 지난 6월 이후 에르메스는 1년 수익의 14%에 해당하는 1억1450만 유로를 자사주 인수 방식으로 버이백하는데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애널리스트들이 추정하는 에르메스의 유동 주식은 5% 미만. 아이러니 하게도 LVMH의 에르메스 지분 인수가 드러난 지난해 말 50% 이상 상승했던 에르메스의 주가가 에르메스가 버이백 작전을 실천한 이후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끈다.


집요한 LVMH, 밀어내는 에르메스
지난 해 10월 LVMH가 에르메스의 지분을 14% 인수한 것이 드러난 이후 에르메스 측에서 긴급 대응전을 펼쳤음에도 보유 지분을 21.4%까지 늘린 LVMH의 집요함에 다시금 패션가는 경악과 경탄을 금치 못하는 모습이다. 특히 LVMH가 투자자들과 기자들을 모아놓고 상반기 어닝을 밝히는 회의 중, 이 사실을 노출시켰다는 것은 에르메스에 대한 LVMH의 장악력에 대한 자신감을 공표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2010년 시장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에르메스의 지분 14%를 확보, 패션계를 놀라게 했던 당시 LVMH는 에르메스의 경영권 인수에는 관심이 없지만, 지분 인수는 계속하겠다고 천명했고, 두 달 뒤 보유 지분을 20.2%까지 끌어올려 에르메스에 대한 야심이 집요하고 지속적으로 진행될 것임을 짐작케 했다.


어떻게 포장하든 LVMH의 끈질긴 에르메스 지분 모으기는 럭셔리 업계를 주도하려는 LVMH의 공격적 투자 전략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난 20세기 말 이미 럭셔리 업계에 수익 중심의 경영 마인드로 무장, 성장 가능성 높은 럭셔리 브랜드 인수를 통해 제국을 건설했던 LVMH는 얼마 전 총 53억 달러의 현금 및 별도의 지분 인수를 통해 럭셔리 주얼러 불가리를 제국의 우산 아래 끌어들여 패션계를 놀라게 한 바 있다.


이 같은 금액은 루이비통 스텔라매카트니 지방시 도나카란 등 많은 브랜드를 인수하며, 럭셔리 집합 제국를 구축한 LVMH 내부에서도 가장 높은 액수로서 21세기 럭셔리 업계 최대 M&A라고 불릴 정도. 물론 불가리 깜짝 인수가 글로벌 주얼리 시장의 강자 자리를 확보하기 위한 LVMH의 치밀한 전략에 의해 이뤄진 것임은 의심할 바 없다.



LVMH 제국의 야심
적대적 M&A라는 의혹의 눈초리를 받으면서도 집요하게 에르메스의 지분을 모으고 있는 또한 치열해지는 럭셔리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전력 보충을 위한 것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지난해 10월 LVMH의 에르메스 인터내셔널의 지분 17.1% 확보가 확인된 이후 위법적 지분 인수의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시가보다 54%나 싼 가격으로 에르메스의 주식 구입 혐의로 AMF(프랑스 시장 규제 위원회)가 조사에 들어갔을 때도, 특정 기업의 지분을 10% 이상을 인수할 경우 공지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공지하지 않은 채 에르메스 주식을 확보했다며 ADAM이 위법성을 따지고 들었을 때도 LVMH가 위법성을 인정하지 않고 순수한 투자라는 점을 강조한 것은 역설적으로 에르메스에 대한 집요한 인수 의도를 드러낸 것과 다름없다. 인수 관심이 없다면 굳이 편법적인 방법으로 타사의 지분을 집요하고 끈질기게 끌어 모을 이유가 없으니까.


LVMH는 여전히 이사진 요구도, 경영 간섭 의지도 없다고 재차 밝히며 순수한 주주의 역할만 강조하고 있지만, 에르메스 소유주, 뒤마가족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72%를 제외할 때 가장 큰 대주주로 자리한 지금 LVMH의 집요한 지분 인수 움직임이 멎을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뒤마 가족이 가족 멤버가 보유한 지분에 LVMH에 누출되지 못하게 LVMH와 개인적인 접촉을 차단하고, 지분 매각을 막기 위한 홀딩회사를 구축한 상황에서도 LVMH가 추가지분을 인수, 총 지분을 21.4%까지 늘렸다는 것이 바로 그 증거라 할수 있다.


편법이든 불법이든, 순수한 의도든 LV MH와 에르메스를 둘러싼 움직임은 럭셔리 업계를 주도하는 거대 브랜드 집합 제국의 파워를 보여주는 것으로서, 막강한 자본력과 치밀한 전략으로 무장한 럭셔리 제국 앞에서 그 어떤 브랜드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한다.


아무리 브랜드 이미지가 강건하고 건전한 경영성을 갖고 있어도 거대 브랜드 집합 제국이 주도하는 럭셔리 M&A 그물을 벗어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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