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숍' 글로벌 유통망 구축 가속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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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08 오전 9:33:20

영국의 하이스트리트 리테일러 「톱숍」이 고급 컬렉션을 무기로 라스베가스 진군에 나선다. 톱숍은 내년 3월 실크, 비드, 세퀸 등으로 장식된 우아하고 고급스런 최신 컬렉션 ‘드레스 업’을 전방에 배치하고, 1000만 달러를 투자해 라스베가스에 플래그십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이는 라스베가스라는 독특한 특성에 맞는 정장 및 이브닝 슈즈 등을 무기로 이곳을 찾는 현지인과 관광객을 포섭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것이다.



내년 3월 라스베가스에 플래그십 매장 
일각에서는 라스베가스의 관광 사업이 글로벌 불황 이전의 활기를 찾지 못하고, 2007년 5월 대비 이곳을 찾는 관광객 숫자도 1.2% 하락하고 있어 톱숍의 공격적 투자를 우려하기도 한다.
하지만 라스베가스가 여전히 글로벌 여행객이 즐겨 찾는 곳이고 불황의 여파로 임대료가 하락한 지금이 유리한 조건에 적절한 매장을 확보하는데 유리하다는 것이 톱숍의 판단이다.


2012년 3월 라스베가스 패션쇼 백화점에 문을 열 플래그십 매장이 성인 고객을 타깃으로 한 ‘드레스 업’ 컬렉션을 전진 배치한 것은 톱숍의 경쟁자, H&M이 주니어용 머천다이즈를 내세워 2007년 미국 시장에 진입한 것과 현저한 대조를 이룬다. 이는 톱숍이 H&M과 겹치는 타깃 군을 교묘히 피하고 라스베가스를 찾는 좀더 성숙한 고객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전략을 읽을 수 있다.


즉 자라, H&M 등 주니어 마켓을 장악하고 있는 패스트 패션 라벨과 차별적 시장 전략을 취하겠다는 것. (톱숍의 기본 타깃은 16~25세, 패션을 알고 즐기는 여성들이지만 톱숍 라스베가스 플래그십 매장에는 ‘드레스 업’ 컬렉션을 중심으로 톱숍, 톱맨, 톱숍 메이크업 라인을 모두 만날 수 있다.
특히 감각과 품격을 더한 남성복 톱맨이 라스베가스를 찾는 남성 관광객들에게 시장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패스트 패션과 차별성 강조
실제로 톱숍은 싼 값에 트렌디한 패션을 스피디하게 전송, 어패럴 업계의 풍토를 뒤흔든 H&M과의 차별화를 강조한다. 즉 패션 지향적이지만 트렌드 중심의 값싼 패스트 패션 라벨과 달리 가격과 품질을 함께 갖춘 ‘가치 있는 패션’을 추구한다는 것이 톱숍이 강조하는 ‘톱숍만의 장점’이다.


톱숍의 가격대는 보통 데님 80달러 이상, 턱시도 재킷 170달러 이상, 드로우스트링 백 120달러, 등 H&M의 가격대보다 높고 디자이너 라인 부티크의 경우 제품가 200달러 이상인 경우가 대부분으로 실크, 캐시미어 등 고급 소재가 톱숍의 머천다이징에 즐겨 등장한다.


따라서 톱숍은 패스트 패션의 싼 가격에 익숙한 젊은 층에게 톱숍의 가격대가 ‘다소 부담’이 될 수도 있음을 간파하고 좀 더 성숙한 연령 층에 포커스를 맞추는 시장 확대전이 글로벌 시장 장악에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톱숍이 H&M 같은 패스트 패션과의 차별성을 강조하면서도, 매 주 100개의 새로운 스타일을 선보이는 등 ‘발 빠른 신규 아이템 반입 속도’를 자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 소재와 디자인은 패스트 패션보다 ‘고급’스럽고 신규 제품 반입 속도는 패스트 패션 브랜드에 뒤지지 않는 것이 시장 확대를 꾀하는 톱숍의 기반이다.



캐나다, 호주, 브라질, 네델란드까지
라스베가스 톱숍 플래그십의 경우 2주마다 신제품이 반입될 예정이다.


톱숍의 팽창전은 라스베가스에 그치지 않는다. 톱숍은 올 9월 토론토에 신규 매장을 오픈하고 시카고 미시간街에 플래그십 매장을, 이미 맨해튼 매장이 운영되고 있는 뉴욕에 추가 매장을 오픈하며, 마이애미에도 매장을 여는 등 미국과 캐나다 소비자를 만나기 위한 움직임을 강화하고 브라질과 호주에 톱숍 및 톱맨 매장을 오픈하며 글로벌 브랜드로서 면모 다지기에 나선다. (영국 최대의 어패럴 리테일러 톱숍은 아카디아그룹의 일환으로, 톱숍 외에도 톱맨, 미스셀프리지 등의 자매 브랜드를 갖고 있다.)


한편 네델란드의 경우 독자적인 매장이 아닌 네덜란드의 유명 부띠끄 SPRMRKT에 숍인숍 매장을 오픈, 드레스 업/유니크/부티크 등의 컬렉션과 액세서리/화장품 등을 판매할 예정이어서 톱숍의 글로벌 시장 다변화 작업은 탄력을 더하는 느낌이다.


이와 함께 2012 런던 올림픽 특수를 노려 영국 내 신규 플래그십을 오픈하고 할리우드 스타 기네스펠트로와 제휴, 콜래보레이션 컬렉션 론칭 가능성을 타진하는 등 톱숍의 일정은 부산하다.


톱숍이 패션을 소비하는 ‘패스트 패션’과의 차별성을 주장하는 것은 이유가 있다. 톱숍은 인하우스 디자이너들의 창의성이 담긴 유니크 컬렉션을 런던 패션주간 무대에 올리고, 지금은 문을 닫은 신진 디자이너를 지원하는 프로젝트 ‘NEWGEN’의 스폰서로 활약했으며, 크리스토퍼케인, 후세인샬라안, 리차드니콜, 데이빗코마 등 재능 있는 디자이너들과 제휴, 그들이 톱숍을 통해 시장을 만나고 디자인 창의성을 알릴 기회를 제공해왔다. 즉 단순히 패션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패션의 ‘발전’에 기여하는 노력을 해온 것이다.


또한 원료 생산자에게 정당한 대가가 제공되는 ‘공정무역'을 지원하고 불필요한 자원 낭비 및 의류 폐기를 줄이기 위해 제조 공정을 보다 치밀히 작업, 버려지는 원료를 줄이는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의식을 드러내왔다.


톱숍이 자원 낭비를 조장한다고 비난받는 기타 패스트 패션 라벨과의 차별성을 강조하는 시장 확대 전략을 쓰는 것도 나름 근거가 있는 셈이다.


의식있는 쇼핑이 톱숍 성장 자극
톱숍이 글로벌 마켓 진군을 서두르는 또 다른 이유는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현명한 소비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식이 두드러진 것도 한 몫 한다.


이머징 마켓에서 럭셔리 소비가 급증하고 있지만 글로벌 금융 위기를 겪은 많은 소비자들이 하나의 럭셔리 아이템에 많은 돈을 투자하기 보다는 가격과 품질, 디자인을 만족시킬 수 있는 ‘하이스트리트’ 라벨을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과 중국, 한국, 싱가포르 홍콩 등 럭셔리 브랜드 선호도가 높은 곳에서도 H&M, 자라, 유니클로 등 패스트 패션 라벨, 혹은 하이스트리트 라벨이 어패럴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고 ‘디자이너 퀄리티의 제품을 적절한 가격에 제공’하는 톱숍의 콘셉은 이들 패스트 패션 라벨이 제공할 수 있는 제품 서비스 이상을 추구하는 틈새 고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데 유리한 면모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 시장 확대를 재촉하는 톱숍의 판단이다.


그런 만큼 톱숍은 자라나 H&M 등 패스트 패션 라벨보다 높은 가격대를 디자인과 품질, 차별적인 고객 서비스를 통해 완충시키는 작전을 쓰고 있다. 각 매장에 퍼스널 스타일리스트를 상주하게 해 고객들에게 스타일 조언을 해주는 것이 하나의 예다.


디자이너 퀄리티와 설득력 있는 가격, 그리고 스피디한 신제품 반입 속도로 무장한 톱숍의 글로벌 진군이 H&M과 자라가 장악하고 있는 패스트 패션/하이스트리트 어패럴 시장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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