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품 위조 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글로벌 럭셔리 시장의 활력에 찬물을 끼얹는 명품 카피 업체들에 대한 럭셔리 업계의 본격적 대항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짝퉁 명품의 제조 판매에 대해 소극적인 대처를 해왔던 럭셔리 업계는 점점 치밀해지고 거대해지는 짝퉁 명품 사업이 글로벌 럭셔리 시장의 건전한 흐름을 교란하고, 국제 테러 및 마약 카르텔까지 명품 위조업에 나서면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루이비통·버버리, 짝퉁 제조업체 상대 승소
특히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인터넷을 통한 위조 명품 판매 및 거래가 더욱 가속되면서, 럭셔리 업계는 법적으로 이를 차단하기 위해 위조품을 제조한 업체는 물론 명품 거래를 묵인한 온라인 경매 사이트 이베이, 심지어 검색 엔진 구글을 상대로 법정 소송을 펼치고 있다.
위조품 제조는 물론 판매·거래·온라인+오프라인 루트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공격적인 대응 전을 펼치는 전략인 셈.
실제로 럭셔리 업계는 특정 브랜드 단독으로 혹은 다른 브랜드와 힘을 합쳐 위조 명품 제조 업체에 대해 소송을 진행하며 위조 명품 제조 및 거래 차단을 위한 국제적 공조 체제를 펼쳐왔고, 최근 위조 명품 업체를 상대로 한 루이비통과 버버리의 소송이 승소로 판결나면서 명품 위조 차단을 위한 노력에 탄력이 더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루이비통은 캐나다에 위치한 Singga Enterprises가 2008년 1월부터 온라인·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가짜 루이비통·버버리 핸드백 및 액세서리를 판매해 온 혐의로 손해 배상 소송을 걸었고 6월 27일 캐나다 연방법원은 피고가 루이비통에 150만 달러, 버버리+버버리캐나다 측에 11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해당 판사는 피고인 Singga Enterprises가 중국 공장에서 대규모로 진품에 가까운 정교한 위조품을 생산, 캐나다로 수입한 후 캐나다 내 오프라인 매장 및 온라인 판매를 한 혐의가 인정된다며 럭셔리 업계의 손을 들어줬다. 특히 이번 손해 배상 판결 금액은 캐나다 내에서 진행된 위조 명품 소송 역사상 가장 많은 금액이어서 눈길을 끈다.
고의적인 위조 명품 제조와 판매로 실제 럭셔리 브랜드에 피해를 준 것은 물론 구매자들에게 ‘진품인양 판매’하고 불법적 행위를 감추기 위해 ‘중국에서 제조-캐나다로 재수입·유통 시키는 교묘한 술책을 쓰고 소송이 계류된 상태에도 신규 웹사이트를 통해 보란듯이 위조 명품을 판매하는 등 여전히 반성의 여지가 없다는 판단이다.
승소 판결을 이끌어낸 루이비통은 이번 판결이 글로벌 럭셔리 위조 업계에 새로운 경종을 울리는 의미있는 판결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루이비통은 이번 판결이 글로벌 위조 명품 제조 및 거래를 완전히 뿌리 뽑으려는 업계의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보다 공격적인 위조 명품 제조 및 거래 차단 노력을 강조하고 있다.(루이비통은 2008년에도 위조 업체를 상대로 손해 배상 소송을 제기, 98만 달러의 손해 배상을 이끌어낸 바 있다.)

온라인서도 짝퉁 철퇴…이베이·구글 긴장
하지만 온라인을 통한 위조 명품 판매는 여전히 럭셔리 업계의 고민거리다. 짝퉁 명품 거래 감시를 태만, 상표권 침해를 방조했다는 혐의로 이베이와 검색 엔진 구글을 상대로 한 럭셔리 업계의 소송이 기대한 결과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해 유럽 럭셔리 업계는 검색어만 입력하면 관련 사이트가 무한대로 연결되는 검색 엔진, 구글이 위조 명품 사이트 광고 및 거래를 유발한다며 구글을 ‘상표권 침해’로 EU에 제조했지만, EU 법원은 구글이 검색만 제공했을 뿐 위조 판매 자체를 유도한 것은 아니며, 자체적으로 불법 위조 명품 거래 사이트를 차단하기 위한 노력을 해온 만큼 위조 명품 판매 및 상표권 책임에 대해 혐의가 없다는 법률적 해석을 내렸다.
이베이를 상대로 미국에서 진행된 티파니와 로레알의 상표권 침해 소송도 비슷한 결과를 낳았다. 로레알은 짝퉁 화장품 판매를 방조했다는 혐의로, 티파니는 가짜 티파니 주얼리 판매를 차단하지 못했다며 이베이를 상대로 뉴욕 법원에 상표권 침해 소송을 진행했지만 상표권 보호는 ‘유통 업체가 아닌 상표권 보유 업체의 책임’이라는 냉정한 판결을 얻은 바 있다.
반면 럭셔리 브랜드의 주산지인 유럽, 특히 프랑스 법원은 럭셔리 브랜드의 상표권 침해 소송에 대해 좀 더 유리한 판결을 내리는 경향을 보인다.
실제로 2008년 프랑스 법원은 이베이를 통해 에르메스 짝퉁 판매가 이뤄진 점을 인정, 에르메스에 2만 파운드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고 이베이가 자사 사이트를 통한 루이비통, 디올, 겔랑, 루이비통, 디올, 겐조, 지방시 짝퉁 명품 거래 차단에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업계의 주장을 인정, 루이비통 측에 2000만 파운드, 디올에 1700만 파운드의 배상금을 지불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물론 이 같은 법원의 판결이 짝퉁 명품의 온라인 거래 루트를 완전히 차단하지도, 또한 업계가 주장하는 ‘상표권 침해’를 완전히 인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위조 명품 거래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온라인 상거래 사이트와 검색 엔진의 움직임에 럭셔리 업계가 주목하고 있으며, 온라인 업계가 ‘상표권 침해’ 가능성에 좀 더 진지하게 대처하고 이를 차단하기 위한 투자 및 노력을 강화하는 계기를 제공했다.
실제로 이베이를 상대로 한 티파니의 상표권 침해 소송은 미국 내에서 온라인 사이트가 짝퉁 명품의 유통 통로로 활용되며 상표권 침해 가능성이 있다는 인식을 제시, 상대적으로 법적 제약이 소홀했던 온라인 공간에서 상표권 보호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켰다.
또한 미국과 유럽에서 짝퉁 명품의 ‘유통 통로’로 활용되었다는 공방에 시달린 이베이는 사용자들의 신뢰 하락이라는 부정적 이미지에 노출되었고, 짝퉁 명품 거래 적발 및 차단을 위한 투자 비용을 확대하는 달라진 면모를 보이고 있다.
짝퉁 명품에 도덕적·법적 압박 강화
흥미로운 점은 럭셔리 업계가 위조 명품에 대해 법적 압력뿐 아니라 도덕적인 압력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위조 명품이 테러리스트들의 자금 확보의 루트로 활용될 뿐 아니라 가난한 나라의 아동 및 불법 노동력을 착취로 이뤄진 검은 사업이라며 짝퉁 명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의 양심을 자극하는, 도덕적 접근법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짝퉁 명품 사업이 글로벌 테러리스트들의 자금 지원책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은 여러 통로에서 확인되었고, 짝퉁 명품 사업의 수익성을 노린 불법 단체(조직 폭력배와 마약 카르텔)들까지 위조 판매 사업에 뛰어들면서 규모는 더욱 커지고 있는 상태이다.
따라서 단순히 싼값에 유사 명품을 구입한다는 소비자들의 자세 변화를 유도하도록 하는 것은 짝퉁 명품 제조·유통 차단만큼이나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짝퉁 명품 유통 공방전을 벌이고 있는 럭셔리 업계와 이베이·구글의 갈등, 짝퉁 제조 업체를 상대로 한 법정 소송이 줄을 이어도 소비자들의 ‘수요’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어 럭셔리 업계의 고민은 깊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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