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르사체가 신났다. 오랜 적자를 벗어나며 화려한 매출의 기쁨을 누리고 있는 가운데 패션계가 연줄 만들기에 바쁜 패션 아이콘, 레이디가가가 앞으로 두 달 동안 ‘베르사체만 입겠다’고 선포했기 때문이다.
최근 독일을 방문했던 레이디가가는 새 옷이건, 빈티지건 오로지 ‘베르사체만 입겠다’고 밝히며, 베르사체에 대한 중독된 사랑을 고백했는데 실제로 그녀는 베르사체의 창설자 지아니베르사체가 죽기 전 디자인 한 드레스부터 도나텔라의 의상까지, 옷장을 모두 베르사체로 채울 기세다. 덕분에 베르사체는 셀러브리티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얻으며 표정 관리에 부산하다.
새 옷이건 빈티지건 오로지 베르사체
도발적이고 실험적인 의상을 당당하게 표현, 화제를 몰고 다니는 레이디가가는 섹시함과 유머가 자신의 ‘패션 정신’이라고 밝혀왔고 아르마니, 알렉산더맥퀸, 티에리머글러, 프랑크페르넨데즈 등 그녀가 선택한 디자이너들은 하나 같이 화려한 언론의 조명을 받으며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얻었다.
특히 아르마니는 지난해 레이디가가의 뮤직 비디오 ‘Alejandro' 의상과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 , ‘American Idol’, ‘Monster Ball Tour’ 등의 의상을 제작하며 깔끔하고 고급스런 시그너처 스타일을 넘어선 실험적이고 드라마틱한 크리에이티비티를 뽐냈고, 경악과 찬사가 엇갈린 ’생고기 드레스'를 제
한 젊은 디자이너 프랑크페르넨데즈는 순식간에 글로벌 유명세를 얻었다. 이처럼 패션계가 경쟁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레이디가가가 베르사체의 팬을 자처하고 나서면서 베르사체의 자신감은 더욱 커진 상태이다.
실제로 패션계에서 레이디가가가 차지하는 위치는 상상을 뛰어 넘는다. 일각에서는 패션 주간에 레이디가가가 어떤 캣워크 쇼를 관람하는지, 혹은 어떤 디자이너의 옆에 앉는지가 그 디자이너의 파워를 입증하는 증거라고 할 정도. 그런 레이디가가 지난해부터 도나텔라베르사체와 자주 모습을 보이면서 패션계 중심으로 복귀한 베르사체의 위치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또한 레이디가가는 뮤직 비디오 ‘Edge of Glory’에 지아니베르사체의 마지막 컬렉션 일부인 메두사가 박힌 코르셋을 입고 등장, 베르사체에 대한 애정을 다시금 전파했다.
베르사체 + H&M 컬렉션
그뿐 아니다. 대책 없이 블링블링한 스타일을 포기하고 시장성 있는 디자인에 집중하며 매출 회복에 기여한 도나텔라베르사체가 올해 하이스트리트 체인 H&M과 제휴, 컬렉션을 선보이며 베르사체의 파워를 매스마켓으로 전파하기로 결정했다.
2008년 당시 하이스트리트 디퓨전 라인은 ‘베르사체 스타일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던 베르사체가 H&M과 제휴를 선포한 것은 그만큼 매스마켓의 시장성과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으로 랑방과 H&M의 제휴가 랑방에 대한 브랜드 인지도 및 매출 확대에 기여한 것에 자극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H&M과 베르사체의 콜래보레이션이 확정되자 온라인은 기대감에 들뜬 소비자들의 트위팅이 넘쳐났고, 도나텔라베르사체는 베르사체+H&M 컬렉션이 베르사체의 디자인 정수를 담은 아이코닉 컬렉션이 될 것이라며 더 많은 고객을 만난다는데 자신감을 드러냈다.

베르사체+H&M 컬렉션은 남성복/여성복/홈웨어 등으로 구성되며 오는 11월 17일 매장에 첫 모습을 드러낼 예정인대 도나텔라베르사체가 밀라노 남성 주간에 스터드와 지퍼 장식이 도발적인 무릎 길이의 스킨 타이트 드레스를 입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이 드레스는 베르사체+H&M 컬렉션에 포함될 디자인으로 H&M+베르사체 여성 컬렉션에는 스터드 마이크로 미니 드레스, 블랙레더바이커 재킷, 스파이크힐, 비대칭 블랙 드레스, 미니 드레스, 스카프 프린트 실크 드레스 등 베르사체의 메인 컬렉션과 비슷한 아이템으로 포함되며 지아니베르사체 시절 베르사체의 상징적 프린트가 돋보이는 쿠션과 베드 스프레드도 함께 선보인다.)
사실 하이엔드와 하이스트리트 라벨의 만남은 애초 하이엔드 브랜드가 우려했던 ‘이미지 하락’보다는 ‘브랜드 인지도 확장 및 매출 구축에 유리’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칼라거펠트, 스텔라매카트니, 로베르토까발리, 빅터&롤프, 매슈윌리엄슨, 랑방 등 H&M과 손을 잡았던 디자이너 및 브랜드들은 그들만의 리그에서 벗어나 대중적 인지도를 확대하며 ‘핫’한 브랜드로 인식되었고 스텔라매카트니, 매슈윌리엄슨, 랑방 등은 키즈라벨이나 브라이들웨어, 코스메틱 라인 등 새로운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실제로 2009년 H&M과 제휴, 컬렉션을 선보였던 매슈윌리엄슨은 하이스트리트와의 제휴가 기존의 고객들에게 부정적 이미지를 줄 것을 우려했지만 H&M과 제휴한 컬렉션이 판매되자 오히려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하이스트리트와 제휴를 망설이는 하이엔드 업계의 동참을 자극한다.
베르사체의 화려한 시절
일부 전문가들은 레이디가가 베르사체의 상징인 메두사-파워풀하고 유혹적인 신화 속의 존재-가 강조된 의상을 뮤직 비디오 속에 조명한 것은 1980년대 암코양이 같은 섹시미를 대변했던 베르사체의 부활을 상징한다고 보고 있다. 메두사헤드 장식과 블랙 레더, 스틸레토, 크레비지 룩은 지아니베르사체의 시그너처 룩이자 베르사체의 정수다.
레이디가가와 베르사체의 만남은 도나텔라는 지아니베르사체의 디자인을 모아둔 디자인 창고를 뒤져 레이디가가에게 맞는 의상을 제안했고 관능적이고 자신만만하며 드라마틱한 빈티지 베르사체에 반한 레이디가가 열광적 답신을 보내면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레이디가가는 미국판 Hapers Bazzar 7월 호 커버에 베르사체를 입고 등장, 열렬한 애정을 드러냈고 트위터와 페이스북, 각종 블로그에는 베르사체를 입은 레이디가가의 사진이 줄을 이어 등장하면서 온라인 세상에서 베르사체의 인지도가 더욱 높아지는 상황이다. 그도 그럴 것이 레이디가가가 SNS 세상에서 가장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을 뿐 아니라 패션 아이콘인 만큼 젊은 온라인 유저 사이에 베르사체는 ‘젊고 멋진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갖게 되고 H&M과 제휴한 컬렉션까지 등장하면 ‘젊고 자신만만하고 관능적인 베르사체’라는 자연스런 이미지 구축이 확연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전망 청신호 켰다
현재 시장의 흐름은 베르사체에게 유리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머징 마켓의 수요 급증과 액세서리 디비젼의 활약, 그리고 시장성 있는 디자인에 집중한 디자인을 선보이며 베르사체는 다시 패션의 중심으로 돌아왔고 전문경영인 시스템 아래 체계적 유통망 확장을 펼치며 그로벌 브랜드로 입지가 확장되고 있다. 또한 하이스트리트 업체와 제휴, 더 많은 고객을 포섭하고 글로벌 패션 아이콘 레이디가가와 브랜드 이미지를 연계시키면서 베르사체는 젊고 트렌디한 새로운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이미 확보했다. 베르사체의 발길에 활력이 넘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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