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랜드 가치를 활용한 신규 매출을 얻는 가장 트렌디한 방법은 아동복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다.
적어도 최근 럭셔리 하이엔드 업계의 움직임을 보면 브랜드 네임과 이미지를 고스란히 옮긴 럭셔리 아동복 론칭이 브랜드 성장에 탄력을 주는 가장 핫한 방법으로 자리하고 있다.
매카트니부터 랑방까지
갭키즈와 제휴, 아동복 시장의 가치를 알아챈 후 아동복 라인을 론칭한 스텔라매카트니는 물론 랑방, 폴스미스, 마크제이콥스 등 아동복과 뭔가 거리가 있을 듯한 하이엔드 디자이너들도 아동복 라인을 통해 기존의 충실한 고객의 자녀를 새로운 고객으로 끌어오고, 이들을 다시 미래의 고객으로 연결시키는 즐겁고 치밀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최근 갭키즈와 제휴, 아동복을 진행하는 디자이너 다이앤폰퍼스텐버그 또한 이번 콜래보레이션 작업을 아동복 라인 론칭의 바로미터로 삼는 분위기다.)
지난해 가을 H&M과 제휴, 하이스트리트 마켓의 폭발적 ‘시장성’을 목격한 랑방의 크리에이티브 앨버앨버즈는 랑방쁘띠 컬렉션을 통해 러플과 튤 등, 랑방 특유의 여성적인 아름다움을 어린 소녀들에게 전파할 계획인데 꾸튀르 브랜드의 가격대를 자랑하는 랑방쁘띠 컬렉션은 랑방이 매출에 중요한 힘이 되어줄 것은 명백하다.
패셔니스타들이 변덕스런 잇백이나 잇슈즈 트렌드에 싫증을 느끼고 있는 지금 럭셔리 업계의 주요 매출 역군인 액세서리 디비젼에 집중된 부담을 덜고 매출 다변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도, 럭셔리 아동복 론칭이 필수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아랍에미리트, 럭셔리 아동복 속속 진출
실제로 이탈리아 패션 하우스 펜디 또한 머리부터 발끝까지 펜디로고로 감쌀 수 있는 아동복 라인을 통해 남과 다른 ‘자녀’를 꿈꾸는 부모들의 지갑을 열게한 마르니는 올 가을 시그너쳐 스타일을 고스란히 옮긴 머천다이징을 통해, 어린 마르니 고객 모시기에 나선다.
그뿐 아니다. 감각적인 컬러와 대담한 스트라이프, 깔끔한 핏으로 유명한 폴스미스는 그의 시그너처 스타일과 컬러를 담뿐 담은 유아·아동복을 판매하고 있으며 영원한 소호의 연인 마크제이콥스, 아르마니, 버버리, 돌체앤가바나, 로베르토까발리, 크리스챤 디올 등은 일찌감치 아동복 시장에 진입, 미래의 럭셔리 고객을 키워내고 있다. 럭셔리 업계가 몰려들고 있는 중동 마켓의 상징, 아랍에미리트는 럭셔리 아동복의 시장성이 더욱 잘 드러난다.
아부다비 백화점에 위치한 럭셔리 아동복 멀티 브랜드 샵 카타키트에는 랄프로렌 폴로셔츠부터 베이비디올, 리키엘앙팡까지 서구의 럭셔리한 영유아복·아동복 라벨이 모두 비치되어 있고, 화려한 리키엘의 스트라이프나 폴로를 즐기던 근대 상류층의 품격이 담긴 폴로셔츠, 헐렁한 진, 아노락스를 보면 중동 소비자들의 럭셔리 아동복에 대한 기대감을 엿볼 수 있다.
카타키트는 중동 럭셔리 아동복 시장의 성장성을 직감한 두바이 패션 자이언트 Chalhoub 그룹)이 론칭한 멀티 브랜드 아동복으로 2년간의 준비 과정을 거쳐 오픈 되었고. 유명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린 드로잉과 아랍어와 영어로 된 양 방향 전자책이 비치되었으며, 구매한 아동에게 색칠 그림 책자를 제공하는 등 아동을 대접하는 분위기에 충실하다.
흥미로운 점은 이 매장을 찾는 부모는 물론 아동들이 일찌감치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하고 특정 브랜드에 대한 애착을 드러낸다는 점이다. 즉 어린 시절에 버버리에 대한 애착을 갖는 아동은 지속적인 ‘충실 고객’이 되고, 심지어 매장에 들어오면 곧바로 버버리가 진열된 곳으로 향한다는 것.
이 같은 브랜드 인지도와 ‘충실도’는 충성 고객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는 럭셔리 업계의 욕망과 부합되는데다, 어른과 달리 아동의 신체는 계속 성장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구매 활동을 한다는 장점이 있다.

세살 때 브랜드 인지도 여든 간다
특히 서구 패션에 대한 욕망이 본격화 되고 있는 중동 지역에서는 이머징 마켓 소비자들이 그러하듯 ‘브랜드를 숭상’하는 문화가 형성되고 있어 럭셔리 핸드백을 구매하는 엄마는 자녀들에게도 ‘럭셔리 문화’를 자연스럽게 전달, 브랜드를 중심으로 하는 쇼핑 습관을 구축하게 된다는 것이 중동 럭셔리 시장을 바라보는 로컬 디스트리뷰터들의 분석이다. 즉 세 살 때 만난 브랜드 인지도가 성인이 되어서도 이어진다.
중동 특유의 ‘브랜드 문화’는 럭셔리 아동복의 매력에 큰 역할을 한다. 실제로 이들은 감사 선물이나 생일 선물, 혹은 파티 등에 ‘이름있는 브랜드 의상을 입고’ 가고 ‘고가의 브랜드 제품을 선물’을 하는 관습이 있어, 럭셔리 하이엔드 디자이너 의류가 파고들 가능성이 더욱 높다.
물론 당장에는 멀티 브랜드 럭셔리 아동복 매장에 손님이 터져나갈 정도는 아니지만 지난 2년간 브랜드 인지도가 높고, 자녀를 위한 ‘럭셔리 쇼핑’에 기꺼이 나서는 소비층이 확연히 늘고 있어 중동 지역의 럭셔리 아동복 시장은 본격 형성기에 돌입했다고 분석된다. 아랍에미리트 최고의 쇼핑몰, 아부다비몰에 럭셔리 아동복 멀티숍이 오픈한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특히 성인을 타깃으로 한 럭셔리 매장 한곳에 아동복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아동복 전용 럭셔리 멀티숍’을 따로 오픈했다는 것은 그만큼 럭셔리 아동복 시장의 성장성을 자신한다는 증거가 된다. (Chalhoub 그룹은 아랍에미리트 지역에서 많은 디자이너 브랜드 매장을 갖고 있으며 카타키트 매장이 입점한 아부다비 백화점에는 마크바이마크자콥스, CH 캐롤리나헤레라, KORS Michael Kors, 라코스테 매장을 갖고 있다.)
한편 자존심 강하기로 소문난 루이비통 또한 지난 3월 두바이 몰 루이비통 매장에 비디오 게임과 책, 색연필, 아동용 제품들이 비치된 패밀리 룸을 오픈, 중동 아동 시장에 대한 야심을 드러냈다.
시장은 넓고 경쟁은 치열하다
이처럼 하이엔드 디자이너 및 패션 하우스들이 앞다퉈 진출하면서 럭셔리 시장의 치열한 경쟁은 아동복 시장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글로벌 금융 불안이 지나 럭셔리 소비욕이 회복되고, 중국과 러시아, 동유럽, 인도, 중동 등 신흥 마켓의 럭셔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최고의 자녀를 키우려는 이들의 욕구에 대한 해답으로 럭셔리 아동복 시장의 성장과 경쟁은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다. 즉. 이미 럭셔리 아동복에 대한 수요가 구축되어있는 지금, 하이엔드 디자이너들의 매력적인 신규 매출 창구로 아동복 시장을 끌어안지 않을 수 없게 된 것.
게다가 그 어느 때보다 시장 다변화 및 부문 다각화를 진행하고 있는 지금, 수익성 높은 액세서리 시장만큼이나 성장이 기대되는 아동복 시장은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 가장 쉽고 안전하게 진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동복 마켓이 럭셔리 성인 마켓의 복사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도 꽤나 설득력 있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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