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E ATELIER - 마누엘에기욤, SLW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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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30 오후 5:45:41


압구정 거리에서 만나는 프렌치 시크 「마누엘에기욤」
황혜정 「마누엘에기욤」 대표를 처음 만났을 때 서글서글한 눈매 탓인지 욕심없는, 마음 편한 디자이너처럼 보였다.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신세계백화점 ‘픽앤추즈’, 롯데백화점 ‘브릿지11’, 가로수길 ‘플로우’ 등에 차례로 입점하더니,
최근엔 매장 겸 쇼룸을 확장 이전했다. 경사도 겹쳐 오는 31일 2011  F/W 서울 패션위크 제너레이션 넥스트를 통해 데뷔식을 치른다.


지난 2006년 아담하고 한적한 모습에 반해 종로 거리 경복궁 서편 통의동에 숍을 오픈했다. 당시엔 비즈니스보다 팀원들과 함께 작업에 열중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 숍은 크지는 않았지만 고객들의 발길이 드문드문 이어졌다. 판매가 늘다보니 더 큰 작업 공간이 필요했고, 고객들의 편의도 생각해 이달 초 신사동으로 매장을 옮겼다. 압구정 CGV 옆 골목을 따라 들어가다 보면 아담한 회색 2층 건물을 찾을 수 있다. 1층은 쇼룸 겸 매장으로, 2층은 작업실로 꾸몄다.
1층 매장은 맞춤 서비스를 위해 찾아오는 고객들을 위한 공간이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도 단골 고객 2명이 찾아와 마음에 드는 옷을 피팅하고 쇼파에 앉아 한참 수다를 주고 받았다. 머리가 닿을 듯 말 듯한  계단을 올라가면 작업실이 나온다. 작업실이 매장 바로 위에 있어 손님이 원하는 간단한 수선은 바로 가능하다.



새 단장한 매장은 「마누엘에기욤」의 스타일과 닮아있다. 실크원단으로 만든 원피스, 여성스런 라인이 돋보있는 트렌치 코트 등과 같이 정갈함이 물씬 묻어난다. 그런가 하면 2층의 작업실은 강렬한 느낌의 라이더 재킷과 같이 과감한 공간 구분이 돋보인다. 촬영 당시에는 서울컬렉션 준비가 한창이었다.
황 실장은 “데뷔가 늦은 기분은 들지만 새로운 곳에서 기분 좋게 디자이너 레이블로 시작하고 싶다”며 “「마누엘에기욤」 프렌치 감성에 페미닌함을 더한 라인으로, 세컨드 라인인 「레터(LETTER)」는 좀 더 웨어러블하고 영한 감성을 합리적으로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마누엘에기욤」 매장의 명물은 따로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 공부할 때부터 키워 온 애견 ‘건이’. 영화 <마스크>에서 마일로란 이름으로 인기를 끌었던 강아지와 같은 잭 러셀 테리어 종이다. 방문객과 촬영에 익숙한 탓인지 매장을 방문한 여성 고객 무릎에서 내려올 생각을 않는다. 황 실장과 팀원들이 차분하고 내성적인 성격인 탓에 ‘건이’가 매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셈이다.
「마누엘에기욤」은 최근  LG패션 팝업스토어에도 참가했다. 참가 브랜드 중 매출 상위권을 기록했고, 대중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파리에서의 유학생활, 임선옥 디자이너 밑에서의 근무 경험, 디자이너로 이름을 알리는 것에 급박해하지 않고 쌓아온 노력들이 결실을 맺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서울컬렉션의 성공적인 데뷔를 통해 그 결실이 만개하기를 기대한다.


 



맞춤식을 지향하는 그들만의 ‘이유 있는’ 고집   「SLWK」
‘빨리빨리’ 문화 속에서 살고 있는 요즘 같은 세상에 느리게 보고 더디게 생각한다는 것은 그리 녹록하지만은 않다. 하지만 서울 소공동 어딘가에 자리한 「SLWK」는 그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고 있는 조금은 별난 남성복 브랜드다.
기자가 소공동에 도착한 건 조금 이른 시간이었다. 백화점과 호텔을 지나 복잡한 도로를 걷다가 도착한 곳은 30년은 족히 넘어 보이는 오래된 건물 앞이었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드나들 법한 맞춤양복점만 보이는데 이 곳에 젊은 디자이너들의 작업실이 있다고?’ 옛모습을 간직한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예상 외로 모던하고 아늑한 분위기의「SLWK」쇼룸 겸 작업실이 나타났다.
초등학교 동창인 이현석·이인우 대표는 서로 각기 다른 재능으로 똘똘 뭉친 꿈 많은 젊은이다. 손으로 무언가 만들기 좋아하고 그림 실력이 탁월했던 이현석 대표와 춤을 너무 좋아해 한때 비보잉 세계에 빠져 있었던 열정적인 청년 이인우 대표는 평소 옷 입는 것을 좋아하고 즐겨 입다 보니 좋은 옷을 알게 되고 그걸 손수 만들어 보고 싶었다고 한다.
「SLWK」는 2007년에 론칭해 5년이라는 시간 동안 단단하고 완성도 있는 남성복, 질 좋은 옷을 만들고자 했다. 독학으로 의상을 전공했다는 두 사람은 철저한 주문제작 방식의 전통 테일러링을 고수한다.
솔직히 요즘 시대에 둘이서 수작업으로 패턴부터 봉제까지 하긴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인우 대표는 “아무래도 둘이 작업하다 보니 제한된 시간과 부족한 인력 문제가 가장 힘들지만 맞춤방식으로 작업하는 데에서 오는 힘든 점은 없다”며 “항상 둘이 함께 결정하기 때문에 별다른 의견 충돌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답했다.



직접 만들어서일까? 「SLWK」의 옷들은 어머니가 끓여주는 된장찌개처럼 정성스럽고 입는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예상치 못한 곳에 달려 있는 포켓, 내면에 숨겨진 디테일 등 그들의 옷을 자세히 보고 있노라면 어떠한 틀에 묶여 있다기 보다는 자유롭고 독립적인 모습이 연상된다.
이인우 대표는 무분별하게 늘어나는 편집숍과 독립 브랜드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숨기지 않았다. “종전에 없던 새로운 구매형태가 도래하고 있는 만큼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에 빠르게 발맞춰야 한다”며 “각 브랜드만의 차별화된 아이덴티티로 마케팅을 전개 하지 않으면 빠른 시일 내로 도태하거나 없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스트리트 브랜드에 관해서도 흥미를 느꼈다는 그는 “초기에 한국에 들어왔던 스트리트 브랜드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지금의 성과는 가히 놀랄만하다. PB개발을 포함한 그들의 스타 마케팅과 소비자 마케팅은 주목할만한 사례이며 이미 스트리트 브랜드 자체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현재 「SLWK」는 자체 온라인 쇼핑몰, 오프라인 쇼룸, MSK숍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점점 더 규모를 늘려나갈 예정이다. 앞으로도 꾸준히 소신 있게 가치 있는 옷, 좋은 옷을 만들고 싶다는 두 대표.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찾아올지 기대된다.


 


▲패션인사이트 2011년 3월28일자(543호) 28~29면


 



김양민 기자·이정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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