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우클래식
이명신·박진선·황현지 디자이너
하나의 콘텐츠를 추구한다
다가가기 쉽고 유머와 위트가 있는 클래식을 만들어 낸다. 바로 이명신·박진선·황현지 디자이너가 추구하는 브랜드 「로우클래식」이다. 같은 대학에서 동기로 함께하며 늘 입버릇처럼 말했던 브랜드 론칭을 한 지 1년이 다 되었다. 그 사이 온라인 매장과 편집숍, 백화점 팝업스토어 참여까지 다양한 활동을 하며 브랜드를 알렸다. 특히 여성의 감성을 자극하는 디자인으로 온라인 상에서는 이미 두터운 팬을 확보하고 있다.
브랜드 디자인실에서 경력을 쌓고 서바이벌 케이블 방송 프로그램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에서 최후의 3인까지 남으며 디자인 실력을 쌓은 이명신과 패션 매체 쪽에 몸 담았던 박진선, 그리고 MD로 일하고 있던 황현지가 서로 부족한 점을 채워주며 브랜드를 이끌고 있다.
언뜻 보면 3명이 하나의 브랜드를 이끌고 있다는 것이 이상할 수 있다. 아무리 친한 친구 사이라도 서로의 취향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은 “평소에 회의를 자주 하면서 서로의 의견을 많이 듣는다. 솔직하게 말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룩북 촬영을 할 때도 이것 저것 실험을 많이 하는 편이다. 서로 조금씩 다른 의견들을 다양하게 시도하면서 새롭고 재미있는 것을 발견한다”고 말했다.

이명신은 “내가 감정에 많이 치우치고 충동적인 면이 있는데 그것을 제어해주는 일을 현지가 해준다. 또 진선 언니와 내가 만나 서로의 취향을 섞으면 재미있는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며 이야기를 풀었다.
로우클래식의 마케팅에 관해서 “우리는 새롭게 창조해 내고 싶다. 때문에 편집숍으로 먼저 알리지 않고 온라인 매장으로 먼저 시작했다. 얽매이지 않는 유통망에서 로우클래식을 알리고 소비자들과 만나고 싶다”며 “물론 편집숍과 팝업스토어의 장점이 있지만 현재 인디 브랜드, 독립 브랜드의 유통망은 약하기도 하고 좁은 것이 사실이다. 우리는 현재의 유통망 속에서 수량이나 콘셉에 얽매이기 보다 다양한 디자인으로 소비자들과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때문에 앞으로 더 계획하여 로우클래식만의 유통망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비췄다.
그리고 현재 인디 브랜드나 신진, 독립 브랜드들이 주목받으며 셀렉숍, 편집숍이 증가하는 것에 대해 “매우 좋은 현상이다. 이제는 젊은층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스타일을 위해 자신에게 맞는 브랜드를 찾는다. 그것이 디자이너들의 감성과 맞아 떨어져 점점 우리와 같은 브랜드에 주목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로우클래식은 작년보다 다양한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팝업스토어 참가는 올해도 계속 이어가고, 하반기에는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콜래보레이션을 기획하고 있다. 또 아직 구체화 된 것은 아니지만 조금 더 탄탄한 계획을 세우고 준비해 해외 시장으로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밝혔다.
“우리는 다른 브랜드와 경쟁하지 않는다. 로우클래식만의 길을 가고 그 속에서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싶다.”

반트바르트
장윤정 디자이너
대중과 호흡하는 문화패션브랜드
“패션이라는 정의보다 폭넓은 문화를 담고 싶다.”
언플러그드 대표이자 「반트바르트」를 이끌고 있는 장윤정 디자이너가 원하는 브랜드 목표다. 그녀는 섬유대전 출신으로 패션업계에서 오랫동안 경험을 쌓았다. 이후 언플러그드 뮤지엄을 꾸리고 2010년 10월 디자이너로서 더 큰 역량을 넓힐 수 있는 브랜드 「반트바르트」를 론칭했다. 현재는 론칭쇼를 무사히 마친 뒤 방송 협찬을 중심으로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반트바르트는 디자이너 브랜드로 하이브랜드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폐쇄적인 일반적인 디자이너 브랜드는 결코 아니다. 아방가르드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절대 무겁지는 않다. 나는 대중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옷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것은 장윤정 디자이너가 추구하는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다. 또 그녀는 “반트바르트는 다양한 콜래보레이션 작업을 할 것이다. 문화적 성격의 브랜드로서 대중과 함께 하고 싶은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 시작으로 3월에는 룩북이 나올 예정이고 8월에는 아티스트와 함께 작업한 음반을 통해 얻어진 결과물을 내놓을 계획에 있다. 기업과의 콜래보레이션에 관한 계획에 대해서 “대기업과의 협업도 좋지만 예술가들과의 작업이 재미있다. 함께 하고 싶은 것을 공유하고 만들어내는 것이 좋다. 8월에 나올 음반은 첫 시작이지만 이후에 영상, 화보, 전시, 영화도 기획할 것”이라고 전했다.

동대문에서 언플러그드와 언플러그드 뮤지엄을 이끌면서 많은 장윤정 디자이너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본의아니게 여기저기에서 상처도 받았고 말로는 다 표현 못할 우여곡절도 많았다. 하지만 점점 입지를 굳혀가면서 조금 더 좋은 디자인과 상품을 대중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지금은 많은 분들이 언플러그드를 알아주니 감사할 따름”는 그녀의 말은 지금의 브랜드 론칭이 더 뜻깊은 일이 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그녀는 현재 우리나라의 신진, 인디 브랜드라고 불리우는 젊은 디자이너들이 늘어나는 것이 너무나 좋은 현상이라고 하면서 “한편으로는 우려되기도 한다. 자신의 브랜드를 빨리 론칭을 하는 것도 좋지만 조금 더 사회경험을 통해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 경험을 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금 ‘반짝’할 수는 있어도 브랜드를 장기적으로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사업적인 마인드와 함께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한 생각도 잡혀야 도움이 될 것이다”며 현재 신진 디자이너들에 대한 견해도 전했다.
올해 10월에는 단독 쇼를 계획하고 있다. 쇼에서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것처럼 음악, 무대 설치와 같은 요소를 디자이너와 아티스트들과 작업하여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패션뿐 아니라 예술과 문화를 함께 대중에게 전달하고 싶다. 앞으로 반트바르트의 행보를 기대해 달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엘리펀트우맨
최종주 디자이너
엘리펀트우맨에는 특별함이 있다
처음 들었을 때 「엘리펀트우맨」이라는 브랜드명이 독특하게 느껴지기도 하다. 브랜드 이름은 디자이너가 추구하는 디자인의 성격을 보여준다. ‘어린왕자’에 나오는 보아뱀처럼 눈앞에 보여지는 것만 아니라 그 너머의 새롭고 특별함을 추구하는 노 콘셉의 유니크한 브랜드다. “하고 싶은 디자인을 하기 때문에 노 콘셉으로 정했다. 나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고 당시 없던 오버사이즈 실루엣의 옷을 만들고 싶었다”고 최종주 디자이너는 말한다.
오버사이즈의 실루엣에 약간 루스한 핏은 최종주 디자이너만의 독특한 개성을 확실히 느낄 수 있게 한다. 이런 분명한 아이덴티티는 국내 팬뿐만 아니라 해외에서까지 좋은 반응을 얻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처음여성복으로 시작한 「엘리펀트우맨」은 현재 남성복까지 그 영역을 확장했고 특히 남성복 라인은 프랑스, 대만 등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두타 매장과 홍대 작업실 겸 쇼룸이 있지만 주로 편집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해외에서의 관심도 높아서 주로 규모가 큰 편집숍 바이어들이 찾아온다. 최근에는 일본에서도 홍대 쇼룸을 방문해 「엘리펀트우맨」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두세 명의 직원과 마케팅 업무를 함께 하고 디자인을 같이 도와주는 것이 보통의 디자이너 브랜드의 형태이지만 최종주 디자이너는 모든 일을 도맡아서 한다. 때문에 디자인을 하는 것보다 그 외의 일들, 마케팅이나 홈페이지 관리가 더 힘들기도 하다는 그녀는 4년째 브랜드를 이끌었지만 혼자서 하는 일이 너무 많기 때문에 신경 쓰지 못하는 부분도 많다고.
“남성복을 접었다가 해외의 반응이 좋아 다시 시작하기도 한다. 일이 너무 많아 벅차기도 하지만 앞으로는 해외 편집숍 입점 계획이 있어 힘이 난다”고 기뻐했다.

최근 패션계에 신진, 독립 디자이너들의 브랜드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는 것에 대해 “내가 두타에 입점할 당시만 해도 독립 브랜드들이 적었다. 최근에 많은 신진 브랜드들이 생겨나고 있어 자극이 되기도 하고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최근에 편집숍에 가서 옷만 보고 ‘이 디자이너다’라는 느낌을 주는 브랜드들은 만나기 힘들다. 많이 생겨나서 함께 할 수 있는 디자이너들이 생겨나는 것은 좋지만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명확히 하고 소비자들에게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최근 다른 곳에서 디자인 작업까지 맡아 더욱 바쁜 날들을 보내게 된 최종주 디자이너는 “앞으로 남성복 라인을 더 보충할 계획이며 국내 시장에서는 편집숍 위주의 유통망을 유지할 것이다. 그리고 해외에서 조금더 많은 활동을 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꾸준히 「엘리펀트우맨」을 이끌어 갈 것이니 많은 관심으로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Bybyo
김민수 디자이너
평범하지만 정직한 가방 만든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들의 가방들은 하나같이 만든 이의 혼이 깃들어 있다.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장인 정신의 혼이 새겨져 있는 것이다.
「Bybyo」는 얼마 전 인기리에 종영된 드라마 ‘시크릿가든’에 나오는 대사처럼 정말 ‘한 땀 한 땀’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가방 브랜드다. 명품 브랜드에 뒤지지 않는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하이퀄리티와 합리적인 가격대를 자랑하며 현재 에이랜드, 일모스트릿, 위즈위드 등 내로라 하는 유명한 편집숍에 입점해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김민수 디자이너의 ‘뵤’라는 별명과 ‘-의한’을 뜻하는 바이(By)를 합친 「Bybyo」는 지난해 2010년 4월 소박한 공방에서 론칭했다. 말 그대로 정직한 가방, 어센틱(authentic)한 가방을 지향한다. 처음에는 남성용 가방을 모토로 삼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여성 고객도 늘어나 이제 유니섹스 브랜드로 확고히 자리매김한 상태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가방을 만들고 싶었다는 김민수 디자이너는 시각디자인을 전공하던 중 방황의 시기도 겪었고 하고 싶은 것에 대한 걱정도 많았다. 그러다 우연한 계기에 바잉 MD로 일하게 되었고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패션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한섬의 「타임옴므」에서 가방 디자이너로 활동하면서 가방에 대한 확신을 가졌다고 한다.

“되도록이면 디자인을 안 하려고 한다. 그저 잘 만들어진 평범한 가방을 만들고 싶었다”며 “막상 제대로 된 가방을 사려고 하면 잘 없더라. 요새는 기본적인 디자인 보다는 뭔가를 달고 붙이는 게 유행이다 보니 소재부터 재봉 상태까지 내가 원하는 정갈한 가방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쉽게 접근하고 편안하게 다가올 수 있는 가방. 그런 진짜 가방을 만드는 게 그의 바람이자 디자인 철학이다.
주로 시간이 날 때면 신설동 가죽거리에 간다는 김민수 디자이너는 가죽을 참 좋아한다. 단가도 비싸고 다루기 쉽지 않은 가죽이 왜 좋냐는 물음에 멋쩍게 웃으며 “사실 그 점이 마음에 든다. 나중에는 가죽을 이용한 다양한 작업들도 진행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보다 직접적인 홍보와 높은 접근성, 그리고 고객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홈페이지보다는 블로그를 선택한 그의 안목은 탁월했다.
예상보다 많은 방문자들로 인해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금새 입소문을 타게 되었다. 하루의 작업량을 블로그에 게재하거나 일상적인 글과 생각들을 적다 보면 어느새 그들은 판매자와 소비자라는 갑과 을의 관계를 떠나 편한 친구처럼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게 된다.
지난 달에는 일본의 대형 편집숍 「유나이티드 애로우즈」에도 입점하는 등 비즈니스도 날이 갈수록 확장세를 타고 있어 앞으로 그의 정직한 가방을 향한 힘찬 행보를 기대해 본다.

leigh
이상현 디자이너
패션은 소소한 일상과 맞닿아 있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눈에 띄는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하곤 한다. 아니,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에게도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자 노력한다.
그리고 여기 옷이라는 매개체에 자신만의 의미를 부여하는 디자이너가 있다. 바로 「leigh」의 이상현이다. 그는 우영미, 마틴싯봉, 카이아크만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배테랑으로 오랜 회사 생활을 하면서도 자신의 독립적인 레이블을 만들고자 하는 의지를 확고히 키워왔다.
「leigh」를 론칭하게 된 건 지난 2009년 11월. 클래식을 기초로 자유로운 생각에 근거해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어내겠다는 당찬 포부로 출발했다. 2010년에는 또 다른 캐주얼 레이블인 「a wharf」도 론칭했다.
겉으로 보기엔 평범하고 기본에 충실한 옷이지만 속을 찬찬히 살펴보면 작은 디테일들이 구석구석에 숨겨져 있는 걸 발견할 수 있다. 소박하지만 멋스러운 컬러, 복잡한 기교 없이도 감각적인 디자인, 단순해 보이지만 실은 굉장히 섬세하고 정교한 실루엣들은 이상현 디자이너와 참 많이 닮아있다. 편안하고 내추럴한 감성의 「a wharf」는 「leigh」와는 또 다른, 좀 더 이지한 느낌의 캐주얼웨어다. 전반적으로 실용적이면서 베이직한 상품들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고 있으며 여성복 라인까지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상현 디자이너의 소소한 일상에서 묻어나는 다양한 경험들은 그 사람의 감성을 나타내고 옷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고 말한다. “패션은 일상과 맞닿아 있다. 실제로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거나 길을 걸어가는 순간에도 영감을 받으며 사소한 것에서 특별함을 발견하게 된다.”

늘 반복되는 하루, 어김없이 출근을 하며 차를 마시고 밥을 먹는 일상다반사. 그런 평범한, 아니 가끔은 지루하기까지한 시간들이 가장 특별한 것이다? 이런 디자인 철학은 누구나 다 공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그만의 자유롭고 특별한 감성을 충실히 담아낸 디자인을 보게 된다면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자연스럽게 동의하게 될지도 모른다.
대한민국 남성복 디자이너로 산다는 게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한국에서 남자로 살아간다는 건 어떤 틀에 묶여서 살아가는 것과 같다.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어느 정도는 보수적인 부분이 아직 남아있다”면서 “특히 한국 사회에 뿌리 박힌 잘못된 고정관념을 버리고 새롭게 변화 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이어 “자신의 생각과 이야기를 옷을 통해 표현함으로써 조금이나마 억압된 제약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폭넓은 사고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획일화된 대형 브랜드 사이에서 우리는 사람 냄새 나는 따뜻한 옷을 원했는지도 모른다. 「leigh」는 인스턴트 패션에 지친 우리들에게 소박한 위로와 기분 좋은 희망이 되고자 오늘도 변함없이 일상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패션인사이트 2011년 3월28일자(543호) 26~27면

신자경·이정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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