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소비자를 타깃으로 중국에서 제작된 에르메스의 로컬 브랜드 샹지아(Sang Xia), 밀라노 패션 주간에 만리장성과 자금성 영상을 배경으로 한 노골적인 중국에 대한 헌사 무대 ‘In the Mood for China’를 꾸민 에르메네질도제냐, 중국 베이징 파인아트 뮤지엄 센트럴아카데미(CAFA)에서 패션쇼를 연 프라다, 상하이 현대 미술관에서 디자이너 코코샤넬의 일생과 유품을 소개하는 ‘Culture Chanel’ 전시회를 개최, 예술적 면모를 중국인에게 설파한 샤넬…
럭셔리 업계의 매출 보고로 자리한 중국 시장에 다가가는 럭셔리 브랜드들의 걸음걸이가 보다 다정하고, 은밀하고, 속삭이는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다.
예술적 이미지로 소통하기
샤넬이 중국에서 코코샤넬의 예술적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는 이유는 단순히 핸드백과 향수 브랜드로 중국에서 인식되고 있는 샤넬의 이미지를 예술적 영혼이 담긴, 의미있는 브랜드로 인식시키기 위한 것이다.
즉 ‘Culture Chanel’이라는 전시회 명에서 보듯 코코샤넬의 예술적 마인드를 전면에 내세워 오랜 역사 속에 자리한 중국인의 예술적 감성과 흥미를 자극, 중국 소비자들과 보다 가까이 다가가려는 전략인 셈. 그리고 이 같은 문화 예술적 접근의 종결지가 중국 현지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이를 위해 샤넬은 코코샤넬이 착용했던 의상과 보석, 사진 등 다양한 유품을 각국에서 찾아내었고 ‘Culture Chanel’ 전시회에는 그녀의 대표작 ‘리틀 블랙 드레스‘와 바지, 최초의 샤넬 No.5 향수병과 러시아 음악가 이고르스트라빈스키의 자필 악보, 파블로 피카소의 스케치, 살바도리 달리의 그림 등 코코샤넬과 교분을 나눴던 예술가들의 작품 등 총 400 여점이 진열되어 코코샤넬, 나아가 패션하우스 샤넬의 유서 깊은 예술적 면모를 강조하고 있다.
또한 1996년 샤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칼라거펠트가 제작한 중국풍 레드 드레스를 함께 전시, 샤넬 하우스에 이어져오는 중국 문화에 대한 깊은 애정과 동경의 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칼라거펠트가 한 땀 한 땀 장인정신을 담아 금실로 수놓은 만다린어가 눈길을 끄는 레드 드레스는 제작 시간만 800시간이 걸렸고, 이를 알게 된 중국 관람객들이 깊은 감동을 했다고 하니 중국 소비자와 예술로 소통하려는 전시회의 의도는 성공했다고 봐도 좋을 듯하다.
테크놀로지로 젊은층 사로잡다
실제로 샤넬은 중국어로 Xiang Nai Er로 발음되는 되는데 이는 영어로 ’향수‘라는 뜻이다. Culture Chanel 전시회는 이 같은 패션 소모품적 이미지를 ‘예술적’ 브랜드로 이끌기 위한 은밀한 마케팅 전략으로 매출을 자극하는 ’직접적 언어‘보다 그 깊이 울림이 더욱 클 것으로 기대된다.
샤넬이 예술로 중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파고들려 한다면 성공한 남자의 상징으로 중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한 제냐는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활용, 테크놀로지와 친숙한 중국의 젊은층을 포섭하기 위한 작전에 돌입했다.
밀라노 남성복 패션 주간에 선보인 제냐의 ‘In the Mood for China’ 런웨이 쇼는 제냐 웹사이트를 통해 동영상이 생중계 되었고 영화 ‘아바타’의 비주얼 컨설턴트, 제임스리마가 Live-D 무대 및 영상 작업을 지휘해 테크놀로지를 찬양하는 중국 젊은층의 마음과 소통하려는 노력을 여실히 읽을 수 있었다.
최근 중국 럭셔리 시장은 젊고 세련된 소비자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효과적 차용이 시장 선점에 중요한 변수로 자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활용하는 브래드들의 수는 많지 않아 럭셔리 업계의 ‘Digital IQ'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L2 Think Tank의 조사에 의하면 2009-2013년까지 중국 내 인터넷 사용자는 3억8400만 명에 달하고 80% 이상의 럭셔리 소비자들이 인터넷에 익숙한 45세 미만으로 나타나 일본 19%, 미국 30%보다 현저히 높아 디지털 경쟁력이 급성장하는 중국 시장에서 성공을 뒷밤침하는 중요 요소라는 점을 입증하고 있다. (2010 중국 럭셔리 시장은 15% 증가했다.)
따라서 이들을 유인할 수 있는 보다 매력적인 웹사이트 디자인과 기능, 소셜미디어를 통한 소비자와의 지속적 소통, 런웨이 동영상이나 3D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흥미로운 런웨이 모습을 노출시키는 등 적극적이 ‘온라인 세상’을 구축함으로써 디지털 친화적인 중국 럭셔리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브랜드로 자리한다는 방법이다.
에르메네질도제냐가 밀라노 런웨이 무대를 중국 테마로 구축하고, 화려하고 생생한 3D 영상으로 중국 네티즌을 유혹한 것은 제냐의 높은 ‘디지털 아이큐’를 보여주는 영리한 전술인 셈이다.
그렇다면 ‘글로벌 프리스티지 브랜드’ 중에서 가장 높은 디지털 IQ를 자랑하는 브랜드는 어디일까?
랑콤, Digital IQ 가장 높아
글로벌 프리스티지 100대 브랜드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소비자가 쉽게 원하는 제품을 찾고 구매하고, 해당 지역 판매정보를 알 수 있도록 최적화한 웹사이트를 구축한 랑콤(Lancome)이 가장 높은 디지털 IQ를 가진 것으로 분석되었다. (랑콤 웹사이트에 등록,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회원은 400만 명에 달한다.)
또한 쇼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BMW와 아우디, 매력적인 웹사이트 플랫폼을 운영하는 클리니크, 소셜미디어 친화적인 메르세데스벤츠, 소비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브랜드 블로그를 운영하는 클라린스, 아큐라, 캐딜락 등의 업체도 10위권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모에 샹동(Moet & Chandon)은 중국 소비자들의 접속이 몰려들어도 부실한 웹사이트를 그대로 방치하고 있고, 쇼파드(Chopard)는 중국어 버전을 제공하지 않아 중국 소비자들의 반감을 산 것으로 분석되어 가장 낮은 디지털 IQ를 보인 그룹으로 밝혀졌다. (럭셔리 패션 브랜드의 인터넷 차용도는 중국 소비자를 배려한 중국어 버전조차 제공되지 않은 경우가 대다수일 정도로 가장 낮은 디지털 아이큐를 보였다.)
아르마니, 중국 온라인 시장 진출
이런 와중에 아르마니 그룹이 중국을 타깃으로 한 온라인 쇼핑몰, emporioarmani.cn를 오픈, 브랜드 이미지 손상을 우려해 온라인 진출에 망설여온 럭셔리 브랜드의 디지털 세상 동참을 자극하고 있다.
글로벌 유통망 확장전을 펼치고 있는 아르마니는 오프라인 유통망보다 온라인 유통망이 짧은 시간 내 보다 많은 중국 소비자들에게 접근하고 매출을 유인할 수 있는 효과적 통로라고 판단, 디지털 테크놀로지 친화적인 중국 소비자 포섭에 나선 것.
또한 샤넬과 입셍로랭은 중국에 제한적인 오프라인 리테일 통로를 갖고 있음에도 소셜 네트워크를 통한 소비자와의 대화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중국 소비자와 한층 가까워지고 있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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