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색창연한 영국의 디자인 유산 유럽 디자인의 종주국 역할 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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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디자인 기행 ② - 최경원

2011-02-11 오후 3:37:59

문제는 많지만, 디자인은 유럽에서, 특히 산업 혁명 이후로 나타난 것이란 시각이 일반적이다. 그런 점에서 산업 혁명을 가장 먼저 시작했던 영국은 좋으나, 싫으나 디자인의 종주국 역할을 했었다.
격조 높은 전통으로 많이 알려진 영국이지만, 영국은 디자인도 하나의 전통으로 보관하고 있는 나라인 것이다.

우리에게 디자인은 최첨단의, 테크놀로지의 폭풍같은 발전과 보조를 맞추는 것으로만 다가와 있지만 영국 같이 디자인을 전통으로 간직하고 있는 곳에서는 디자인이 그렇게 단순한 모양새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 아니다.

전통과 현대의 복잡한 그물망 속에서 적절하게 자리 잡고 있는 디자인의 모습. 그것이 바로 우리가 살펴보아야 할 영국의 모습이자, 우리가 살펴보아야 할 지혜가 아닌가 싶다.

디자인적 관점에서 영국은 일단 도시의 구조에서부터 그 특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어느 나라의 도시도 다 그런 것처럼 영국의 런던도 길고 넓은 강이 흐르는 곳에 자리 잡고 있다. 도시 한 가운데로 큰 강이 흐르고, 그 안에 다양한 건물들과 사람들의 삶이 복잡하게 얽혀져 있다.

템즈 강 주변으로 런던 아이(Lon don eye)와 같은 구조물들과 각종 건물들이 빽빽하게 서 있다. 이런 것들이 나름대로 질서를 구축하면서 이른바 도시의 스카이 라인을  형성한다.

우리나라와 많이 다른 점은 도시를 구성하고 있는 구조물들이 대체로 젊고 팽팽한 피부의 건축물들보다는 주름지고 연륜의 때가 잔뜩 낀, 혹은 끼어 보이는 것들이 많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도시를 채우고 있는 젊고, 떡대 좋은 건물들은 찾아보기가 힘들 뿐 더러, 오히려 젊어 보이는 것을 피하는 것처럼 보인다.

조금만 낡아 보이거나, 시대에 뒤쳐진다 싶으면 기둥뿌리부터 뽑고 시작하는 우리의 자세와는 너무나 다르다.

하긴 런던만 해도 도시를 채우고 있는 건물들의 면면은 좀 멋있기는 하다. 웨스터 민스터 사원만해도 주변이 막힘 없는 강 바로 앞에서 호방한 규모에, 멋진 장식을 적절하게 갖추어 입은 모습이 아무리 노구를 이끌고 있다고 하더라도 연륜의 맛이 차고 넘친다.

100층이 넘는 초고층 빌딩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런 건물의 만들어진 근육과는 비교할 수 없는 단단함이 있다. 그런 모습들이 템즈 강을 지나는 많은 관광객들이나 런던 시민들의 높은 눈높이를 충족시키고도 남는다. 다리에서 보이는 건물의 고전적인 모습이 여의도 건너편에서 볼 수 있는 국회 의사당과는 비교할 수 없는 격조와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웨스트 민스터 사원 바로 옆에 있는 빅벤은 이 건물의 격조를 마무리 지으면서, 지나는 사람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던져 준다.

이 정도만 보아도 관광객들은 영국을에 대해 감탄하게 되고, 런던 시민들은 콧대를 높이게 된다.
무엇보다 이런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건물들과 현대인의 삶이 어우러져 있는 모습들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삶과는 다른 격조와 초현실적인 면모를 느끼게 된다. 그래서 영국을 가보고 싶어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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