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홍 에이션패션 사장박재홍 사장은 요즘 평일에는 틈만 나면 가로수길을 찾는다. 가로수길 뿐 아니다. 남산의 패션5를 비롯해 홍대입구, 부암동, 에버랜드 등 소비자들의 새로운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간다.
지난해 가을부터 시작된 그의 ‘일탈’은 그곳을 찾는 소비자와의 ‘연애’로 발전했고, 최근에는 패션 비즈니스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 만들기로 승화했다.
지난 1월 25일 가로수길 한 카페에서 만난 박재홍 사장은 첫 마디에 ‘소비자들의 변화와 내셔널 브랜드의 위기’를 얘기했다.
박재홍 사장은 “지금까지 우리 패션시장 내 성장의 모멘텀은 ‘복제’였습니다. 유사 브랜드를 찍어냄으로써 파이의 크기는 키울 수 있었지만, 지금은 이런 방식이 통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앞으로 만나야 할 소비자들은 1인 미디어에 익숙해 있고 옷 입는 스타일에서부터 모든 라이프 스타일이 인디비주얼적 사고에 익숙해 있습니다. 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접근 방법이 절실합니다”라는 말로 패러다임 전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사장은 이러한 소비자들의 변화의 배경으로 스마트폰의 등장과 SNS의 급속한 전파를 꼽았다. 과거와 같은 일방통행 식의 판매와 서비스는 무의미하며 고객들은 단순히 서비스를 넘어 ‘Experience’ 즉 체험과 경험 더 나아가 브랜드와 ‘공감’하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진작부터 이러한 시장의 흐름 변화와 고객의 니즈를 간파한 박 사장은 한 발 앞서 색다른 캠페인과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분명히 하는데 노력해왔다.
출시 초기부터 ‘Happy Promise’ 캠페인을 펼치며 이윤 추구와 동시에 고객들에게 ‘「폴햄」의 옷을 입으면 사회와 환경에 일조한다’는 간접 경험을 선사하기도 했다. 또 파주 프로방스나 춘천 남이섬, 용인 에버랜드에 매장을 열어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보다 가까이 접근함으로써 브랜드에 문화적 가치를 접목시켰다. 이러한 전략은 「폴햄」이 대중의 욕구를 충족시키며 동종업계 내에서 거침없이 성장할 수 있었던 중요 요인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박재홍 사장은 8년 차로 접어든 「폴햄」의 ‘변화와 비전의 화두’를 묻는 질문에 창조적(Creative)이라는 단어와 혁신(Innovation)이란 단어를 합성한 신조어 ‘크리에이티노베이션(Creatinnovation)’을 강조했다.
「폴햄」의 새로운 성장 모델을 찾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실행했던 방식과 패러다임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상품의 공급 과잉과 브랜드 동질화 시대, 소비시장 성숙 시대는 결과적으로 내셔널 브랜드의 위기를 가져오고 있으며, 그와 동시에 시장의 판이 바뀌고 있다고 봅니다. 이러한 환경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푸는 해법 또한 달라야 합니다. 저는 ‘크리에이티노베이션’ 전략에 기업과 브랜드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흔히 패션산업을 감성, 혹은 디자인 산업이라고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하면 우리 패션산업은 아직도 제조업과 서비스업 범주에 머물고 있습니다. 우리 패션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절대적으로 혁신이 필요합니다. ”
박재홍 사장은 크리에이티노베이션의 구체적 실행 방안으로 ‘컬처 브랜딩’을 꼽았다. 소비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해 지속성장 가능한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모든 직원들이 창의적인 생각을 가져야 하며, 기업과 브랜드의 특별한 스토리를 만들고, 매장 하나 사무 공간 하나에도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느낄 수 있는 실행 방안들이 유기적으로 순환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홍익대 전인수 교수의 이론을 응용해 컬처 브랜딩의 실천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기존 마케팅 수준의 일방적인 소통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컬처 브랜딩의 완성을 위해서는 디자인 싱킹, 스토리텔링, 메스티지, 아트인퓨전, 타이포페이스, 익스피리언스 등 여섯 가지 세부 요소를 실제 업무 프로세스와 환경에 접목시켜 기업과 브랜드의 문화예술적 가치를 정립해야 합니다.”
순수 내셔널 브랜드로 출발해 7년 만에 2500억원대 기업으로 성장시켜 2000년대 이후 가장 탄탄하게 성장한 패션기업을 만든 패션 경영자로 주목 받고 있는 박 사장은 컬처 브랜딩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1조 원 매출도 문제 없다고 자신한다.
그는“한국 대표 브랜드들이 컬처 브랜딩을 실현한다면 시장 전체 파이도 커질 뿐더러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 우위도 한번 노려볼만할 것”이라며 고객들의 숨어있는 문화적 욕구를 분명하게 끄집어내 브랜딩에 적용시키는 컬처 브랜딩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정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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