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년 패션계의 가장 큰 변화는 한층 진화된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전통 패션 비즈니스의 틀을 깨고 변혁과 시도를 가속시켰다는 점이다. 오프라인에서 움직이던 패션계에 인터넷이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유통 채널을 열어주었다면 스마트폰으로 상징되는 모바일 테크놀로지는 패션계에 소비자와의 ‘소통’의 중요성을 절감시킨 전환점을 제공한 것.
특히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 네트워크와 비판적 사고로 무장한 패션 블로거들의 세력 확장은 오랫동안 수동적으로 움직여왔던 소비자들이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패션을 비교 분석하는 자생적 비판가로 성장시켰고, 같은 흥미를 가진 소비자들이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집단화, 세력화’된 것은 소비를 ‘이끈다고’ 자신해왔던 패션계를 당황시킨 가장 큰 변혁으로 지목된다. 2010년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변화시킨 패션계의 움직임을 살펴보자.
소셜 네트워크 연계 패션 마케팅 새 화두
트위터나 페이스북 이용자를 상대로 한 ‘패션 브랜드 인지도’ 조사가 주기적으로 이뤄질 정도로 소셜 네트워크는 패션 마케팅에서 중요한 변수로 등장했다. 물론 아직까지 소셜 네트워크를 통한 개인들의 수다가 곧바로 모바일 커머스로 연결된다는 구체적인 증거는 없지만 등록자가 1억 명이 넘고 매일 평균 6500만 명이 트위터를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소셜 네트워크 사용자들의 수다와 입소문을 통한 마케팅 효과를 무시하기는 힘들다.
흥미로운 점은 트위터나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노골적인 브랜드 마케팅보다는 ‘친밀하고 은근한’ 즉, 수다 동료 같은 편안한 마케팅을 선호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패션계의 소셜 네트워크 마케팅은 ‘사용자와 수다를 떨 듯 친근감과 연대감’을 주는 자세로 접근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소비자들에게 ‘수다와 정보의 장이’ 되는 공간을 제공, 소속감과 연대감을 구축하는 운영 체제는 폐쇄적으로 움직여왔던 패션 브랜드(혹은 디자이너)와 소비자 사이에 따뜻한 연결고리를 만드는 제공, 차갑게 느껴지는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패션과 소비자의 인간적 교류를 강화시키는 따뜻한 면모를 가지고 있음을 알게 한다.
실제로 2만 2000명에 달하는 트위터 팔로어를 확보하고 있는 디자이너 다이앤폰퍼스텐버그는 소셜 네트워크가 패션계와 소비자의 유기적 소통을 가능케 해 패션계의 발전을 촉진시킨다면서 자신의 트위터를 찾는 팔로어들의 의견을 수집, 패션 사업에 반영할 정도로 소셜 네트워크의 긍정적 면모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또한 샤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칼라거펠트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샤넬과 소비자의 소통을 촉진시키고 있고, 4만 명에 달하는 팔로어를 거느리고 있는 버버리의 인터넷 살롱 ‘Art of the Trench’에서는 글로벌 소비자들이 버버리 트렌치 코트를 착용한 사진을 올리면서 상호 의견과 정보를 나누는 정겨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셜 커머스로 진화하다
이렇듯 ‘소통과 연대감’을 제공하는 따듯한 디지털 수다방, 소셜 네트워크를 통한 홍보 방식은 브랜드 로고를 띄우는 고전적인 방식부터 깜짝 쿠폰/할인 이벤트, 혹은 온라인 상거래 사이트와 소셜 네트워크를 직접 연결시켜 구매를 유도하는 보다 적극적인 소셜 커머스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가장 흔한 방식은 ‘특정 브랜드의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찾아 팔로워가 되거나 쿠폰을 발급 받으면 일정 부분의 할인 혜택을 제공 받는 형태로 갭, 벳시존슨을 위시해 많은 패션 브랜드들이 즐겨 차용하고 있다. 또 다른 방식은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브랜드 소식이나 광고, 촬영 장면, 필름 등을 풀어놓아 방문자들의 호기심을 유발하는 은근한 방식으로 노골적인 마케팅을 꺼리는 럭셔리 브랜드들이 주로 선택한다. 패션 런웨이와 인터넷의 상호 보완적 활용 또한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가져온 눈에 띠는 변화다.
런웨이와 온라인 공간의 접목
런던 패션 주간, 뉴욕 패션 주간, 밀라노 패션 주간의 런웨이 동영상이 해당 브랜드의 웹사이트, 혹은 파워 패션 블로거의 블로그를 통해 실시간 라이브 트리밍으로 제공하거나, 런던 패션 주간의 런웨이 무대를 인터넷을 통해 3-D 입체 영상으로 상영, 실제 런웨이 무대를 지켜보는 듯한 경험을 제공했던 버버리의 깜짝 이벤트는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또한 버버리는 2010 버버리 프로섬 가을/겨울 컬렉션 의상 일부를 온라인을 통해 선 주문 받아 보통 6개월 정도 걸렸던 런웨이 의상과 소비자의 만남을 6~8주로 대폭 축소하는 영리한 수완을 발휘하기도 했다.
한편 런던 패션 주간 조직위원회는 런던 패션 주간의 런웨이 무대와 백스테이지 영상을 라이브스트림으로 인터넷에 제공, 런던 패션 주간에 대한 글로벌 소비자의 관심을 유발하는 등 런웨이와 온라인 공간의 접목은 트렌드로 자리하는 분위기다.
온라인 시장 확대 일등공신 ‘여성의 힘’
이처럼 온라인 세상의 지배력이 강화되면서 온라인 광고 마케팅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많은 업체들은 인터넷을 통한 광고 마케팅 효과를 긍정적으로 판단하며 프린트 광고 중심의 마케팅 전략을 인터넷 중심의 마케팅 전략으로 수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즉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소비자와 접근할 수 있는 접근성과 시장의 움직임에 즉각 반응할 수 있는 순발력, 그리고 지속적인 소비자 노출로 브랜딩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점이 온라인 광고 마케팅의 매력인 셈.
실제로 시장 조사 업체 아웃셀(Outsell)에 따르면 인터넷이 등장한 이후 처음으로 2010년 온라인/디지털 광고/마케팅에 투자되는 비용이 오프라인 광고 마케팅을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디지털 공간이 소비자들에 대한 접근력이나 브랜딩 효과 면과 시장의 움직임에 즉각 반응할 있는 ‘순발력’ 면에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온라인 마케팅의 주 타깃이 패션 블로거나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패션에 대한 관심을 적극 표출하는 여성들이라는 사실이다. 여성들은 인터넷 소셜 네트워크를 주도하고 있을 뿐 아니라 스마트폰을 통한 소셜 네트워킹에도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나 온라인 마케팅은 이들의 성향을 반영해 보다 감성적인 방향으로 이뤄지는 분위기. 그도 그럴 것이 공감을 중시하는 여성들의 성향이 인간적 교류를 중시하는 소셜 네트워크의 특성과 잘 융합된다.
디지털 필름 형식으로 제작된 디올의 ‘Lady Dior’ 광고는 디지털 세상을 주도하는 여성을 타깃으로 한 감성 마케팅의 대표적인 경우. 영화배우 마리안꼬띠아르가 등장, 스토리가 있는 영화 같은 느낌을 주는 ‘Lady Dior’ 광고 필름은 퍼가거나 공유할 수 있는 링크가 설정되어 있어 인터넷 세상에서 ‘함께 나누고 싶어 하는’ 여성의 성향을 십분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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