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싱 大亂’ 우려가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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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임 피스 당 10불 줘도 납기 맞추기 어려워

2010-10-15 오전 10:30:04

중국發 소싱 대란(大亂)이 현실로 나타났다. 10월 중순 현재 본격적인 겨울 매기가 시작됐지만 적지 않은 패션업체들이 겨울 제품 입고에 차질이 생겨 발을 동동 구르기 때문이다. 한 남성복 업체는 늦어도 이달 중순에는 들어와야 할 겨울 재킷이 중국에서 공장을 잡지 못한 이유로 11월 중순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예년 같으면 8~9달러 수준이던 공임은 10달러 이상으로 올랐으며, 급행료로 15달러를 제시해도 마땅한 공장을 찾기 어렵다고 한다. 중국 생산업체들의 횡포도 적지 않다. 더욱이 원자재를 미리 입고한 직거래 형태에서는 생산업체 뜻에 끌려갈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해당 업체 담당자는 “불필요한 중간 마진을 줄이기 위해 공장과 직거래 비중을 늘렸는데, 공장들이 이를 악용하고 있다. 칼끝을 잡고 있으니 공장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일방적으로 수용할 수 밖에 없다”며 어려움을 하소연했다. 대북 관계 불안정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국내 상당수 업체들은 평양을 통해 소싱했지만 통일부에서 10월 이후에는 자제하라는 방침을 확고하게 정한 탓에 이것도 불안하다. 물량이 많은 대형 브랜드는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동남아 지역으로 소싱처를 전환하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중소 브랜드들은 마땅한 대안을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기반의 한 소싱 업체 대표는 “내수 업체들이 소싱을 동남아로 전환하고 있지만 지금과 같은 업무 시스템으로는 곤란하다. 작업지시서 양식에서부터 납기, 샘플 컨펌 등 모든 과정에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야 한다. 무엇보다 ‘나는 갑’이라는 마인드부터 바꿔야 한다”고 언급했다. 수출 사업을 겸하고 있는 신상통상은 지난해 미얀마 봉제공장을 인수한 데 이어 최근 제2 공장도 물색하는 등 직접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향후 내수 패션사업은 소싱력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이 이 회사 경영진의 판단이다. 비수기 생산과 국내 생산을 통한 대안 마련도 활발하다. 남성복 브랜드 「타운젠트」를 운영하고 있는 LG패션은 내년 겨울 상품에 대한 상품기획을 올 연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최종 확정된 제품은 내년 1월부터 미얀마 공장에서 생산에 투입되며 5월이면 물류 창고로 입고시킨다는 것이다. 이 회사 권병국 상무는 “동남아 지역은 12월부터 4월까지가 비수기이므로 이 기간을 잘 활용하면 저렴한 공임에 생산이 가능하다. 중국산 캐시미어 원단도 구정(내년 2월 3일) 이전에 구매하면 가격 메리트가 높다”고 말했다. LG패션은 2012년 가동 예정으로 양주에 4만 9500m2(1만5000평) 규모의 봉제산업 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이곳에는 중소 봉제업체를 좋은 조건에 입주시킬 계획이며 아웃렛 타운도 조성하는 등 복합 산업단지로 개발할 방침이다. 여성복 업체들은 국내 생산업체와 신뢰를 더 높여 소싱을 안정시키고 있다. 「리안뉴욕」과 「엘르」를 전개 중인 이니플래닝은 국내 5개 공장에서 전체 물량의 80%를 생산하고 있다. 재킷/스커트, 팬츠, 블라우스, 기획상품 등 아이템에 따라 공장을 전문화 시켰다. 김경희 이니플래닝 대표는 “여성복은 품질 안정과 스피드가 생명이다. 이런 까닭에 국내 공장을 선호하고 있다. 특히 최근엔 중국 인건비가 크게 인상되고, 관세와 물류 비용까지 감안하면 크게 차이가 없다. 생산업체는 안정된 스케줄과 비수기가 가장 고민이므로 패션업체에서 이 부분을 세심하기 조율하면 상호 이익을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20%의 중국 생산도 국내에 진출한 중국 생산업체와 거래함으로써 소싱을 안정시키고 있다.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소싱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는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박재홍 에이션패션 사장은 “코스트 경쟁력 및 SCM 차원의 프로세스 재정립이 필요하다. 단순히 싸게 만드는 것보다는 브랜딩을 통해 많이 판매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중국의 고학력 인구 증가 및 인건비 증가와 같은 소싱 환경 악화는 앞으로도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단기 처방보다는 중장기적인 측면의 대안이 필요하다는 것이 패션업계 중론이다.

정인기 기자
ingi@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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