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남자 ‘페도라’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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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27 오후 7:19:34

남자들이 모자와 사랑에 빠졌다. 과거 격조있는 옷차림을 마감하는 장치로서, 신사의 상징으로 활용되었던 페도라는 수트에서 벗어나 낡은 데님과 셔츠, 늘어진 티셔츠에 시크함을 더하는 장치는 물론 스포티한 트레이닝 팬츠+슬리브리스 티셔츠와도 멋들어지게 어울리는 감각적인 액세서리로 변신하며 스타일 좀 아는 남성의 머스트해브 아이템이 되었다.

참을 수 없는 페도라의 매력
왠지 클래식한 페도라가 이처럼 트렌디한 아이템으로 변모한 것은 페도라가 패션을 업그레이드 해줄 뿐 아니라 남과 다른 스타일을 표시하는 강력한 액센트가 되기 때문이다. 동시에 어떤 컬러나 무늬, 스타일의 페도라를 어떤 의상과 매치시켰느냐에 따라 이미지와 분위기를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기어 여자들이 헤어스타일을 통해 기분 전환을 시도하듯, 페도라를 즐기는 남성들에게 페도라는 효과적인 기분 전환 장치가 된다. 페도라에 심취한 일부 남성들은 페도라를 쓰지 않으면 마치 속옷을 입지 않은 것 같다는 불안 장애(!)를 호소할 정도.

사실 패셔너블한 팝스타들-어셔, 저스틴팀버레이크, 카니에웨스트 등은 일찌감치 페도라를 통해 그들의 매력을 잘 표현했고 남성복 런웨이 무대에서도 페도라는 눈길을 끄는 액세서리로 확고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Gap과 J.Crew 등 하이스트리트 업체들은 올 봄·여름 페도라 매출의 급상승을 경험했고 바니스뉴욕은 이에 대한 강한 남성들의 욕구를 반영, 스타일과 구색을 더욱 늘리는 등 페도라는 브랜드의 매출을 향상시키는 장치로 자리했을 정도. 또한 클래식한 페도라는 물론 경쾌한 더비 햇이나 스트로햇 등 페도라의 소재와 스타일에 대한 남성들의 욕구도 더욱 강해지고 있어 어패럴 업계는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지속적인 트렌드로 자리한 페도라를 더욱 긍정적 매출 도구로 활용할 방안을 모색하는 중이다.

페도라 분리 불안증 등장
美 어패럴 업계는 페도라의 인기를 좋아하면서도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1960년대 이후 미국 모자 제조업은 쇠락하고 말아 대다수의 모자들이 해외에서 생산되고 있어 모자의 부활을 뒷받침할 로컬 브랜드가 살아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자의 20%만이 미국 내에서 생산되고 나머지는 해외 주문이나 하청업으로 제작되고 있다.
(페도라에 수요가 급감한 것은 1,2차 세계대전을 겪은 남성들이 더 이상 머리에 뭔가 쓰고 싶어 하지 않았고, 히피 사상에 심취했던 1960년대 젊은 남성들은 애써 기른 머리를 굳이 뭔가로 덮을 이유가 없어서였다는 재미있는 설이 있다.)

사연이야 어떻듯 페도라가 다시 남성복 시장의 인기 아이템으로 자리한 지금 패션계는 뜨겁게 살아난 페도라의 붐을 놓치지 않기 위해 발 빠른 걸음을 재촉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편 페도라가 인기를 끌면서 실내에서 페도라를 써도 좋은가에 대한 해묵은 예절 논란이 다시 일어나 스타일을 살리기 위해서는 실내에서도 페도라를 써야 한다는 남성들의 주장과 실내에서 모자를 쓰는 것은 ‘예절에 어긋난다’는 레스토랑과 호텔 등의 정책이 부딪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야구 모자와 달리 페도라는 ‘일정한 예절’을 바탕으로 탄생된 만큼 실내에서 착용을 허용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치며 단체 행동까지 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페도라의 매력에 빠진 남성들은 당분간 그 마법에서 헤어나기 힘들 듯하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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