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초를 요란하게 장식했던 「구찌」와 디자이너 톰 포드, 도미니크 드 졸레 회장의 결별설이 사실로 확인된 후 패션계는 「구찌」의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기대로 뒤숭숭한 한 해를 보냈다. 겉으로는 「구찌」 브랜드에 대한 경영권 자유를 표방했지만 속내는 경제적인 이유로 톰 포드와 드 졸레가 떠난 뒤 패션과 무관한 ‘유니레버(Unilever)’ 출신의 로버트 폴렛이 CEO로 취임하고, 「구찌」가 3명의 디자이너 분업 체제로 전환되자 패션계는 급격한 변화를 추구하는 「구찌」의 기반에 대한 우려까지 나타냈다.
하지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골든 보이로서, 「구찌」 그룹에 치명타를 입힐 것으로 기대되었던 톰 포드, 그리고 드 졸레 듀오가 떠난 지금 「구찌」는 그 어느 때보다 강건하고 힘찬 몸짓으로 패션계의 우려를 떨치고 일어났다. 「구찌」와 동일시되던 최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CEO가 떠났음에도 럭셔리업계의 강타자로 군림하고 있는 「구찌」, 그 비결은 무엇일까? 내년에 더욱더 높은 비상을 꿈꾸고 있는 로버트 폴렛 체제의 「구찌」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구찌」의 자신감은 로버트 폴렛이 밝힌 성장구축 계획에서도 읽을 수 있다. 취임한 후 곧바로 도미니크 드 졸레 계열의 경영진을 가지치며 집정체제 굳히기에 들어선 로버트 폴렛은 「구찌」 그룹의 성장폭을 매년 10% 이상 끌어올리고 성장 속도도 가속시키는 성장 위주의 정책을 선포했다. 간단히 말해서 멀티 브랜드 체제로 이뤄진 「구찌」 그룹의 시스템 아래서 주력 브랜드에 집중하고 가능성에 입각한 재정분배를 집행하는 현실적인 정책으로 「구찌」 그룹의 수익 중 60%를 담당하는 「구찌」 브랜드를 집중 지원하고 정비해 성장마진을 70%까지 확대한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또한 「구찌」 그룹 산하의 각 브랜드에 일괄적으로 적용되었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파워를 낮추고 각 브랜드마다 독자적인 특성을 살리는 ‘개별화’ 전략을 표방했다. 이는 「구찌」 브랜드의 미적 감성을 여타 브랜드에도 드러냈던 톰 포드의 디자인 철학을 정면 비판한 것으로서 「구찌」 브랜드는 핵심 브랜드로 독자성을 갖고, 「이브생로랑」 등 여타 브랜드는 그만의 색깔을 찾는 디자인 독립화 정책을 천명한 것이다. 즉, 멀티 브랜드 그룹의 속성을 더욱 강화시키되 집중력을 발휘하는 특정 브랜드 「구찌」를 전진 배치시켜 새롭게 주의를 환기시키는 실용적인 노선이라 할 수 있다.
신임 CEO, 로버트 폴렛의 경영 카리스마
이를 위해 추후 3년 간 기반을 구축해 가며 매출 신천지로 주목받고 있는 중국시장을 적극 개발하는 정책을 진행할 방침이다. 럭셔리 브랜드가 몰려가고 있는 중국에는 현재 8개 「구찌」 매장이 운영되고 있는데 럭셔리에 맛을 들이고 있는 중국 소비자들을 더욱 끌어들이고 유통망이 취약한 중국과 동유럽, 아시아 지역에 22개의 추가 매장을 오픈하면서 성장 구축의 에너지로 활용할 계획.
지난 7월 「구찌」의 CEO로 취임할 당시 로버트 폴렛은 매출 확대보다는 운영수익 확대에 중점을 두는 내실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제품 가격은 그대로 유지한다는 계획을 천명하며 경영통의 면모를 과시한 바 있다. 또한 부문 및 제품 다양화를 추구하면서 「구찌」 특유의 이미지가 흩어졌다는 점을 지적하며 「구찌」 브랜드의 정통성 회복에 대한 욕심을 밝히는 등 럭셔리업계의 흐름에 대한 만만찮은 관찰력을 드러냈다. LVMH와 치열한 법정싸움을 벌이는 등 어려움을 겪고 구찌 그룹 인수에 성공한 PPR 또한 로버트 폴렛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감을 드러내며 그가 주도하는 성장계획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고, 성장 중심의 구찌 그룹 플랜이 발표되자 주식시장에서 PPR의 주가는 대폭 성장, 투자자들의 신뢰감을 입증하는 등 톰 포드가 떠나도 구찌 그룹의 미래는 희망에 차 보인다.
브랜드의 독립화, 밀어주기
각 브랜드의 색깔 찾기에 나선 로버트 폴렛은 「구찌」의 그늘에 가려 상대적으로 힘을 덜 받은 브랜드 밀어주기도 천명했다. 가장 먼저 주목받는 브랜드는 럭셔리 레더 브랜드 「보테가베네타(Vottega Veneta)」로 20개 직영매장을 오픈, 인지도와 매출력을 증강시켜 연간매출이 2억유로에 달하는 파워 브랜드로 키워질 예정이다.
또한 수익점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는 「세르지오롯시(Sergio Rossi)」와 「발렌시아가(Balenciaga)」 「알렉산더맥퀸(Alexander McQueen)」 「스텔라맥카트니(Stella McCartney)」의 수익을 2007년까지 수익점에 도달하게 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도매 매출과 라이선스 사업, 유통망 확대전을 펼칠 계획이다.
그리고 브랜드의 CEO들에게 디자인과 광고, 비주얼 디스플레이, 매장 콘셉트, PR, 머천다이징, 운영의 독립권을 보장하는 등 브랜드 색깔 찾기 노력을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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