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명희 전무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지난 6년간 「크로커다일레이디스」에 근무하면서 ‘어덜트 여성캐주얼 대표 디렉터’로 평가 받고 있는 그는 지난달부터 신성통상으로 자리를 옮겨 「에이폴스토리」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두 달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휴일도 잊은 체 사무실과 매장을 쉴새 없이 오가며 새로운 도전을 즐기고 있었다.
김 전무는 디자이너 출신이지만 신성통상에서는 사업부 전체를 총괄하는 사업본부장을 맡았다. “형지에서 디렉터를 맡고 있었지만 매주 판매 데이터를 분석하고, 그에 걸맞게 상품기획과 생산을 진행했다. 또 핵심 대리점주들은 직접 만나 의견을 들으면서 판매현장의 갈증을 해소하고자 노력해 왔기 때문에 ‘본부장’이란 타이틀이 낯설지는 않다.”
지금처럼 변화가 많은 소비자 중심 시대에는 판매현장의 목소리를 상품에 곧바로 반영할 수 있는 ‘반응 시스템’과 ‘스피드’가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상품기획에서부터 생산, 영업, 마케팅 등 사업 전반에 대한 원활한 조율이 필요하다는 것이 김 전무의 지론.
김 전무는 지난 두 달간 조직을 재정비했다. 품질과 패턴에 대한 입맛이 까다로운 어덜트 고객, 특히 ‘아줌마’ 고객을 잡기 위해서는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반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남성과 여성, 소재, 니트 등을 책임질 네 명의 실장은 모두 분야별 베스트로 진용을 갖췄으며, 패턴실과 샘플공장을 내부에 갖추고 임가공 시스템을 도입했다.
“어덜트 고객들은 익숙하고 편한 것을 쉽게 바꾸지 않는다. 특히 노면상권 위주로 유통망을 형성하고 있는 볼륨 브랜드는 가격은 기본이고 패턴, 디자인, 품질 등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해서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 좋은 상품을 부담 없는 가격에 판매한다는 ‘매스 밸류(Mass Value)’의 흐름은 가져가되 고객들 스스로가 ‘입 소문’을 낼 만큼 정성을 쏟아야 시장에 안착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볼륨 브랜드를 지향하지만, 여성복 특유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감성이 들어가야 핵심 고객층이 만들어진다는 것.
新 유통채널 개발 주력
김 전무는 모든 업무 스케줄을 내년 봄 신상품에 집중시키고 있다. 내년이 2년차지만 어덜트 캐주얼 시장의 새 바람을 불러일으킬 ‘Some thing New’를 내놓겠다는 것이다. 어덜트 캐주얼 시장은 여전히 성장기이며 소비자들의 변화하는 요구를 어떻게 수용하고 대응하느냐에 따라 블루오션은 존재한다는 것이 김 전무의 생각이다.
“흔히 디자이너는 자기 고집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지금은 얼마나 변화를 잘 읽고 대응하느냐가 더 중요해졌다. 어덜트 캐주얼 또한 마찬가지다. ‘캐주얼라이징’과 ‘가격’이란 시장의 요구를 수용해 초기 성장기를 이뤘다면, 이제는 보다 업그레이드 된 버전이 필요하며 「에이폴스토리」는 그에 맞출 것이다.”
김 전무는 최근 새로운 유통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실제 인터뷰하면서 넘겨다본 노트에도 ‘노면상권 매장개설 어렵다’ ‘유통비용 증가로 브랜드 고전’ 등 유통과 관련된 기사 스크랩이 꼼꼼히 정리돼 있었다.
“상품은 실장들까지도 모두 어덜트 시장에서 10년 이상 경험이 쌓였기 때문에 자신 있다. 그러나 유통 부문은 쉽지 않다. 단지 외형을 늘리기 위해 경쟁 브랜드에 비해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접근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브랜드 경쟁력은 물론 시장의 발전도 저해시킨다고 생각한다. 브랜드 특성을 고려해 주거와 근린상가가 결합된 신흥상권과 지역밀착형 복합쇼핑몰 등 투자 대비 효율이 높은 유통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에이폴스토리」는 9월말까지 10개점을 추가해 전체 유통망을 40개점으로 확대한다. 신규 점포는 대부분 99㎡(30평) 안팎으로 오픈하고 있으며, 출시 초기에 비해 규모를 축소한 대신 지역을 수도권 핵심상권 위주로 포진시키고 있다. 지방이나 외곽상권은 중대형으로 가져가되 핵심상권은 구성을 압축해 인지도 확산과 효율을 노리겠다는 것이다.
“9월말까지 예정된 40개점을 오픈한 이후에는 연말까지 3~4개 점포만 늘리는 등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것이다. 얼마나 빨리 가느냐보다는 브랜드 정체성 확립과 수익구조 안정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상품과 영업력이 안정되는 내년 상반기엔 곧바로 볼륨화를 추진할 것이다.”
히트 아이템 보완 하반기 대비
올 하반기 영업 활성화도 김 전무의 책임이다. 오는 25일 오픈하는 롯데백화점 광복점부터는 가을 신상품이 본격적으로 출하되기 때문에 이후 판매반응을 지켜보면서 부족한 상품에 대한 보완도 병행한다는 것이다.
김 전무는 “노면상권은 기본물로 팔리는 베스트셀러 아이템에 대한 집중력이 필요하다. 월별 기본물을 개발해 매출을 방어할 것이다. 내년부터 볼륨화 하기 위해서라도 올 하반기가 매우 중요하다”며 하반기 영업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신성통상은 최근 「지오지아」를 비롯 3개 브랜드가 모두 전년대비 2배 이상의 이익을 실현하고 있다. 수출 부문을 활용한 글로벌 소싱기반과 내수 사업에서 쌓은 감성을 활용해 5에이폴스토리」를 볼륨 브랜드로 성공시킨다면, 국내 패션시장에의 변화를 주도하는 리딩 기업으로 우뚝 서게 된다. 그만큼 신성통상으로서는 「에이폴스토리」는 반드시 성공시켜야 할 브랜드다.
김명희 전무도 마찬가지다. 「크로커다일레이디스」를 통해 초창기 어덜트 캐주얼 시장의 성장기를 이끌었다면, 이제는 「에이폴스토리」를 통해 ‘역시 김명희!’란 명성을 이어가야 할 것이다. 「에이폴스토리」의 변화된 모습이 기대된다.
정인기 기자
ingi@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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