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 때 공업 디자인을 전공하면서도 순수미술, 의상, 영상 아트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다가 슈즈에 빠졌고 천직이 된 셈이다. 2001년 에스콰이어에 처음 입사하면서부터 내 브랜드를 갖겠다는 생각을 했다. 맹랑해 보일 것도 같지만 입사하면서부터 내 머릿속은 온통 슈즈 생각으로 가득 찼다. 이탈리아를 유학지로 생각하고는 차근히 준비해 나갔고 입사 2년 후 브랜드 시스템에 길들여지는 나를 발견하고는 바로 유학길에 올랐다.”
안지희(사진) 「엠씨넬리」 디자이너는 입사 즉시 이탈리아어를 공부했던 모습을 떠올리며 그야말로 ‘슈즈 사랑에 몰입했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탈리아 폴리모다(Polimoda)를 수료하고 ‘International creative footwear and bag design awards’, Fotoshoe “Una vetrina per il future” 등 공모전에서 연이어 수상하면서 그녀만의 스타일을 인정받았다. 이런 이력을 통해 「페라가모」에서 일할 기회를 얻었다.
“나는 「페라가모」에서 거대한 디자인하우스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알고 싶었다. 철저하게 내 브랜드 론칭을 위한 작업이었다. 외국 친구들 사이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 내 능력의 베스트 이상을 발휘했고 인정받아 인기 모델의 디자인 작업도 진행할 수 있었다. 때때로 이탈리아에서 동양 디자이너에 대한 시선은 굉장히 긍정적일 때가 있다. 그들 스타일이 아닌 신선한 디자인으로 주목 받기도 했다.”
안 디자이너는 이러한 노하우를 가지고 귀국했다. 그리고 선택한 것은 프로모션 업체 디자인이었다.
“내 비즈니스를 위해 한국 비즈니스 세계를 알아야 했다. 9000원 대 시장표 신발에서부터 20~30만원 대 고급 살롱화까지 안해 본 디자인이 없었다. 오히려 브랜드 라벨이 없이 디자인으로만 승부해야 하는 세계라 경쟁은 치열하고 소비자의 니즈에 대한 파악이 빨라야 했다. 모두 자산이 됐다.”
그녀는 한강변에 앉아 ‘너무 힘들어서’ 엉엉 울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래도 그렇게 얻은 것들이 지금은 금쪽 같은 보물이 되었다. 그리고 2008년 자본금 700만원을 가지고 「엠씨넬리」 온라인 매장을 론칭했다. 사무실도 없이 집에서 만들어 팔기 시작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그러다 이내 매출 곡선이 하향세로 접어 들었다. 디자이너 슈즈 온라인 숍이 우후죽순처럼 생기기 시작하면서 경쟁이 굉장히 치열해 진 것이다. 돌파구를 찾아야 할 무렵 서울시가 ‘패션지원센터’를 조성, 현장 밀착형 지원사업을 진행한다는 사실을 알게되어 신청했고 성동지원센터를 통해 발판을 마련했다.
현재는 인사동에 개인 매장 및 A-land 등 스트리트 편집숍을 운영 중이며 홍콩 패션위크에 참가해 5000만 달러 판매 계약을 체결하였고 싱가포르 및 터키의 대형 업체와도 물밑작업 중이다. 최근에는 보끄레에서 하반기 론칭하는 「코인코즈」 매장에 브랜드를 납품하기도 했다. 단단한 기본기와 국제 감각을 가진 그녀의 앞으로 행보가 주목된다.
임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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