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럭셔리 시장, 다시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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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6 오후 3:56:03


<① 디올이 베이루트에 매장을 오픈했다 ② 베이루트 다운타운에 매장을 오픈한 지미추. 하이엔드 패션계는 두바이에서 벗어나 베이루트,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지로 중동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③ 베이루트에 들어선 루이비통 매장, 기타 중동 지역과 달리 젊고 역동적인 쇼핑 환경이 럭셔리 업계가 베이루트로 몰려가고 있는 이유다>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가 새로운 럭셔리 브랜드의 집결지로 변모하고 있다.

10만m² 규모의 거대한 쇼핑몰 Souks가 새롭게 단장을 마치고 200여개의 럭셔리 브랜드 매장을 갖춘 유통 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1990년 지독한 내전을 종식시킨 레바논 정부가 센추럴 디스트릭트 개발 및 재건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설립한 합자주식회사 솔리데어(Solidere)의 대표적인 프로젝트로 꼽히는 Souks 쇼핑몰은 2008년 1차 개장한 이후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거쳐 2009년 남쪽 옥외 통로에 200여개의 유명 럭셔리 매장을 갖춘 럭셔리 쇼핑몰로 재오픈 되었다. 또한 2012년 부지 확장을 통해 더 많은 럭셔리 브랜드를 입점시킬 계획으로 알려져 베이루트가 럭셔리 업계의 중요한 유통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데 힘을 더할 전망이다.

베이루트, 중동 패션 유통 중심지를 꿈꾼다   
이번 프로젝트는 베이루트 센추럴 디스트릭트를 중동의 최고 럭셔리 쇼핑 공간, 즉 베이루트 판 ‘샹젤리제’으로 정착시키려는 레바논 정부의 계획을 반영한 것으로서, 중동 지역 내에서 판매되는 여성 슈즈, 핸드백 매출의 45%가 이곳을 통해 이뤄지도록 유인한다는 야심찬 계획이 담겨 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브랜드 로고를 중시하는 중동 소비자들에게 Souks 쇼핑몰과 서구 브랜드 매장이 몰려있는 센추럴 디스트릭트가 사막의 오아시스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하며 특히 브랜드 로고가 확실한 풋웨어 및 액세서리가 매출을 주도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베이루트 다운타운에는 지난 몇 달 사이 지미추, 캠퍼, 캔버스 매장이 오픈됐고 올 여름에는 보테가베네타, 루이비통, 입셍로랑이 입점할 예정이어서 중동 소비자들은 물론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의 마음을 들뜨게 하고 있다.

또한 럭셔리 브랜드의 대명사 루이비통이 베이루트에 2층 규모의 매장을 오픈한데 이어 디올과 끌로에는 지난해 12월 , 크리스챤루부탱은 올 7월 1000m² 규모의 매장을, 에르메스는 역시 7월 31일 매장을 오픈하는 등  베이루트는 말 그대로 럭셔리 브랜드의 집결지가 되는 모양새다.

그렇다면 베이루트가 럭셔리 쇼핑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두바이와 걸프만 지역의 럭셔리 쇼핑이 주로 대규모 쇼핑몰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반면 베이루트 센추럴 디스트릭트는 지중해 특유의 낭만적 분위기와 활기가 살아있는 공간에서 다양한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즉 럭셔리 쇼핑 몰 뿐 아니라 거리에 늘어선 많은 브랜드 매장, 그리고 자유로운 로컬 마켓이 함께 뒤섞여 있어 관광을 즐기면서 좀 더 역동적인 쇼핑을 즐길 수 있다는 것.

베이루트 판 '상젤리제' 위한
레바논 정부 야심찬 계획 반영


역동적이고 자유로운 쇼핑 환경이 매력
실제로 지난 6월 Souks 쇼핑몰 내에 버버리 매장 론칭에 참여했던 크리에이티브디렉터 크리스토퍼 베일리는 자유롭고 세련되고, 글래머러스한 매력이 살아있는 베이루트의 매력에 찬사를 보였고 이탈리아 패션계에서도 자유롭고 패셔너블한 소비자들이 몰리는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가 서구 하이엔드 패션가에 흥미로운 매출 군으로 자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규 시장 확대에 목마른 패션계에 좀 더 개방적이고 역동적인 베이루트는 충분히 매력적인 유통 공간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중동 소비자들이 그러하듯 럭셔리 쇼핑이 가능한 소비층들이 베이루트 내에서보다는 국외로 나가 쇼핑을 즐기는 버릇이 있어 현지 매출 확대를 자극할 전략이 과제로 남아있다.

지난 1975년부터 1990년까지 레바논 역사에 깊은 상처를 남기며 계속된 내전을 겪은 현지 소비자들이 큰 돈이 드는 럭셔리 쇼핑은 여전히 해외에서 해야 하는 습관을 갖고 있고, 글로벌 불황의 여파로 소비를 주저하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 따라서 베이루트에 진출하는 럭셔리 브랜드들은 레바논 현지 및 중동 소비자를 유인할 수 있는 매력적인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이들에게 좀 더 다가갈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매출 끌어올리기 전략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중동 지역 유통망 확보하는 럭셔리 업계
베이루트가 역동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로 중동인들의 쇼핑 중심지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지금, 두바이는 럭셔리 쇼핑을 즐기는 글로벌 관광객들의 럭셔리 쇼핑지로 재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 몇 년간 럭셔리 쇼핑가는 물론 글로벌 젯셋 족들의 기대감을 한 몸에 모았던 두바이는 글로벌 금융 불안이 시작되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부유한 중국과 러시아 관광객들이 다시 귀환하면서 조금씩 활기를 찾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럭셔리 업계가 그간 두바이에 집중했던 유통망 확대 전략을 점차 중동 전역으로 확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앞서 말한 레바논의 베이루트는 물론이고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에 매장 부지를 확보하거나 매장을 오픈한 럭셔리 브랜드가 늘고 있는 것.

이는 럭셔리 업계가 더 이상 관광객을 중심으로 한 ‘럭셔리 매출’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중동 현지 소비자들을 적극적인 매출군으로 포섭, 시장의 다변화를 가속시키려는 전략적 판단이 담긴 것으로서 글로벌 불황이 이를 더욱 촉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례로 두바이에 5개 매장을 갖고 있는 에르메스는 2012년까지 쿠웨이트와 압두두하비,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등지에 3개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며 미소니, 오스카드라렌타 또한 두바이 혹은 여타 중동 지역에 매장 오픈 계획을 갖고 있다.(오스카드라렌타는 사우디아라비아 압두두하비이와 카타르의 도하 등지에 매장을 열 예정.)

또한 두바이, 바레인, 쿠웨이트 등지에 매장을 운영 중인 럭셔리 주얼리 업체 반클리프&아펠은 2011년 초까지 쿠웨이트에 신규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며 지난 3월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 문을 크리스챤루부탱은 리야드에도 매장 오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글로벌 유통망 확장에 매진중인 아르마니는 지난 4월 버즈두바이 타워에 아르마니 호텔을 위시한 매장을 오픈했고, 레바논 출신의 디자이너 엘리샤브는 두바이 백화점에 플랙쉽을 열면서 본격적인 중동 소비자 잡기에 나섰다. (셀러브티리티들의 화려한 가운으로 주목받고 있는 엘리샤브는 두바이 외에도 파리, 런던, 베이루트에 플래그십 숍을 갖고 있으며 비버리힐즈, 홍콩, 모스크바에도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관광객 위주 매출에서 탈피해
중동 현지 소비자 적극적 포섭

중동 시장의 가능성을 믿는다
이처럼 럭셔리 업계가 중동 시장에 재집결하고 있는 것은 신규 시장으로 주목해온 브라질과 인도 시장 진출 및 유통망 구축이 상대적으로 힘들기 때문이다.

해외 업체의 현지 진출을 까다롭게 하는 인도의 통상법이나 브라질의 경기 불황, 그리고 지나친 관세 부과로 인해 현지 유통망을 구축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이들을 ‘관광객’으로 유치하는 편이 당장에 실질적 이득이 된다는 것. (실제로 브라질과 인도의 럭셔리 소비층은 국내에서 보다는 해외 여행을 통한 럭셔리 구입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두바이를 위시한 사우디아르바이, 카타르 등지는 현지인들 뿐 아니라 글로벌 관광객들이 몰리는 곳이어서 로컬 매출 뿐 아니라 관광객 매출까지 구축할 수 있어 시장성이 충분하다는 평. 결과적으로 럭셔리 업계의 중동 쏠림 움직임은 보다 안정적인 매출을 구축하기 위한 유통망 다각화 전략의 산물이자 중동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입증하는 증거라 할 수 있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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