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명확하더라도 트렌드를 수용하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다. 이러한 사실은 해외 명품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전체적인 대세를 거부하지는 않을 것이다.”
올 F/W 시즌 우성I&C(대표 이장훈)의 「본 g-플로어」의 이광호 수석팀장은 코오롱 등의 대기업을 거치는 동안 ‘디자이너 감성을 버리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상품기획 수석팀장이라는 역할에 대해 명확히 정의하고 있다. 아트적인 부분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회사의 커머셜(commercial)한 부분, 기획 등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본 g-플로어」에도 이러한 부분이 충분히 반영되어 있다. 「본」의 아이덴티티를 수용한 상품을 선보이는 한편 유통과 공급자가 원하고 있는 트레디셔널 스타일에 아웃도어가 결합된 새로운 느낌의 룩을 선보였다. 그는 “「본」의 감성이 반영된 수트에는 프레피 룩, 트레디셔널은 제페니즈의 모드를 반영했다”며 “변화하는 트렌드를 즉각 수용하면서도 브랜드가 추구하는 자연·쉼·여백·소통·아날로그 등 감성이 유지될 것이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지난 1997년 디자이너로 패션 업계에 입문한 뒤 항상 트렌드의 중심에 서 있었다. 「스톰」 「닉스」 등에서 디자이너 일을 처음 시작할 때는 데님의 성장기, 「쏘베이직」 시절 당시에는 생소했던 SPA 시스템을 경험한 시기였다. 또 최근 5년간 몸 담았던 「시리즈」에서는 편집숍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다양한 브랜드를 거처 온 만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브랜드 운영 방향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고민을 털어 놓았다. 대기업의 장점은 하드웨어가 잘 갖추어진 만큼 의사결정이 이루어졌을 때 빠르게 실행에 옮길 수 있다고 한다.
반면 운영하는 브랜드만큼 실적 위주의 경영을 하다 보니 브랜드의 지속성 보다는 당장의 눈앞의 이익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반면 중소기업은 의사 결정까지는 빠르게 진행되는 장점이 있고, 마케팅·영업·기획 등의 부서가 공통의 방향을 가지고 움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중소기업의 경우 브랜드의 태동과 전개 중단에 심사숙고의 과정을 거친다. 또 브랜드의 지속적인 발전에 대해 고민한다. 「본 g-플로어」 역시 한 번에 큰 인기몰이를 하는 것보다는 천천히 대중에게 다가가고 싶다.”
해외 SPA 진출에 대한 고민도 털어놨다. 이 팀장은 “과거와 달리 3~5년 동안 꾸준히 판매되는 스테디 샐러 제품이 나오지 않고 있다. 베이직한 상품은 합리적 가격의 SPA 브랜드에서 구매하면 된다. 쉬운 옷을 싸게 파는 것은 더 이상 무의미하다”며 브랜드의 감성 전달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본 g-floor」는 20대 중후반을 메인 타깃으로 새로운 감성 전달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상품 하나하나의 디테일을 통해 차별화를 전달하고, 아웃도어의 결합을 통해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스타일을 제안한다. 마케팅에서 타 브랜드와 달리 트위터, 블로그 등의 소셜 미디어를 적극 활용하고, 대중보다는 보다 마니아 성향이 강한 브랜드로 이미지를 구축할 예정이다.
김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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