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는 생물(生物)과 같아서 조금만 방심하면 상하고 죽어 버리죠. 끊임없이 공들여 다듬어 주지 않으면 오래 갈 수가 없어요.”
크든 작든 어려움에 처했던 브랜드를 인수해 다시 일으켜 세운 수장에게는 뭔가 다른 데가 있다. 내공이랄까, 근성이라는 것 말이다. 코오롱 패션부문이 지난 2007년 1월 ㈜캠브리지와 합병한 후 신사 정장 「캠브리지멤버스」와 타운 캐주얼 「캠브리지멤버스 캐주얼」의 새 선장을 맡아 서로 다른 두 기업 문화의 통합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경주해 온 김상태 상무에게 지난 3년간의 마음 고생은 일일이 형언할 수 없을 정도다. 기존 캠브리지 직원들이 마치 점령군 대하듯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며 마음먹은 대로 따라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시다시피 캠브리지는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회사이고, 코오롱은 액티브하면서 마케팅 측면이 강한 회사잖아요. 수십년간 장인 정신으로 길들여진 캠브리지 직원들과 어떻게 무리 없이 화학적 통합을 이루느냐가 가장 큰 고민이었어요. 사업부를 총괄하는 저만 코오롱에서 왔을뿐 브랜드 운영에 관한 모든 노하우와 정보 자체는 캠브리지 사람들이 갖고 있었잖아요.”
김 상무는 ‘절박함이 최고의 기회’라는 생각으로 3년 여 동안 한계를 뛰어넘는 열정을 쏟아 부었다. 우직하게 한 우물을 판 결과 캠브리지 BU의 사업 실적이 한 계단씩 올라서기 시작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캠브리지 BU는 올 1/4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4% 신장하고, 세전 이익이 19억원에 이르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리며 옛 명성을 되찿는데 성공했다. 이대로 라면 올해 「캠브리지멤버스」와 「캠브리지멤버스 캐주얼」을 합쳐 매출 1000억원 돌파가 무난하리라는 전망이다.
김 상무는 “신사 정장 「캠브리지멤버스」의 경우 전통 브리티쉬 클래식 무드의 고품격 럭셔리 정장 이미지를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캠브리지멤버스 캐주얼」은 올 가을부터 가칭 ‘클럽 캠브리지’로 BI를 단행, 기존의 타운 캐주얼 이미지가 아닌 트래디셔널 감각을 가미한 하이퀄리티 비즈니스 남성 캐주얼로 업그레이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올 가을부터 새롭게 변신하는 캐주얼 라인은 ‘클럽 캠브리지’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듯 캠브리지멤버스 고유의 DNA는 지켜가되, 승마·요트 라인 등을 추가해 브리티쉬 감성을 한층 모던하고 세련되게 풀어 낼 생각이다.
이와 함께 정장 라인 「캠브리지멤버스」는 고급화 전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현재 안양에 있는 고급 봉제 라인보다 더 퀄리티 좋은 100% 핸드 메이드 제품만을 생산하는 최고 수준의 맞춤 전용 라인 시설을 계획 중이다. 영국을 대표하는 비스포크(고객 취향에 맞춰 100% 손으로 제작하는 맞춤복) 전문가인 티모시 에베레스트와 손잡고 올 봄부터 명품 신사 정장 ‘티모시’ 라인을 선보이는 것도 이 같은 고급화 전략의 일환이다.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의 결혼식 예복을 만든 디자이너로 유명한 티모시 에베레스트는 영화 배우 톰 크루즈, 록 그룹 ‘롤링스톤즈’의 믹 재거,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보수당 당수 등 영국의 유명 연예인 및 정관계 인사들이 그의 단골 고객이다. 또 영화 ‘미션임파서블’ ‘맘마미아’ 등의 의상도 제작했다.
김 상무는 “브랜드 컨설팅은 물론 기술 지도까지 가능한 비스포크 디자이너 티모시 에베레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캠브리지 멤버스」가 추구하는 영국 전통 신사복의 가치를 더욱 높여 나갈 것”이라며 “그의 이름을 딴 티모시 라인 외에 디자인 컨설팅이나 플래그십 스토어 같은 컨설팅 분야에서도 공고한 협력 체제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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