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M&A)이 패션업체 사이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형태로 각광받고 있다. 이천일아울렛이 지난해 12월 27일 세이브존I&C에 대한 공개매수를 통한 적대적 인수합병에 나선 데 이어, 이튿날인 28일에는 영국계 투자회사인 데본셔코리아가 SK네트웍스가 갖고 있던 주식 770만210주를 사들여, 에스위카스를 인수했다.
최근에는 휠라코리아 현 경영진이 내부경영자인수(Management Buy-Out) 방식으로 휠라코리아 지분을 100% 인수, 휠라코리아를 순수 국내 회사로 재탄생시켰다.
전문가들은, “저성장시대에 돌입하면 대개 기업을 키우는 형태도 바뀌게 마련이며, 외형 매출 확대보다는 인수합병을 통한 경우가 일반적”이라며 “특히 불황이나 시장포화 상태에서 이러한 인수합병은 더욱 활발하다”고 말했다.
인수합병,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나?
이랜드의 데코 인수합병은 양사의 전략적 합의에 따른 우호적 인수합병이다. 데코와 이원평 회장이 소유한 주식을 포함한 지분 40%를 이랜드에 양도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에 따라 이랜드는 1대 주주가 돼, 데코의 경영권과 주식을 포함한 자산을 양수받았다.
반면 이랜드의 세이브존I&C 인수 추진은 대표적인 적대적 인수합병이다. 이랜드는 주식시장을 통한 공개매수 방식으로 세이브존I&C 인수에 나선 것. 공개매수는 관련 법령이 정한 일정한 조건과 방식에 따라 지정일까지 경영권 행사에 필요한 51% 이상 주식을 확보하면 인수합병이 이뤄지는 방식이다.
경쟁을 통한 인수합병도 있다. 이랜드와 세이브존 간 한신백화점과 뉴코아 인수가 그것. 이랜드는 뉴코아 인수시에는 교직원공제회와 컨소시엄을 형성해 인수대금을 조달했고, 세이브존은 투자회사와 컨소시엄을 형성해 인수합병을 성사시켰다.
한편, 최근 휠라코리아 현 경영진에 의한 휠라코리아 인수는 내부경영자인수(MBO) 방식으로, 휠라의 지주회사인 SBI가 소유하고 있는 휠라코리아 지분을 인수했다. 이를 위해 현 경영진은 11월 (주)패션플라워라는 별도 법인을 만들어 신설합병 방식으로 인수 작업을 추진했다. 주식 인수대금은 윤윤수 회장을 비롯한 휠라코리아 현 경영진이 일부를, 나머지는 삼성증권을 대표주관 및 인수회사로 해 사모와 일반공모를 통해 조달된다. 과거 윤윤수 회장이 서버러스와 함께 휠라그룹을 인수할 때는 사실상 윤 회장 개인 자격으로 참여했지만, 이번 인수 작업은 휠라코리아 현 경영진과 직원, 일반 투자자, 국내 은행이 컨소시엄을 형성해 참여했다.
반면, 국내 패션 기업을 외국계 투자회사가 인수한 경우도 있다. 영국계 투자회사인 데본셔코리아의 에스지위카스 인수가 그것. 데본셔코리아는 SK네트웍스가 보유한 주식 770만210주를 양수받는 방식으로 에스지위카스를 인수했다.
인수합병, 활발한 이유
인수합병은 저성장시대에 효율경영을 추구하는 효과적인 경영방식이기 때문이다. 이랜드월드가 세이브존I&C 공개매수에 나선 것도 한 예다. 유사업체 간 경쟁과열로 인해 비용 부담이 가중되면서 효율경영이 어려워지자, 경쟁업체 인수를 통해 시장의 주도권을 잡아가겠다는 것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인수합병이 이뤄지면 경쟁업체간 과당경쟁과 중복투자를 피할 수 있고, 인수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 “경쟁력과 영향력 확대를 통해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력을 갖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의 물적, 인적 인프라까지 함께 흡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가나안은 2003년 신성통상을 인수하면서 물적 자산뿐 아니라 우수한 인적 자원도 함께 인수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한 전문가는, “인수합병은 기업이 갖고 있는 유형, 무형의 자산과 함께 시스템과 인재도 인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선택과 집중이 중요한 저성장시대의 효과적인 비즈니스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불황기나 시장 포화상태에서는 인수합병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는 측면도 있다.
한 전문가는, “인수합병은 선택과 집중에 따른 기업 구조조정과 함께 이뤄진다. 이 때문에 인수합병 후 매각 등을 통해 기업 재무구조의 건전성 확보와 시장의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이뤄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랜드는 뉴코아 인수 후 비수익성 점포에 대한 매각을 통해, 부채를 탕감함으로써 재무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SK네트웍스도 에스지위카스 매각을 통해 216억을 확보, 채권단 공동관리 조기졸업을 위한 자구계획 요건을 초과하는 실적을 거뒀다. SK네트웍스는 대규모 현금 유입으로 재무 안정성이 확보되고 투자 여력이 생김에 따라 향후 패션사업을 공격적으로 펼칠 수 있는 토대까지 마련됐다.
이랜드의 세이브존I&C 인수 추진은 아웃렛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 차원이기도 하다. 이는 세이브존I&C 공개 매수
박찬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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