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올리의 지난 10년은 기업의 뼈대를 세우고 토대를 다지는 시기였다면, 앞으로 10년은 이를 바탕으로 국내 대표적인 여성복 전문업체로 성장하는 시간으로 만들어 가고 싶다. 그동안 회사가 쌓은 강점에 나의 노하우를 더해 시너지를 만드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한다.
” 김영애 부사장이 아이올리로 자리를 옮긴 지 9개월 만에 회사의 비전과 자신의 역할에 대해 조용히 운을 뗐다. 평소 말을 아끼는 김 부사장의 스타일을 감안하면 ‘작지만 다부진 포부’였다.
사실 김 부사장이 아이올리에 옮긴 것만 해도 업계에서는 화제였다. 최고의 디자이너 출신으로서 부사장이란 경영인 타이틀을 달았다는 것에서부터 지금까지 대기업과 중견업체 위주로 자리를 옮겼던 그가 전문업체로 옮긴 것 등 모든 것이 관심거리였다. 일부 호사가들은 오너와 성격 차이로 오래 갈 것인가에 대해 얘기하기도 했다. 8개월을 보낸 그는 오너인 최윤준 사장이 가진 추진력이 아이올리의 최대 강점이라고 한다.
추진력에 감성&섬세함 가미 시너지 극대화
“아이올리는 강점이 많은 회사다. 유난히 추진력이 강한 최윤준 사장이 10년 동안 좋은 사람들을 만나 회사가 이만큼 성장한 것 같다. 설립 초기부터 미국과 일본 등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늘 새로운 도전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성장이 이뤄졌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김 부사장은 패션은 ‘감성’이란 부분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미 우리 안방까지 차지하고 있는 글로벌 SPA 브랜드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도 중요하지만 한국 소비자들만의 감성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유니크(Unique)’함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디자이너에 대해 단정하기는 쉽지 않다. 오너들은 한 두 시즌만 보고서도 가부(可否)를 결정하기도 하지만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감성이 강한 사람들은 같이 호흡을 맞추며 자기 실력을 내기 위해서는 섬세한 관리가 필요하다. 좋은 디자인을 거론할 때도 단순히 보기 좋은 것이 아닌 착용감과 소재, 브랜드 아이덴티티, 부합성, 전체적인 구성, 크로스 코디 등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좋은 상품으로서 굿 디자인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아이올리 10년 연륜에 김영애의 25년 노하우 더해 시너지 효과 창출
본인이 디자이너 출신이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디자이너의 습성을 잘 이해하고 있고, 여기에 경영자 시각까지 더함으로써 새로운 경쟁력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너지가 먹힌 덕분일까? 이 회사의 「에고이스트」 「플라스틱아일랜드」 「매긴나잇브릿지」는 지난해 1분기 대비 20~40%의 외형 신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에고이스트」는 지난 3월에 롯데 본점 등 주요 점에서 매출 1위에 오르며 제2의 전성기를 자랑했다. 김 부사장은 국내 소비자들의 섬세한 감각을 만족시켜 줄 수 있는 경험과 스피드 덕분에 이런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패션은 스피드 싸움, 한국업체 경쟁력 충분
“소비자들은 대중적이면서도 섬세한 것을 원한다. 소재, 봉제 품질, 컬러, 이미지 등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해 공급해야 한다. 패션은 ‘스피드’ 싸움이기 때문이다. 국내 백화점 소비자의 요구에 맞게 완성도를 높이고 빠르게 소싱해서 공급하는 것이 가장 한국적이라고 생각한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가격 경쟁력은 있겠지만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들의 감성까지 소화하기엔 다소 거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 인터넷이란 매개체가 발전하면서 국가 간 국경은 물론 음식이나 놀이문화의 경계도 사라졌기 때문에 한국 소비자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유니크함이 있다면 글로벌 마켓에서도 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이유로 글로벌 브랜드와 온라인 전용 브랜드의 공세가 더욱 치열해지더라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김 부사장의 디자인 철학이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패션 브랜드들도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상품구색과 매장환경, 점포관리 등에서 실력을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플라스틱아일랜드」를 한국형 SPA 브랜드로 만들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는 상품구색이 다양해야 하며, 특히 상품군별 완성도가 높아야 한다. 또 소싱 채널도 자체 기획과 아웃소싱 등으로 체계화 시켜 시스템화 시키는 것이 선결돼야 한다.”
글로벌 비즈니스 서포트 할 기반 필요
김 부사장은 글로벌 비즈니스에 대한 관심도 높다. 사실 김 부사장이 아이올리를 선택한 것도 글로벌 사업에 대한 경험이 있고,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것에 매력을 느낀 것이 중요한 이유였다고 한다. 「플라스틱아일랜드」과 「매긴나잇브릿지」는 지난해 미국에서 홀세일 비즈니스로 500만 달러를 판매했다. 올해는 적지 않은 신장이 기대된다.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지만 브랜드 색깔을 더 중시한다. 시장이 넓기 때문에 우리 브랜드의 색깔을 좋아하는 고객들 또한 이미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홀세일 스케줄을 완벽하게 맞추기 위해서는 최소 4~5개월 앞서서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적응이 쉽지 않았다.”
트렌드를 반영하되 브랜드 색깔도 중시 시스템 경영에 초점
해외 비즈니스 규모가 일정 수준으로 늘어나고 시스템이 안정된 이후에는 국내 시장에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것도 김 부사장의 고민이다.
김영애 부사장은 새로운 포지션으로 출발했다. 그는 간단한 숫자 계산법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는 패션업계에서 감성과 효율을 더해 가장 아이올리스러운 색깔을 만들어 갈 것이다.
특히 디자이너들의 감성을 하나로 모아 성과를 창출하는 것과 오너가 가진 추진력과 글로벌 마인드를 접목, 한국 대표 여성복 전문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역할을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김샤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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