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가 또 한번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지난 2000년대 초반까지 국내 스포츠 시장을 리드했던 「헤드」가 올 초 ‘한국 내 브랜드 판권 인수’란 뉴스와 함께 새롭게 주목 받고 있다. 흔히 스포츠 브랜드는 고난도 기술과 글로벌 마케팅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에 비싼 로열티를 지급하면서 라이선스로 전개하는 것이 일반적인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조건이다.
브랜드 판권 인수를 주도한 박준식 코오롱인더스트리 FnC 부문 상무는 “브랜드를 키워야 된다는 양측의 입장이 일치했다. 라이선스는 잘 되더라도 연간 7~8% 선에서 사업계획을 세우게 된다. 최근 국내 패션시장의 양극화 현상과 라이프 스타일 위주의 사업영역 확장에 대한 필요성을 감안할 때 과감한 투자를 통한 드라이브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향후 연간 100억원 이상 투자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라이프 스타일 주도형 스포츠 캐주얼 브랜드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당장 돈 되는 사업에 성급하게 뛰어들기 보다는 ‘사업 모듈’을 만드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신규시장은 먼저 잠재 규모를 예측하고 이어 「헤드」의 DNA인 ‘Light’를 기준으로 소비자 라이프 스타일, 카테고리, 포지션 등을 확정해 나갈 것이다. 새로운 문화 형태로서 브랜딩을 추진함으로써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지켜가면서 새로운 사업영역에서도 성장 모델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신규 사업은 전체 시장규모로 8000억원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8000억원 이하는 서브 라인 개념으로 접근하고, 그 이상은 독립 브랜드 개념으로 접근한다는 것이다. 박 상무는 현재 아웃도어, 골프웨어, 키즈웨어, 스윔웨어 등은 브랜드로 검토하고 있으며, 바이크와 요가, 런닝 등은 서브 라인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사실 「헤드」는 2002년 이후 2~3년간 침체기를 겪었다. 이미 1000억원대 대형 브랜드였기 때문에 초기 하락세를 안일하게 대응했던 탓도 있지만 브레이크 없는 하락세는 멈출 줄 몰랐다. 패션성을 내세운 신생 브랜드의 저가 공격과 어슬레틱 브랜드의 강세가 「헤드」에 직격탄을 안겨 준 것이다.
“한동안 하향세였던 「헤드」가 2005년 이후 매년 두 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배경은 스키와 테니스 등 오리지널리티가 강한 아이템에서 비롯됐다. 서브 라인이라고 하더라도 새롭게 출시할 때는 기능성과 문화가 접목된 헤드만의 색깔을 만드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예를 들어 최근 야심작으로 준비중인 ‘바이크 라인’은 기능성과 패션성, 여기에 바이크 마니아들의 문화까지 접목된 이미지를 연출할 것이다.”
경쟁 브랜드에 비해 절대 우위의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언제든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이 박준식 상무의 생각이며, 이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탄탄한 사업 모듈과 명확한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준식 상무는 1990년 코오롱에 입사했다. 예상보다 2~3년 빨리 임원으로 승진한 그는 그 만큼 책임감도 크다며 마음을 다잡고 있다.
정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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