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네티즌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검색 엔진 구글(Google)이 유럽의 럭셔리 업계가 ‘제기한 럭셔리 제품 상표권 침해’ 혐의에서 일단 벗어났다.
유럽의 럭셔리 업계는 인터넷이 짝퉁 명품 거래 확산을 조장하는 가장 큰 요인 중의 하나며, 특히 검색어 하나만 입력하면 무한대로 관련 사이트가 연결되는 검색 엔진 구글이 짝퉁 판매자들의 사이트 광고와 온라인 판매를 촉진시켰다며 위조 명품 판매 광고 및 사이트 링크를 차단시키지 않은 구글을 상대로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하지만 사건을 담당한 EU 법원은 구글 검색을 통해 럭셔리 상표권을 위반한 짝퉁 제조 및 판매 업체들의 광고나 온라인 사이트가 검색된다는 것만으로 구글이 명품 위조 판매를 방치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조 명품 사이트나 광고를 추후에 발견하고 이를 폐쇄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면 구글은 위조 명품 판매 및 상표권 침해에 대한 책임이 없다는 법률적 해석을 내린 것.
따라서 ‘서치 엔진을 통한 럭셔리 짝퉁 구매’ 행위는 이를 가능케 한 서치 엔진 업체의 책임이라는 럭셔리 업체들의 주장은 법적 신뢰를 얻는데 일단 실패한 모양새다.
구글, 럭셔리 상표권 침해 혐의 일단 벗어나
전통과 품격에 대한 자부심으로 무장한 럭셔리 업계는 오랫동안 짝퉁 명품에 대해 비교적 관대한 입장을 지켜왔다.
하지만 위조 명품 사업이 소규모 사업에서 벗어나 진짜 명품의 매출을 갉아먹고 브랜드 이미지를 깍아 내리는 수준으로 확대되자 명품 위조 업체를 적극 추적하고, 상표권 침해 혐의로 법원에 손해 배상금을 받아내며 짝퉁 명품을 구매한 소비자들도 일정한 처벌을 받게 하자는 주장을 펼치면서 사회적 동조를 얻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특히 위조 명품 사업이 테러리스트들의 자금 확보와 아동 및 불법 노동력을 활용한 조직적인 검은 손의 ‘사업’으로 발전하고, 글로벌 불황을 거치면서 위조 명품 구매를 일종의 ‘영리한 소비’로 생각하는 왜곡된 인식이 소비자들에게 확산되면서 시공간적인 제약 없이 대량의 소비자들에게 유통 채널을 제공하는 온라인 세상이 짝퉁 명품 거래를 활성화시킨다는 업계의 인식은 더욱 공고해진 상태.
그로 인해 의도하지 않았지만 짝퉁 명품 거래의 창구로 종종 활용되어온 경매 사이트 이베이(eBay)는 럭셔리 제국 LVMH 산하 브랜드들의 게릴라식 소송 공격을 받아왔고, 이제는 거래 사이트뿐 아니라 ‘검색 엔진’ 자체에 ‘위조 명품’ 판매 책임을 묻는 상황으로 발전된 것이다.
다시 말해 아예 위조 명품 광고나 거래 사이트 자체에 대한 소비자의 접근(검색) 자체를 차단시키려는 것이 럭셔리 업계의 입장인 셈이다. 그런 만큼 구글에 대한 혐의 없음 판결은 온라인 세상에서 ‘짝퉁 명품’ 유통을 시작부터 막으려는 럭셔리 업계의 맥을 빠지게 하는 것이 사실.
하지만 상표권 침해 혐의를 일단 벗어났다고 해서 이번 판결이 럭셔리 위조 판매 루트로 활용된 구글의 추후 활동에 면죄부를 준 것은 아니다.
온라인을 통한 짝퉁 거래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온 럭셔리 제국 LVMH 모에헤네시 루이비통은 여전히 프랑스 법원에 제소한 소송을 통해 구글이 상표권 도용 및 악용을 방관했다며 청하고 있고, 프랑스 법원이 유사 혐의로 eBay를 고소한 LVMH의 손을 들어주며 eBay측에 손해 배상을 판결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구글을 상대로 한 업계의 공격은 장기전이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LVMH는 특히 구글이 브랜드 네임을 사용한 광고를 조건 없이 허용해 상표권을 위반한 점을 강조, 프랑스 법원에서 이와 관련된 설전이 예상된다.
게다가 당사자, 구글이 상표권 위반 혐의로 패션계의 비난과 소송에 직면해도 기존의 정책을 고집하고, 키워드 검색을 통한 상표권 문제는 일정 부분 수용할 뜻을 비치면서도 광고에 대해서는 전향적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어 럭셔리 업계와 구글의 알력은 쉽게 해소되기 힘들 듯.
럭셔리 업계의 공적 eBay
짝퉁 명품의 온라인 거래에 대한 업계의 불안은 온라인 경매 eBay에 대한 업계의 소송전을 통해 확인된 바 있다.
실제로 2008년 이베이는 이 사이트를 통한 짝퉁 에르메스 핸드백 판매를 방관했다는 점이 인정되어, 프랑스 법원으로부터 에르메스에 2만 파운드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은 것을 비롯 루이비통, 디올, 겔랑, 루이비통, 디올, 겔랑, 겐조, 지방시 등의 위조품 거래 구제에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혐의로 법원에 제소되어 루이비통에 2000만 파운드, 디올에 1700만 파운드의 배상금 소송에 몰려 패소한 바 있다.
특히 명품 브랜드 보호에 적극적인 프랑스 상업법원에 제소된 소송 전에서 LVMH는 2006년 루이비통·디올 제품 판매를 방관한 혐의와 크리스챤디올·겐조·지방시·겔랑 등 산하 브랜드 향수 불법 유통을 묵과한 혐의로 11억 달러의 손해배상을 제기했다.
이들 제품이 ‘짝퉁이 아니라 불법 유통된 진품’이었음에도 불법 유통 방관 혐의로 이베이를 제소, 온라인이 단순히 짝퉁 명품 거래 방조 뿐 아니라 ‘불법적인 유통 통로’로 활용되는 것도 문제화시켰다.(프랑스 상업법원은 위조품 거래 감시를 태만했다는 이유로 이베이가 원고 LVMH에 3860만 달러를 배상하려는 판결을 내려 경매 사이트 뿐 아니라 불법 거래 사이트로 연결되는 검색 엔진에 대한 ‘상표권 침해’ 가능성을 타진하게 하는 바탕을 마련했다.)
반면 짝퉁 화장품 판매를 방조한 혐의로 이베이에 책임을 물은 화장품 제국 로레알과 가짜 티파니 주얼리 판매를 막지 못했다며 상표권 침해 소송을 걸었던 주얼리 업체 티파니(Tiffany)의 경우 뉴욕 법원에서 상표권 보호는 유통 채널이 아니라 상표권을 보유한 업체의 책임이라는 판결이 내려지면서 일단 소송전에 찌든 이베이의 어깨가 다소 가벼워진 상태.
그러나 패소했다고는 하지만 이베이를 상대로 한 티파니의 상표권 침해 소송이 미국 내에서 최초로 위조품 유통 통로로 온라인 사이트가 활용되고, 이는 곧 상표권 침해의 가능성과 연결된다는 업계의 인식과 소송전의 시발점으로 작용해 상대적으로 법적 제약이 소홀했던 온라인 공간에서 업계의 상표권 보호 노력은 더욱 가속될 전망이다.(가입자들의 자유로운 제품 거래가 가능한 eBay는 유럽과 미국 내에서 짝퉁 판매를 방관하고 ‘불법 유통 통로’로 활용되었다는 공격에 연속 노출되면서 사용자들 간에 사이트에 대한 신뢰가 하락하는 부정적 영향에 미쳤다. 또한 2008년 기준 전체 수익 77억 달러 중 절반이 미국에서 이뤄지고 있어 티파니가 물꼬를 뜬 미국 업체들의 위조거래 방관 문제 및 상표권 침해 소송전이 계속될 경우 수익 하락의 위험을 피하기 힘들다는 전망이다.)
온라인 상거래 죽이기 나서나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짝퉁 유통 창구’라는 불명예를 안은 이베이는 럭셔리 업계의 공격이 ‘짝퉁 명품의 유통’을 막는다는 초창기 의도와 달리 ‘상표권 지키기’를 빙자한 소비자들의 자유로운 온라인 상거래 제약으로 발전되고 있다며 럭셔리 업계의 온라인 유통 창구 공격을 비난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럭셔리 업계와 온라인 이베이, 혹은 구글의 싸움을 방관자적 입장으로 지켜보고 있어 온라인 세상을 ‘불법적인 짝퉁 명품 거래’의 창구로 발전시키는데 주요 역할을 하는 책임을 외면하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따라서 짝퉁 명품 유통 공방전을 벌이고 있는 럭셔리 업계와 이베이·구글의 갈등은 결국 소비자의 ‘짝퉁 명품’ 수요와 이를 충족시키는 공급이 존재하고 있다는 보다 근본적 문제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한번 상기할 필요가 있다.
명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충동구매가 여전하고 이를 역이용하려는 위조 명품의 온라인 거래가 계속되는 한 여전히 ‘짝퉁 유통 창구’를 차단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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