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패션시장에서 「JDX」가 연일 화제에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공중파 TV만 틀면 브랜드 이름이 뜨는 다소 ‘마케팅이 특이한’ 브랜드로만 인식됐다. 그러나 최근 전국 130개 매장이 동시에 「JDX」로 간판을 바꿔 달고, 주요 상권에 165㎡ 이상의 중대형 직영점을 잇따라 오픈함에 따라 너도나도 마케팅 성공사례로 얘기하고 있다. 심지어 몇몇 기업에서는 사례를 분석해 벤치마킹 하기도 했다.
「JDX」는 ‘잔디로 골프웨어’를 전개하던 신한코리아(대표 김한철)가 자체 브랜드로 출시한 신생 브랜드다. 골프화 전문업체인 잔디로에서 의류까지 전개하기로 함에 따라 「JDX」란 자체 브랜드를 만든 것이다.
“처음 「JDX」를 만들때만 해도 불안했다. 2002년부터 5년간 잔디로란 이름으로 130개 유통망을 구축하고 인지도를 높여왔는데, 라이선스 계약을 종료하기로 함에 따라 점주들이 이탈하지는 않을까? 고객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등 불안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고심 끝에 김한철 사장이 선택한 길은 정면승부였다.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 키우기로 한 것이다. 2007년부터 잔디로 매장 내에서 기능성 라인은 ‘JDX’ 라벨을 붙여 첫 선을 보였으며 공중파 및 케이블 TV를 통해 자막광고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특히 시청률 5위 안에 들 가능성 있는 드라마는 무조건 제작 협찬했으며 SBS골프와 J골프는 모든 프로에 참여했다. 일부 직원들이 ‘매장 간판도 없는데 왜 하냐?’는 반응도 있었지만 막무가내로 밀어붙였다. 당시 연매출 300억도 안되고 자금여력도 충분치 않았지만 매년 20~30억원 가량을 마케팅에 투자했다.
“라이선스 계약은 2010년 3월까지였지만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최소 2~3년은 투자해야 한다는 생각에 상품에서부터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골프웨어로서 전문성을 인식시키는 것도 중요했지만 국민 누구나 알고 있는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골프웨어=JDX’, ‘JDX=패션 브랜드’란 두 가지 토끼를 동시에 잡고 싶었다.”
점주 신뢰 확보가 최우선… 직영점에 적극 투자
상품과 마케팅에 이어 김 사장이 추진한 다음 단계는 중대형 직영점을 통한 신뢰 확보였다. 지난해 하반기 문정동을 시작으로 덕이동, 광주세정, 장암, 목동, 수유 등 132~165㎡ 이상의 직영점 10개점을 오픈했다.
“대리점주들은 우리 브랜드의 또 다른 투자자라고 생각했다. 특히 최근에는 얼마나 능력 있는 점주가 어떤 규모로 매장을 오픈하느냐에 브랜드의 경쟁력이 좌우되기 때문에 점주들이 신뢰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다.”
김 사장은 점포 대형화를 위해서는 상품 구색이 다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에 따라 중심인 ‘JDX’외에도 기능성을 더욱 강화한 ‘JDX 플러스’와 패션성을 강화한 ‘JDX 쉬크’ 등 서비 라인을 선보였다. 또 클럽을 제외한 모든 종류의 용품을 개발했다.
“점포들의 경쟁력 확보를 최우선적으로 고민했다. 특히 중대형점의 경우 우선은 보기 좋지만 효율이 중요하다. 브랜드 입장에서 당장 보기 좋은 매장보다는 다양한 구색으로 소비자들이 만족하고 점주들의 이익이 높아야 한다. 무엇보다 단순히 구색이 아닌 품질과 가격에서 소비자들이 감동할 수 있어야 한다.”
유통업자 시각으로 경쟁력 키웠다
김한철 사장은 유통업체 출신이다. 지난 90년대 초반부터 10여 년간 이월재고를 매입해 직접 판매한 경험을 기반으로 2001년 브랜드 사업에 뛰어들었다. 1년간 준비 끝에 2002년 상반기 20여 개 매장을 열고 사업을 시작했지만, 첫 시즌부터 벽에 부딪혔다. 유통망 확보도 어려웠지만 기존 브랜드와 구별되지 않는 상품력 탓에 고스란히 재고로 남았다.
“상품을 어떻게 만드는지는 잘 몰랐지만, 어떤 상품이 잘 팔리고, 안 팔리는 것은 왜 그런지에 대해서는 판단 기준이 명확했다. 초기에는 ‘사람’에 대한 노하우가 없었기 시장을 보는 시각을 맞추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신규 브랜드이기 때문에 기존 브랜드들과는 뭔가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당시 멤버들은 50~60대를 겨냥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첫 시즌 재고는 유통업에 대한 노하우를 활용해 팔아 치웠다. 그렇지만 애초부터 넉넉치 않은 자금력 탓에 초기 3~4년은 고비의 연속이었다. 어려운 과정에서도 끝까지 신뢰해준 협력업체들에게는 지금도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있다고 한다.
“사실 어음은 회사가 무너지면 휴지 쪼가리에 불과했지만, 믿고 같이 일해준 협력업체들이 고마울 뿐이었다. 회사 규모는 적었지만 본업에 최선을 다하고, 어려운 일에 부딪혀도 피하지 않는다면 길은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했다.”
신한코리아는 지난해 수원에 물류센터를 완공했다. 물류센터에는 20여개 브랜드를 입점시킨 유통센터도 복합으로 구성했다. 또 최근에는 지금 사무실 인근에 5층 규모 빌딩을 인수하는 등 가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앞만 보고 달려온 김한철 사장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사업초기 고생했던 경험이 성장에 약이 됐으며, 그로 인해 ‘브랜드’와 ‘매장’, ‘협력업체’, ‘직원’들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10년은 브랜드에 대한 가치를 높이고, 이를 통해 새로운 사업을 창출해 소비자를 감동시킬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굳은 의지를 내비쳤다.
정인기 기자
ingi@fi.co.kr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