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시장은 톱니바퀴 전체가 잘 돌아가도록 기름칠 하는 게 내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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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순 LG패션 전무

2010-03-26 오후 4:07:41

“패션 시장은 생산, MD, 디자인, 매장이 함께 돌아가는 톱니바퀴와 같다. 디자이너를 거쳐 지난 6년간 기업 경영에 참여하면서 그 바퀴들이 맞물려 가는 것을 조금씩 배울 수 있었다. ‘이성적’인 경영과 ‘감성적’인 디자인이 다른 방을 쓰듯 떨어져 있었다면 R&D를 바탕으로 형성된 시스템에 감성을 더하는 것이 패션 산업의 새로운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김영순 LG패션 전무는 올해부터 수입 브랜드와 R&D 정보실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브랜딩이 잘 돼 있는 해외 브랜드를 수입해서 가능성을 확인한 후 라이선스 체제로 확대했다. 현재 「레오나드」 「조셉」 「바네사부르노」 「이자벨마랑」 「블루마린」 「헌터」 브랜드를 볼륨업 시키고 세컨 라인도 준비하고 있다. 최근 잡화 브랜드 「오로비앙코」도 론칭하는 등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김 전무는 LG패션이라는 대기업에서 손익을 신경 써야 하는 경영진이 되기 전 20년간 디자이너로 일해 왔다. 디자이너 출신으로 이 자리에 오기까지 한계에 부딪힌 적도 많았지만 그는 수입 브랜드를 통해 그들만의 사업 노하우를 얻을 수 있었다. 김 전무가 수입을 선택한 이유는 브랜드 고유의 ‘아이덴티티’ 때문이었다. 그는 트렌드가 지나칠 정도로 강조 되는 우리의 상황과 다르게 분명한 BI를 가지고 미래를 내다보며 기획하는 해외 브랜드의 체제가 경쟁력이라고 생각했다. 또 브랜드 정보와 소싱 능력, 기획, 네트워크 등을 배우며 R&D 역할을 하는 정보실의 중요성이 더 절실해졌다고 말한다. “디자이너는 먼저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명확해야 한다. 분명한 BI를 가진 해외 브랜드는 벌써 2011 S/S 방향이 나온 것을 볼 수 있다. 우리는 컬렉션이 끝나면 다음 방향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던 체제를 벗어나 컬렉션이 끝나면 리뷰를 하는 것으로 바꿨다. 그렇게 함으로써 점점 트렌드와 컬렉션이 들어맞게 됐다. 이런 것들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R&D 정보실이 중요하다. R&D 정보실의 소스 전달과 교육을 통해 매니지먼트 역량을 갖춘 후배 디자이너를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 전무는 또 R&D 정보실을 통해 사람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가야 한다고 말한다. 브랜드 히스토리와 아이덴티티 등을 면밀히 분석하고 그에 따른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한 데다가 감성을 더해야지만 진짜 팔릴 옷을 만들 수 있다는 게 김 전무의 지론이다. 그는 감성적인 디자이너를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패션은 시스템이 51%, 감성이 49%라고 생각한다. 감각의 반대는 시스템, 제너럴의 반대는 스페셜이 아니다. 서로 교집합 형태인 것이다. 시스템에 감각이 접목되었을 때 디자이너와 디렉터, 오너가 동시에 ‘아!’ 할 수 있는 그런 커뮤니케이션이 형성될 수 있다.” 결국 시스템과 감각이 합쳐졌을 때 트렌드를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낼 수 있고 인적, 시간, 돈 낭비를 줄여 옷이 아닌 패션을 디자인하는 디자이너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김 전무가 26년간 여성복에 있으면서 누구보다 피부로 느끼고 경험한 결실이 되었다. 이제 김 전무의 바람은 톱니바퀴와 같은 패션계에서 그 바퀴들이 잘 맞물려 돌아가도록 기름칠을 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모교인 국민대 대학원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그는 분명한 BI와 시스템을 가진 마케터형 디자이너를 양성하는 데 강한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 “지금은 근사한 작품만 만들기 보다는 진정한 마케터 디자이너가 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에게 시장 조사, 데이터 분석, 경쟁 브랜드 시장 조사 등으로 나눠서 가르치고 있는데 앞으로는 과목이 이런 식으로 세분화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오늘은 MD, 내일은 디자이너가 되게 함으로써 제대로 된 프로세스를 가르치고 싶다. 후배들이 지금 ‘당장’이 아니라 ‘내일’을 내다보는, 톱니바퀴 전체를 디자인하는 디자이너가 되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샤론 기자
ksr@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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