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 부임 이후 가장 먼저 손댄 것이 남성복 「트루젠」의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노후화된 브랜드 이미지와 스타일을 젊게 변신시켜야 한다는 거였어요. 에이지 타깃을 낮추고 콘셉을 리뉴얼해 ‘스타일리시’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 적중했지요. 그 결과 하향 곡선을 그리던 매출이 작년 하반기부터 상승세로 반전했고, 이익 목표율 역시 전년대비 2배 이상 신장하는 효과를 거두었죠.”
여성복 전문 업체 인디에프(옛 나산)의 유일한 남성복 브랜드인 「트루젠」 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규목 상무는 삼성그룹의 ‘인재사관학교’로 불리는 제일모직에서 엠비오·로가디스·빈폴 등 신사 정장 및 캐주얼·남성 캐릭터 사업부문을 두루 거친 현장 실무에 밝은 야전 사령관으로 통한다.
인디에프로 영입된 후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경영 관리 기법을 구사하는 한편, 시장 상황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스피드 경영으로 매출과 수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데 성공, 「트루젠」을 연매출 1000억원대가 넘는 인디에프 간판 브랜드로 만들기 위한 초석을 다진 주역이다.
사실 「트루젠」은 조이너스·꼼빠니아·예츠 등 여성복 위주 사업구조를 가진 인디에프에서 론칭 시점도 늦을뿐 아니라 매출 기여도면에서도 비중이 낮아, 시쳇말로 서자 취급을 받던 브랜드. 하지만 김규목 상무가 부임한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여성복 일색인 기업에서, 그것도 청일점인 남성복 사업부를 맡은 수장으로서 무슨 일부터 먼저 해야 할 지를 곰곰이 따져 봤어요. 결국 답은 하나밖에 없더군요. 한눈 팔지 않고 무조건 열심히 하는 수밖에는 달리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지요. 국내 최고를 넘어 세계적 의류수출 기업으로 우뚝 선 세아상역이 패션사업 진출을 위해 야심차게 인수한 인디에프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는 배전의 노력을 경주하는 것만이 최선이라는 판단이었어요. 2년여 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던지 고객들이 먼저 알아보고 옷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며 좋아했어요. 그래도 아직 갈 길이 멉니다. 남들보다 두 배, 세 배 노력하지 않으면 그들을 제칠 수 없어요.”
작년 가을 김 상무는 비싼 돈을 들여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히어로 이민호를 전속모델로 기용하는 모험을 감행했다.
그런 다음 이민호를 전면에 내세워 ‘스타일리시’ 콘셉에 초첨을 맞춰 상품력을 업그레이드하고 공격적으로 스타 마케팅을 펼치며 스텝 by 스텝으로 차근차근 롱런 기반을 다져나갔다.
이것이 적중한 것일까. 만년 적자에 시달리던 「트루젠」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브랜드와 매장 VMD의 리뉴얼 전략이 주효하면서 작년 하반기에 전년대비 30% 이상의 매출 신장율을 기록하더니, 올들어 1·2월에는 이익 목표치를 두 배 이상 초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여세를 몰아 올 S/S 시즌에는 ‘S+ by 트루젠’으로 명명한 신규 라인을 내놓고 내친 김에 밀어 붙이자며 또 한 번의 바람몰이에 나서고 있다.
아메리칸 클래식 스타일링을 기본으로 뉴 제너레이션을 위한 젊은 감각과 위트 넘치는 토털 캐주얼 웨어를 추구하는 ‘S+ 트루젠’ 라인은 기존의 스타일리시 수트 중심에서 한 단계 진화한 신규 야심작. 캐주얼하고 스포티한 재킷·점퍼·팬츠 등 다양한 믹스&매치 스타일로 엣지있는 멋스러움을 연출함으로써 출시하자마자 신세대 남성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메인 타깃을 20~30세로 낮춰 백화점 유통망 중심으로 전개되는 S+ 라인은, 아메리칸 클래식 스타일링 기반의 캐주얼 스타일에 구두·가방·시계 등 액세서리 라인을 보강,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진정한 의미의 미래지향 남성 토털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백화점 바이어들도 기대 이상이라는 반응을 보이며 만족해 했다는 후문이다. 그 결과 현재 롯데백화점 영등포·미아·인천·관악점 등 8곳에 ‘S+ by 트루젠’ 라인으로 단독 입점해 초반부터 선전하고 있다. 상승세를 이어 하반기엔 백화점 매장 6곳을 추가 오픈할 계획이다.
올해 가두점 포함 130개 유통망에서 600억원의 매출을 목표하고 있는 「트루젠」은 향후 3년 내 연간 1000억원대 규모의 남성복 메가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야심찬 청사진을 그려놓고 있다. 인디에프의 간판 메가브랜드 3총사로 여성복 「조이너스」 캐주얼 「테이트」에 이어 유일하게 남성복 「트루젠」이 선정된 것도 한층 업그레이드 된 상품력과 전속모델 이민호를 전면에 내세워 매 시즌 톡톡 튀는 마케팅으로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회사 관계자는 “김 상무는 지금도 주말이면 어김없이 주요 백화점과 핵심 상권들을 직접 둘러보며 꼼꼼히 고객반응을 살피면서 매장 직원들을 격려하곤 한다”며 “인간미 넘치는 성품과, 일에서 만큼은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추진력이 남달리 강해 조직원들로부터 신망이 두텁다”고 말했다.
김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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