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연주 들려주려면 나부터 여유 가져야죠”
가+
가-
한수석 너트클럽 사장

2010-02-22 오전 9:03:38

한수석 사장은 사회생활을 시작할 무렵인 1983년에 봉제사업을 시작했다. 어려움도 있었지만 일찍 시작한 덕분에 2000년대 초반에는 남부럽지 않은 재산을 축적할 만큼 성공대열에 합류했다. 당시 한 사장의 유일한 취미는 골프였는데, “평생 골프만 치고 살아도 넘칠 정도로 넉넉했다”며 너스레를 떨만큼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여유가 지나치면 화(禍)를 부르는 것일까. 골프장에서 만난 사람과 인연이 돼 「피에르발만(Pierre Balmain)」을 덜컥 출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남성 캐주얼 「너트클럽」을 전개하고 있었기에 자신감은 있었지만, 외부에서 영입한 임원에게 전권을 맡긴 탓에 두 시즌이 채 못가 50억원 가량의 자금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후에도 황 모, 김 모 등 두 명의 임원 영입과정을 통해 수업료를 톡톡히 치렀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내가 잘 모르는 사업을 다른 사람 말만 믿고 시작한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하다는 것을 알았다. 더욱이 처음 잘못 꿴 단추가 얼마나 파장이 크다는 것도 절감했다.” 절망 속에서 들려온 섹소폰 소리에 반해 벼랑에 몰린 한 사장은 2007년 초반 가평의 한 기도원을 찾았다. 마음을 안식처를 찾고자 찾아간 그는 그곳에서 가슴 속 깊숙이 전해져 오는 섹소폰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복음성가 반주로 들려오는 그 소리는 궁지에 몰린 한 사장에게 어떤 메시지와 같았다고 한다. 서울로 돌아온 한 사장은 가까운 음악학원을 찾아 섹소폰을 배우기 시작했다. 여느 악기에 비해 연주하기 어려웠지만 학창시절 음악활동을 한 덕분에 남들보다 쉽게 배울 수 있었다. 그는 고향인 여주에서 초등학교 시절을 보냈는데, 어깨너머로 꽹과리, 장구 등 국악기를 배우기도 했다. 또 중학교 때는 기타를 배워 콩쿠르에 나가 상을 받기도 할 만큼 음악에 대한 감각은 있었다 “학교 졸업 후 앞만 보고 살아온 탓에 좋아하던 악기를 연주할 여유가 없었다. 20여 년만에 다시 취미를 들인 섹소폰은 당시 유일한 낙이기도 했다. 처음에는 마음에 위안을 찾을 요량으로 제대로 연주해보고 싶은 욕심에 술과 담배도 끊어가며 배웠다.” 섹소폰은 심폐기능과 혈액순환도 좋아야 하기 때문에 연주를 하기 위해서는 건강이 뒷받침돼야 했다. 자연 건강에 신경을 쓰게 되고, 사업에 대한 집중력도 높아졌다. 사업에도 운이 따랐다. 사옥과 창고 건물이 있던 부지가 별내 신도시로 편입되면서 적지 않은 보상금을 받았다. 또 인근에 사두었던 부지에 새로 설립한 사옥도 가치가 크게 오르면서 브랜드 사업에 다시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 부실 사업 과감히 정리 「피에르발만」에 집중 한수석 사장은 먼저 효율이 낮았던 「너트클럽」 부문을 과감히 정리했다. 그리고 피에르발만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실력이 검증된 실무부서장을 영입했다. 디자인실에는 트레비스 출신의 최미선 실장을, 영업부에는 엘레강스스포츠 출신의 김휘래 차장을 영입해 가두상권 영업 비중을 확대했다. “제조업에서 시작한 이유로 품질에 대해서는 늘 자신 있었다. 최 실장이 합류하면서 여성 라인이눈에 띄게 업그레이드 됐다. 내가 좋아하는 제품보다는 ‘대리점주들이 장사를 잘 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겠다는 것에 전사력을 집중시켰다.” 2월초 현재 「피에르발만」은 60개 유통망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후 매월 4~5개 점포를 신규 오픈하고 있다. 2월에는 대구에만 3개점을 오픈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 사장은 본사 사옥 1층에 음악을 연주할 수 있는 이벤트홀을 만들었다. 평소에는 품평회와 행사장 등으로 활용되지만 지난해에는 한 사장이 후배들과 작은 연주회를 열기도 했다. 3년간 실력을 갈고 닦은 덕분에 지난해 여름에는 제주도에서 개최된 중소기업청 주관 워크숍에서 1000여명의 경영자들 앞에서 연주하기도 할 만큼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기자를 만난 당일에도 한 사장은 점심 식사 후 즉석에서 몇 곡에 연주해 보이기도 했다. “섹소폰은 스트레스를 받거나 기분이 저조하면 연주를 할 수 없다. 저기압이면 일단 소리부터 잘안 나온다. 음악은 듣는 사람에게는 마음의 위안을 줄 수 있지만, 연주할 때는 내가 컨디션이 좋고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만 좋은 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연주를 하기 위해서라도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 음악에 대한 한 사장의 이러한 소신은 경영철학에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거래처와 상담할 때도 상대방이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이면 된다고 생각했다.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아직 모든 것에 적용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모든 일을 결정하기 전에 협력업체나 대리점주 등 거래선들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고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로 「피에르발만」은 4년차를 맞는다. 이제 내부 조직은 안정됐고, 유통망도 점차 안정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다행히 「피에르발만」이 속해 있는 중저가 골프웨어 및 어덜트 캐주얼 시장은 여느 시장에 비해 안정적이다. 한 사장은 “지난 3년간 논산 훈련소에서 아주 고난도 훈련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훈련 과정이 고됐던 것만큼 지금부터는 순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변에서 기대하는 만큼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사람도 학습과 경험이 쌓여야 하듯 브랜드 사업도 적당한 업력(業力)이 필요하고 생각한다”며 올해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표시했다.

정인기 기자
ingi@fi.co.kr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메이비원(주) | 대표:황상윤 | 개인정보보호책임자:신경식
사업자등록번호:206-81-18067  | 통신판매업신고:제2016-서울강서-0922호
TEL 02)3446-7188  |  Email : info@fi.co.kr
주소 : 서울특별시 강서구 마곡중앙8로 1길 6 (마곡동 790-8) 메이비원빌딩
Copyright 2001 FashionInsight co,.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