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에서 계속>
- 최근 패션업계에서는 ‘글로벌’이 가장 큰 화두인 것 같습니다. 회장님께서 생각하시는 ‘글로벌’이란 무엇입니까
“앞서도 언급했지만 지금 우리는 패션산업은 물론이고 국가적으로 굉장히 큰 기로에 서 있습니다. 제가 줄곧 주장하는 바이지만 우리는 지금 5000년 역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는 엄청난 기회 앞에 서 있습니다. 문화, 경제, 지리적으로 우리가 많은 부분에서 이점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많은 부분에서 변화하지 않으면 이 기회를 놓치게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 산업은 제조업을 거쳐 이제 서비스 단계에 있는데 벌써 중국의 주요 기업들은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서구의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브랜드들을 사들이고 있습니다. 서구의 생산기지 노릇을 하면서 벌어들인 돈으로 서구 열강이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들어놓은 브랜드를 사들이는 전략을 택한 것이지요. 물론 제대로 운영을 할지는 미지수지만 우리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우리 기업들도 하루 빨리 브랜드 비즈니스로 전환해야 합니다. 요사이 기업가들 사이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지속성장 경영’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방법 역시 브랜드 비즈니스입니다. 브랜드 비즈니스가 글로벌 시장의 리더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전략일 겁니다.”
- 그렇다면 브랜드 비즈니스를 위해서 우리 패션기업들이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할까요
“지금 한국 패션시장이 이전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내수 시장일까요? 아닙니다. 우리가 원했든 원치 않았든 해외 브랜드의 직진출과 활성화로 인해 이미 국내 시장 자체가 글로벌시장이 되어버렸습니다. 소비자 마인드도 ‘글로벌 시민’화 되어가고 있습니다. 전 세계가 하나의 경제권으로 통합되는 과정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세계 경제 질서 재편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금융산업을 통한 자본의 비정상적인 유통을 종식시키고 새로운 형태의 제조업이 그 중심에 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그 해답이 문화와 콘텐츠에서 나올 것이라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이런 견지에서 패션 산업이 그 중심에 서야 한다는 것이 저의 지론입니다. 패션만큼 모든 문화를 아우를 수 있는 좋은 도구가 없습니다. 다양한 문화 예술계와 교류, 온라인으로 무대를 옮겨 소통하는 것 등 다방면에서 연결고리가 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소비자들이 인정할 수 있는 브랜드 가치를 만드는 것도 가능해집니다.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패션(Fashion)=문화(Culture)=뉴캐피탈(New Capital)입니다. 패션이 문화의 중심에 서서 새로운 자본을 만들어낸다는 의미입니다.”
- 긍정적으로 말씀해주셨는데 우리가 글로벌 리더로 발돋움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썩 쉽게 받아들여지지는 않습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닐겁니다. 하지만 제가 주장하는 것은 기회가 왔다는 것이지 우리가 가만히 있어도 주어진다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앞으로 3년이 중대한 고비가 될 것으로 봅니다. 최근 수년간 정부가 공을 들여온 FTA가 앞으로 3년 사이에 단계적으로 현실화됩니다. 정부에서는 FTA의 긍정적인 면을 많이 부각시켰지만 저는 밤잠을 설칠 정도로 두려운 것이 FTA입니다. 예를 들자면 우리를 보호하고 있던 거대한 둑이 한 순간에 사라진다고 할까요? 지금까지 글러브를 끼고 복싱을 했다면 앞으로는 맨주먹으로 세계의 기업과 싸워야 하는 꼴입니다. 정부와 단체에 기회 닿는 대로 요청하고 있지만 저는 국가에서 기업에 돈으로 지원하는 것보다 FTA 시대에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자생력을 키워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기업들도 자신들은 약자라는 마인드에서 벗어나 어디엔가 기대려는 습성을 버리고 일대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경쟁력을 키워야합니다.
- 끝으로 회장님과 성주그룹의 비전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일단 외형적으로는 많은 고객들이 사랑해주셔서 2009년 연매출 2200억원을 넘어섰습니다. 2010년에는 3000억원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다소 과도한 목표일지도 모르지만 지금까지의 성과가 ‘할 수 있는 것’이었다면 앞으로 목표는 우리가 ‘해야 하는 것’입니다. 말씀 드린대로 1월 26일 중국에 첫 매장을 오픈합니다. 상하이 최고 명품 거리에 「조르지오 아르마니」 바로 옆에서 경쟁할 것입니다. 기대되고 떨립니다. 지금까지 유럽과 미주 지역에서 쌓은 기반이 중국 시장 충분히 발휘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최근 저희 성주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중 가장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일이 글로벌 브랜드 전략팀을 신설한 것입니다. 좋은 인재를 많이 모셨고, 이를 통해 저 자신이 두어(Doer)에서 경영인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그리고 2011년에는 마지막 전략적 요충지인 일본에 진출할 예정입니다. 올해 마켓 테스트 차원에서 고급 편집숍에서 우선 판매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국내 패션 기업 경영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두려워 하지 마십시오. 현장에 기회가 있고 답이 있습니다. 앞으로 많은 패션 경영자분들을 해외 현장에서 만나게 될 것을 기대합니다.”
김정명 기자
kjm@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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