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질 샌더와 급작스런 결별을 하면서 내년 초 예정되었던 주식상장 계획을 연기한 프라다가 디자이너 헬무트 랑과 결별설에 휘말렸다. 투자은행의 지원으로 급박한 불은 껐지만 올해 더욱 긴축재정을 펼칠 예정인 프라다는 자금압박설이 돌 때마다 「헬무트랑」 매각설을 흘리곤 했는데, 2주 전 헬무트 랑이 프라다와 결별을 선언하면서 그가 자의로 떠나는 것인지, 혹은 프라다의 막후지휘로 물러날 수밖에 없는 상황인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업계의 소문이 무성한 가운데 헬무트 랑은 1월 16일까지만 「헬무트랑」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할 것임을 밝혀 프라다와의 결별을 공식화했고, 프라다도 이를 부인하고 있지 않아 양측의 결별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
헬무트 랑은 지난달 프라다의 긴축재정 전략에 호응해 예정되었던 남성 컬렉션을 취소하고 2005/6 가을·겨울 「헬무트랑」 여성 컬렉션 쇼에 남성 컬렉션을 섞어 소개하는 타협안을 밝히면서 패션하우스의 자존심 지키기에 안간힘을 써왔다. 그랬던 만큼 급작스런 결별 소식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패션계에서는 1월 30일로 예정되었던 캣워크 쇼와 3월 초 파리에서 진행될 여성 컬렉션 쇼가 취소되자 양측의 결별설을 조심스레 예측한 바 있다.
프라다 그룹은 1999년 패션지향적인 「헬무트랑」의 지분 51%를 인수했고, 지난해 10월 잔여 지분 49%를 추가 인수하면서 「헬무트랑」의 실질주로 등극했기 때문에 디자이너 헬무트 랑의 재계약 문제가 뜨거운 감자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 모기업 프라다의 재정압박 때문에 런어웨이 쇼까지 취소한 바 있는 「헬무트랑」은 그간 재매각설에 시달려오면서 브랜드 파워가 위축되는 아픔을 겪었고 매출까지 부진을 벗어나지 못해 위축된 상태였다. 실제로 프라다에 인수된 후부터 디자이너 질 샌더가 「헬무트랑」을 지휘할 것이라는 말이 떠돌았을 정도. 그러나 질 샌더가 다시 프라다와 결별을 선택함으로써 디자이너 헬무트 랑이 유임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나돌기도 했다.
업계 일부에서는 지난 1990년대 가장 영향력 있는 디자이너로 꼽혔던 디자이너 헬무트 랑이 질 샌더가 떠난 이 시점에 결별설을 흘린 것은 프라다와 진행해 온 협상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하지만 헬무트 랑이 확고한 결별 입장을 밝히고 있어 프라다 잔류는 물 건너간 듯.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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