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 액세서리와 사랑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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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20 오후 5:47:05

메트로섹슈얼이라는 단어가 대중화된 지금 패션에 대한 남성들의 욕구는 지극히 당연하고, 발전되어야 하고, 지속되어야 하는 사회적 정의처럼 되어버렸다. 여성들이 여권운동을 벌였던 것처럼 남성들은 그간 억눌려왔던 ‘스타일에 대한 욕구, 예뻐지고 싶은 권리’를 찾기 위해 대동단결이라도 한 듯한 분위기다. 어떤 새로운 트렌드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사회적 동조가 필수적인데 ‘패셔너블한 남성’, 적어도 ‘스타일 감각은 갖고 있는 남성’이 남녀 모두에게 어필하는 시대적 상황이 남성의 패션화를 조장하는 촉매제로 충분하다. 사회적 분위기가 남성을 패션시장으로 밀어주면서 그간 상·하의류 등 필수 아이템에 관심을 집중해 오던 남성들이 다양한 액세서리에 시선을 돌리며 본격적인 패션 탐구에 들어섰다. 벨트에 매료된 남자들 남자들이 멋 내기에 재미들린 지금, 남성용 벨트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마초가 지배하던 시절의 남성들은 그저 실용적인 목적에서 벨트를 찾았을 뿐 벨트의 소재나 컬러, 디자인에는 상대적으로 민감하지 못했다. 그러나 패션이 남성의 일상생활이 되고 예쁜 남성에 대한 남녀의 욕구가 높아진 지금, 남성들은 벨트 하나에도 자신의 패션 욕구와 개성을 표현하려는 재미를 찾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 맞춰 남성용 벨트는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해지고 화려해지고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어번아웃피터스(Urban Outfitters)」는 지난 가을 다양한 스타일의 벨트 40종과 화려한 컬러·디자인이 돋보이는 10종의 버클을 내놓았는데 단순하고 실용적인 벨트 몇 종만을 선보였던 과거와 비교해 볼 때 시대의 흐름을 새삼 느끼게 한다. 가격 또한 기존보다 높아진 것이 특징이다. 다양해지고, 스타일리시해지고 감각적인 브랜드 「에네르기(Energie)」와 「디젤(Disel)」의 경우 클래식한 프레피 벨트부터 눈에 확 띄는 카우보이 벨트, 핫 핑크 스티칭과 별 모양 커팅이 돋보이는 가죽 벨트, 징 장식이 돋보이는 화이트 벨트까지 감각적인 스타일을 계속 내놓고 있다. 지나치게 대담하다 싶을 정도의 벨트를 일부러 찾아나서는 남성들뿐 아니라 벨트를 옷처럼 매시즌 몇 개씩 구입하는 남성들이 증가한 것도 패션계가 남성 벨트에 주목하고 있는 큰 이유. 이 같은 현상은 과거 한두 개의 벨트로 시즌을 나던 남성들이 패션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액세서리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는 분석과 일치한다. 실제로 지난 2003년 미국 패션가에서 남성용 벨트·모자·지갑·스카프의 매출이 11% 증가했는데, 이 같은 수치는 남성복 각 부문 평균 매출 신장세 2%와 비교할 때 현격히 높은 수치다. 즉, 벨트가 남성들의 패션 감성을 표현하는 ‘최고의 아이템’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증거라 하겠다. 이제 남성들도 여성들처럼 벨트만 달리해서 같은 옷이라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감각을 깨우친 것. 이에 발맞춰 남성용 패션 잡지에서도 액세서리를 집중 조명하고 있는데, 모자나 신발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도 저렴한 벨트가 가장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패션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제 남성들도 벨트와 옷의 믹스 앤 매치를 실험하고 옷의 전체 분위기를 결정짓는 벨트의 속성을 즐기는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더 나아가 비니에는 어떤 벨트를 매칭하면 효과적일까, 헌팅캡에 커프스 달린 셔츠를 입어도 될까, 준보석 장식이 달린 빈티지 벨트와 퍼트림 니트 캡을 쓰면 어떨까 등 옷과 벨트의 매칭뿐 아니라 액세서리와 액세서리간의 믹스 앤 매치까지 고민하는 등 스타일에 대한 남성의 욕구가 갈수록 깊어지는 추세다. 패션에 대한 욕구가 벨트로 표현돼 재미있는 점은 젊은 남성들이 벨트에 집착하게 되면서 헐렁한 배기바지보다 타이트한 진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유인즉, 화려하고 스타일리시한 벨트가 배기바지보다는 슬림한 진에 더 잘 어울린다는 것. 이 같은 현상은 남성들의 몸매 가꾸기 바람을 더욱 부채질해 예쁜 남성들을 추구하는 트렌드를 더욱 가속시킬 전망이다. 현재 가장 인기를 끄는 남성용 벨트는 징 장식이 달린 가죽 벨트와 밀리터리 그로멧 벨트, 화려하고 대담한 컬러와 큼직한 컬러 버클이 돋보이는 카우보이 벨트, 자수가 놓인 가죽 벨트, 번쩍이는 에나멜 벨트 등 대부분 눈에 띄는 스타일로 과거 조용히 옷에 묻어가던 벨트와는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 심지어 반짝이는 스팽글 장식이 달린 네온 블루 벨트까지 등장할 정도. 반면 골드나 실버 체인 벨트는 아직까지도 부담스러워하는 남성들이 많다. 이처럼 남성들이 벨트 하나로 개성을 표현할 수 있게 되면서 문신이나 귀걸이, 액세서리에 부담을 가진 남성들이 벨트를 통해 스타일 감각을 표현하고 나서 남성 벨트 시장은 더욱더 스타일리시해지고 부산해질 전망이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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