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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15 오후 5:52:53

◇ 리얼컴퍼니 나선영 총괄기획부장 자연스러운 일이 늘 옳은 길이었다. “강하고 부드러운 것이 위에 있더군요. 생각해 보면 돌처럼 무거운 것들은 항상 아래에 있잖아요.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시간이 갈수록 자연의 섭리에 따르는 것이 성공으로 가는 정답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첫인상부터 신중함이 묻어나는 나선영 부장은 적당히 낮은 톤으로 차근차근 자신의 역할과 위치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직업적인 역할 자체는 세월이 가면서 완성됩니다. 결국, 인성을 성장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녀는 ‘자신의 위치를 아는 자만이 자신의 자리를 지켜낼 수 있다’는 진리를 삶을 통해 온전히 몸으로 체험해 온 사람처럼 보였다. 외유내강 전략으로 버티기 ‘한판’ 「매드믹스」 「니켄니쯔」 「어바웃 」 「콕스」 등 남녀 캐릭터 브랜드와 캐주얼 브랜드를 두루 거친 그녀는 「애스크」와 「도크」의 런칭 멤버로 활약해 왔다. 소재 기획과 트렌드 분석은 물론, 탁월한 조직운영 능력 등을 높이 평가받아 상품기획실과 디자인실, 소재정보실 등을 총괄하는 위치에 올랐다. 그녀의 첫 번째 브랜드인 「매드믹스」시절, 그녀는 MD와 소재 디자이너 업무를 진행했다. 그녀의 하루 일과는 판매일지를 꼼꼼히 체크하는 것에서 시작됐다. 어제 팔린 상품을 분석하고 스타일 번호를 외워댔다. 어떤 상품이 얼마나 팔렸을지가 궁금해서 제일 먼저 회사에 들어섰다. 그저 일이 즐겁기만 했다. 주말 장사를 위한 매장 지원 근무에서도 그녀의 열정은 남달랐다. 상품에 대한 정보를 모두 알려줘야 한다는 책임감에 고객에게 참 열심히 설명했다. 3년 8개월 만에 그녀는 보성의 고감도 브랜드 「니켄니쯔」로 스카우트됐다. 하이 패션 브랜드로 포지셔닝된 「니켄니쯔」는 마니아 층만을 만족시켜 준 대가로 브랜드 중단이라는 아픈 결과를 맛봐야 했다. “정들었던 팀원들과 내 의지에 상관없이 헤어져야 하는 경험을 처음으로 하게 됐습니다. 자본주의에 대한, 브랜드의 수익성 재고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을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꽤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이후 그녀는 「루 그레이애터」로 자리를 옮겼다. 이곳에서 팀장을 맡으면서 그녀는 리더십에 대한 경험을 쌓았다. 패션산업의 생리적 특성상 감성을 정면에 내세워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감성에 충실하다 보면 상대적으로 수치와 수익성 측면이 약해지게 마련이지만, 나 부장은 그 동안의 경험을 거름삼아 ‘외유내강’형 인재로 성장해 왔다. ‘소비자 만족’, 겸손함에서 얻어진다 “「애스크」는 중저가 캐주얼이야!”라는 나 부장의 설명에 대뜸 남편은, “일반인들은 5만원 짜리 티셔츠도 비싸다고 생각해”라며 핀잔을 준다. “제가 디자이너의 마인드로 저만큼 성큼 나가 있다가도 남편과의 대화로 제자리를 잡곤 합니다.” 대기업 IT계열 연구원인 남편이 나 부장의 비밀 무기이다. 그녀는, “트렌드는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과학적인 이유가 있고, 데이터가 존재하며, 소비자는 늘 힌트를 던져줍니다”라며, 소비자 눈높이에서 생각하는, 깨어있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일깨웠다. 결혼과 출산을 이유로 잠시 손을 놓았던 그녀는 에프앤에프의 「어바웃」을 그녀의 새 둥지로 삼았다. “「어바웃」은 남성복 시장에서 눈에 띄게 뛰어난 감도를 자랑하는 브랜드였습니다. 이것이 가능했던 까닭은 남성복에 여성복 시스템을 도입했기 때문입니다.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이곳에서 현재 리얼컴퍼니의 김성민 사장과의 질긴 인연이 시작됐다. 김성민 사장이 「콕스」로 자리를 옮기면서 그녀 역시 「콕스」로 자리를 옮겼다. “캐주얼인 줄 알았으면 사실 많이 망설였을 거예요. 당시 김 사장의 거짓말 아닌 거짓말에 결심이 섰습니다”라며 흐뭇한 과거를 회상했다. 당시 김 사장은, “「콕스」는 캐릭터 브랜드야. 단지 물량을 많이 만들 뿐이야”라며 그녀를 설득했단다. 사실 「콕스」의 성공은 캐주얼 브랜드에 캐릭터 시스템을 도입해 이뤄졌다. 이쯤 되면 김 사장의 말은 진실이었던 셈이다. ‘스포츠정신’으로 경쟁력 높인다 2005년 나 부장의 작은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지난달 10일 디자인실장에서 「애스크」 「도크」의 총괄기획부장을 맡게 된 것이다. 그녀는 최근 리얼컴퍼니의 신규 브랜드인 「도크」에 집중하고 있다. ‘목적과 결과는 승리를 위해 싸우는 것이지만, 수단과 방법은 정당하게’라는 스포츠 정신을 일관하며 살아온 그녀로서는 「도크」에 맘이 절로 가는 게 자연스럽다. 그녀는 그 동안 인연을 맺어온 협력업체와의 건강한 윈윈 전략을 바탕으로 현재까지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트렌드와 퀄리티가 뛰어난 캐릭터 협력업체들을 흡수해 「애스크」 「도크」의 탄탄한 경쟁

김지영 기자
kjy@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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