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이 황당한 상황에 처했다. 디자이너 지미추와의 콜레보레이션 라인이 뜨거운 반응을 얻은 것과는 반대로 10월 매출은 -3% 하락한 것. 이 같은 결과는 스칸디나비아, 일부 유럽, 아시아 시장이 만족스런 결과를 얻은 반면 프랑스, 스페인, 유럽 등의 매출이 약세를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칼라거펠트를 시작으로 스텔라매카트니, 빅터앤롤프, 로베르토까발리, 매슈윌리엄슨으로 이어진 H&M+디자이너 한정본 라인은 늘 여성들을 안달나게 만들며 매출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이번 역시 새벽 5시부터 H&M 매장 밖에서 지미추 콜레보레이션 라인을 구입하기 위한 여성들의 줄이 늘어섰고, 지미추 글래디에이터 힐, 수에드부츠, 지브라프린트 백, 슈즈 등은 매진 상태를 이뤘다.
또한 지미추 + H&M 남성복 컬렉션도 호평을 받아 매출 구축에 긍정적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문제는 하이엔드 디자이너와 제휴한 리미티드 에디션은 매진 사례를 이뤘지만 H&M 자체 머천다이징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이 지적해온 디자이너 콜레보레이션의 부작용 -일시적 매출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하이스트리트 업체 자체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우려를 낳는 상황이다.
사실 H&M 매장에 늘어섰던 여성들은 H&M이 아니라 지미추의 네임밸류를 즐기기 위해 매장을 찾은 것으로, H&M의 충실한 고객이 되기에는 부족한 상황. 따라서 할리우드 셀러브리티의 머스트해브 아이템인 지미추 스텔레토와 샌들을 50달러 정도에 살 수 있는 H&M과, H&M 자체 아이템을 50달러 주고 구입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H&M의 매출 부진이 불황으로 소비가 위축된 면도 있지만 하이엔드 디자이너들의 ‘매스마켓 통로’에 의존하는 듯한 H&M의 전략이 슬슬 식상함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일각에서 디자이너와 하이스트리트 리테일러의 제휴의 실질적 승자는 대중에게 인지도를 높이고 짭짤한 수입을 ‘손쉽게’ 얻을 수 있는 디자이너라고 단언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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