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생로랑’ 파워맨 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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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15 오후 2:55:39

심기일전한 ‘이브생로랑(Yves Saint Laurent)’의 분위기가 디자인에 영향을 미친 것일까? 대다수의 패션하우스들이 편안한 스타일을 전진배치한 데 반해 디자이너 스테파니 필라티는 권력자의 스타일―정치가, 혹은 CEO―의 느낌이 담긴 베이직한 스타일로 2005∼2006 파리 남성 가을·겨울 컬렉션 무대를 채웠다. ‘이브생로랑’의 탑 디자이너로 우려를 기대로 바꾸는 데 성공한 필라티는 두 번째 무대에서 회색과 차콜 컬러의 핀스트라이프 투버튼·쓰리버튼 수트로 대변되는 파워 룩 베이직을 내세웠는데, 신체의 선을 잘 살리고 잘 피트되는, 선이 선명하고 파워풀한 이미지를 전달했다는 평. 특히 다른 디자이너들이 선보인 수트보다 좀더 긴 상의와 슬림한 실루엣, 살짝 덧올려 각이 잡힌 어깨선, 넓은 라펠은 당당하고 자신만만한 남성미를 표출하고 구두를 살짝 덮는 길이에 커프스단이 달린 바지는 복고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또한 중성조 컬러의 벨벳 블레이저, 짙은 가지빛·오닉스 컬러의 모헤어 더플 코트, 양가죽 재킷, ‘이브생로랑’ 에쁠렛이 새겨진 피 코트, 마이크로파이버 트렌츠 코트 등은 고급스럽되 지나치지 않은 품격을 드러낸다. 전체적으로 적당한 복고풍과 적당한 디자인 감성이 믹스된 느낌으로 스타일 선택폭이 좀더 다양해진 듯. 2005∼2006 가을·겨울 남성복은 편안하고 감성적이며, ‘이브생로랑’을 제외한 패션하우스들은 어깨선을 강조하지 않은 쇼트 재킷과 발목까지 닿는 긴 스트레이트 팬츠 혹은 수퍼와이드 팬츠나 골반 팬츠 등 편안한 스트리트웨어 풍 디자인을 선보여 좀더 편안하고 스타일리시한 남성 트렌드를 제시했다. 특히 플레이드·체크·스키니 스트라이프 패턴과 트위드·헤링본 소재가 많이 등장하고 다양한 패브릭을 믹스앤매치시키는 경향이 높아 편안하되 스타일리시한 감성이 강화되는 분위기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한 영화 <애비에이터>의 보머 재킷의 사촌격이라 할 만한 허리까지 오는 애비에이터 재킷과 벨벳 트라우저, 트렌치 코트도 다시 부활의 신호탄을 올렸다. 여기에 몇 년 동안 줄기차게 인기를 누려온 카고 팬츠가 좀더 넓고 납작해진 포켓을 줄줄이 달고 등장해 활동성과 스타일이 남성 트렌드의 중요한 주제임을 다시금 강조했다. 그런 만큼 밀리터리 룩도 화려한 부활을 선언해 가죽 프록코트, 긴 뒷트임이 돋보이는 코트와 재킷이 자주 눈에 띤다. 감각적인 디자이너 존 갈리아노는 사냥용품이나 기수, 혹은 크리켓 선수들의 의상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듯 패드를 잔뜩 넣은 오버코트와 오버사이즈 재킷, 팬츠를 내놓아 튀는 감성을 자랑했고 장 폴 고띠에는 컬러와 커프스를 가죽으로 파이팅한 네이비 컬러의 울 플래널 세일러 피 코트를 통해 현실적인 스타일 감각을 살렸다. 여기에 울 소재의 아이젠하워 재킷+스트라이프 셔츠+커프스단과 요크 주름이 돋보이는 와이드 팬츠를 통해 복고적 신사의 매력을 도입한 것도 특징. 럭셔리 하우스 ‘루이비통(Louis Vuitton)’은 감각적인 스트리트 스타일에 고급 소재와 디자인 감성을 더한 포니 카 코트와 타조가죽 재킷, 캐시미어 트롤리안 재킷, 자수를 넣은 캐시미어·벨벳 코트를 통해 고급스러운 남성미를 표현했다. 그렇지만 전체적인 커팅은 캐주얼한 기조를 따라 ‘편안함’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 2005∼2006 가을·겨울 시즌 분위기에 합류하고 있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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