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전통의 대표적인 구두 전문기업 에스콰이아가 새로운 변화를 맞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7월 H&Q PE가 이범 회장의 지분 100%를 인수하면서 변화가 예고됐으며, 이후 3개월 동안 효율화에 맞춰 조직을 재정비하고 차별화 전략을 찾는 등 바쁜 행보를 보내고 있다.
이 같은 최근 에스콰이아의 변화는 조원익 사장이 리드하고 있다. 그는 LG생활건강 출신으로서 패션업은 경험이 없어 생소하다면서도 ‘제3의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더 냉철하게 볼 수 있다는 논리를 폈다. “지금도 비슷하지만 처음 백화점 구두 매장을 나갔을 때는 그 브랜드가 그 브랜드처럼 보여 구별이 잘 안됐다. 이 업계에 종사한 사람들은 차이를 느끼겠지만, 소비자들은 느끼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
변화를 시작한 만큼 확실한 차별화가 안되면 의미가 없다는 것이 조 사장의 생각이었다. “첨단기술의 발달로 제품력만으로 차별화 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특히 패션상품이나 화장품 등 소비재는 어떻게 차별화된 이미지를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느냐가 핵심이다. 제품력은 기본이고, 그 외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찾아야 한다.”
조 사장이 가장 우선 과제로 삼은 것은 ‘브랜드 파워 업’과 ‘브랜드별 색깔찾기’다.
“「에스콰이아」는 패셔너블한 구두, 「영에이지」는 편안한 캐주얼, 「미스미스터」는 합리적인 가격의 실용적인 구두 등 브랜드별 내세우는 컨셉은 이를 소비자들에게 명확하게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현재 가진 브랜드별 가치를 리빌딩 함으로써 파워와 색깔을 동시에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에스콰이아는 최근 조직도 새롭게 개편했다. 구두와 핸드백을 중심으로 특성을 살렸으며, 브랜드별 성과를 강화하기 위해 브랜드 매니저(BM)들의 위상을 높였다. 또 디자이너와 마케팅 부문에 힘을 실었다.
“패션기업의 근간은 디자인과 마케팅이다. 또 이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미래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디자이너들도 성과가 좋으면 임원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고, 히트 상품에 대해서는 성과급을 지급할 방침이다. 5~10년 뒤 이들이 회사의 중추라는 생각으로 이들에게 투자할 계획이다.”
브랜드 파워로 소비자 선택 받겠다
‘구두상품권’은 제화업계 아킬레스 건이다. 과거 급성장의 1등 공신이었지만, 최근 상품권 수요가 줄어들고 백화점 상품권 등에 비해 매력이 떨어져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 에스콰이아는 이미 수 년 전부터 상품권 비중을 줄이고 있지만 이 문제는 여전히 예민하다.
“상품권 수요는 앞으로도 더 줄어들 것이다. 기업의 미래를 생각할 때 상품권 비중을 줄이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에 앞서 대안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 상품력과 브랜드파워만으로도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드는데 전사력을 집중할 것이다.”
국내 구두 시장의 라이프 사이클을 묻는 질문에 조 사장은 마케팅 전문가답게 ‘성숙시장에서도 늘 성장시장은 존재하며, 어떻게 소비자의 니즈를 찾아내 블루오션을 만드느냐가 중요하다’는 논리를 폈다.
“댕기머리가 ‘한방’이란 키워드로 신시장을 찾았듯이 최근 워킹 구두 및 워킹 운동화의 성공사례는 성숙시장에서 가능성을 반증해 주고 있다. 국내 구두시장 역시 기존 업체들에게는 성숙 내지 블루오션으로 느껴지겠지만, 제3의 시각으로 고민하면 얼마든지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 수 있다.”
조 사장은 ‘구두시장 희망론’을 말하며 몇 가지 논리를 덧붙였다.
“기능성 신발시장의 성장은 이미 기존 시장의 판도를 바꿔 놓았다. 또 구두를 패션 아이템으로 생각하기 시작한 소비자들의 변화도 희망적이다. 냉장고와 TV 등 가전은 기껏 한 두 개지만 신발은 정장과 캐주얼 등 착장에 따라 다양한 신발을 구비하는 것이 추세이기 때문에 그 만큼 시장 규모도 커질 것이다. 벨트와 가방 등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제3의 시각으로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조원익 사장의 행보와 신시장에 대한 확신으로 꿈틀거리고 있는 에스콰이아의 미래 모습이 기대된다.
△ 조원익 사장은…
조원익 사장은 LG생활건강에서 마케팅을 담당했다. 매킨지컨설팅과 공동작업한 것이 인연이 돼 마케팅 전문가로 10여년간 일했으며, 이후 현장 영업과 생산공장장 등 업무 전반을 경험했다. 그는 <실패한 마케팅에서 배우는 12가지 교훈>이란 책을 직접 집필하는 등 이론과 실전을 모두 갖추고 있다. 요즘도 주말이면 백화점 매장을 다니며 시장을 살피고 있으며, 매주 목요일은 무조건 현장근무를 원칙으로 할 만큼 현장을 중시한다.
소비자들의 니즈와 시장흐름을 알아야 시장에서 도태되지 않고 끊임없이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 조 사장의 경영지론이다.
정인기 기자
ingi@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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