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패션업계의 핫 이슈는 ‘글로벌 브랜드 프로젝트(Grobal Brand Project)’다.
「갭」 「자라」 「유니클로」 등 해외 유력 브랜드의 파상공세로 사면초가에 빠진 현 상황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욱이 이번 프로젝트는 정부에서 팔을 걷어붙였고, 주요 패션업체들이 여기에 호응함으로써 ‘정부-기업’의 새로운 컨소시엄 모델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실 그 동안 패션업을 바라보는 정부의 시각은 소극적이었다. 업종 분류 또한 섬유산업의 연장선상으로 바라보거나, 몇몇 디자이너들만 거론되는 소규모 시장으로 치부해 왔다.
하지만 최근 전세계적으로 ‘패스트(Fast) 패션 브랜드’들이 수 십 조원에 이르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단순 제조업 차원이 아닌 국가 이미지를 좌우하는 성장 유망산업으로 부각됨에 따라 우리 정부에서도 글로벌 브랜드 만들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이다.
최근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정재훈 지식경제부 국장으로부터 추진 배경과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정 국장은 지경부 주력산업정책관을 맡고 있으며, 섬유·패션 관련 산업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패션산업을 바라보는 정부의 시각이 많이 바뀐 것 같다.
‘글로벌 브랜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배경과 의미는
“이탈리아,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은 패션산업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인식했으며,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 효과까지 누리고 있다. 우리나라도 기존 제조업 개념이 아닌 제조업과 서비스업 개념을 믹스한 ‘지식기반화 산업’으로 인식을 전환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자 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패션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모멘텀(momentum)이 될 것이며, 대상 기업으로 선정된 12개 기업 경영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같이 고민해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글로벌 브랜드는 ‘몇 개를 만들겠다’는 식의 숫자가 아닌 ‘상징적 가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브랜드라도 글로벌 마켓에서 인정받을 수 있을 때 가치가 만들어질 것이다.”
최근 세계 패션시장 흐름은 「자라」 「H&M」 「유니클로」 등 이른바 패스트(fast) 패션 브랜드를 중심으로 급변하고 있다. 한국 패션산업이 가진 핵심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최근 전세계 패션시장이 과거 럭셔리 시장 중심에서 패스트 패션 중심으로 중심축이 움직이고 있다. 한국은 △유행에 민감한 소비자들과 △빠른 트렌드 변화에 대한 기업의 대응력 △소재와 봉제기반 등 3박자를 갖추고 있다. 이를 잘 활용한다면 최소 세 개 이상의 글로벌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고 자신한다. 더욱이 세계 최대 규모의 소비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는 중국시장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나라만 가지고 있는 ‘한류(韓流)’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우리가 가진 강점을 최대한 살리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앞서 언급한 기업들의 강점에 글로벌 마케팅, 핵심인재 육성, 자본유치 등 개별기업이 하기 어려운 부분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국내 패션업체들의 실력은 어느 정도인가
“한때 국내 패션시장의 중심이었던 디자이너 브랜드들은 지금 갈 곳이 없다. 이는 기업이 한정된 시장과 고객을 바라본다면, 백화점의 판매전략 변경이나 소비자들의 취향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특정 고객이 아닌 글로벌 고객들의 취향에 맞는 브랜드를 만들어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랜드」 「스코필드」 등 몇몇 브랜드가 중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사례를 보더라도 이미 국내 패션기업의 실력은 상당하다고 평가된다.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시장점유율을 늘려나간다면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패션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책은
“사실 지금까지 정부의 패션산업에 대한 지원책은 소극적이었다. 그나마 서울시와 대구시 등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해온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 정부는 행사 위주보다는 ‘콘텐츠 중심’으로 지원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도 이러한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배경에서 출발했다. 패션업에 대한 정부 지원금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산업 특성도 감안해야 한다. 조선과 자동차 등은 2만~2만5000개에 이르는 부품으로 이뤄져 있고, 설비 투자 부문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패션산업은 핵심인력 양성과 R&D 부문 투자 등 순수 사업예산으로 배정돼 있다. 그러나 패션산업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점차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사실 그간 정부의 패션산업을 보는 시각이 지나치게 업스트림(Up-Stream), 즉 섬유 소재업 중심이었다. 그러나 선진국 사례를 보더라도 소비자 접점인 패션업을 강화해야 전체 시장 파이를 키울 뿐만 아니라 섬유 소재산업도 성장시킬 수 있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일반적으로 여타 업종은 대기업이 세트 메이커 역할이고, 중소기업이 이를 서포트하고 있다. 그러나 섬유·패션업종은 대기업이 소재를 맡고, 상대적으로 규모가 영세한 패션업체가 세트 메이커 역할을 맡고 있다. 이는 국내 산업 발전 흐름과 관련된 상황이지만, 섬유산업 스트림 협력사업 등을 통해 선순환적인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패션을 중심으로 ‘새로운 밸류 체인(Value chain)’이 만들어 질 수 있도록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번 프로젝트 또한 그 일환이다. 섬유산업은 신소재 개발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일으킬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끝으로 글로벌 브랜드 프로젝트 이후 국내 패션산업의 발전방향에 대한 견해는
“글로벌 브랜드 프로젝트는 해외시장 진출을 통한 글로벌 브랜드를 육성하는 것뿐만 아니라 한국 패션산업의 ‘글로벌화’를 꾀한다는 근본적인 목적에 기반을 둔 사업이다.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의 패러다임과 글로벌 소비자들의 변화를 공유할 수 있는 지원사업들을 통해 한국 패션산업의 밸류 체인별 프로세스를 글로벌 수준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싶다. 이를 위해서는 의지와 실력을 갖춘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이 필요하다.”
정인기 기자
ingi@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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