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국내 패션 잡화 시장에도 변화의 움직임이 느껴지고 있습니다. 트렌드에 너무 앞서지 않으면서 뒤처지지 않는 적절한 타이밍을 맞춰 가면서 소비자들의 니즈를 만족시키는 상품을 선보이겠습니다.”
패션 잡화 전문 기업 주영의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는 정원구 부장은 ‘현장중심’의 마케터다. 1주일에 한 번씩은 백화점 매장 라운딩을 돌고, 시장조사를 위한 해외 출장시에도 잡화 브랜드 매장은 물론 패션 피플들이 모이는 거리 구석구석을 빠짐없이 둘러 본다.
해외 패션 스트리트 곳곳을 돌아 다닐 때는 명품 브랜드들이 즐비한 매장 보다는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 소규모 매장도 일일이 찾아 다니며 매장 구성을 위한 아이디어를 얻는다. 특히 이탈리아 밀라노의 ‘브레라’ 거리는 정 부장에게는 사막의 ‘오아시스’ 와도 같은 곳이다.
수년 전 이탈리아의 밀라노 첫 출장 길에서 빡빡히 짜여진 출장 스케줄과 찌는 듯한 더위는 심신을 힘들게 했고 지저분한 거리, 패셔너블한 사람들 보다는 관광객이 더 많아 보이는 밀라노 시내는 그에게 적잖은 실망감을 안겨 주었다. 다음 출장지인 파리로 하루라도 빨리 떠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고 한다.
그날 저녁 정 부장은 지친 몸을 이끌고 밀라노의 한 예술 대학이 있는 브레라 거리에서 저마다 색다른 콘셉트를 가진 아기자기한 매장들을 보며 그 동안의 실망감은 한 순간에 사라지고 “아! 이게 이탈리아 이구나…”를 연발하게 되었다고 한다. 주영이 야심차게 전개하고 있는 잡화 전문 편집샵 「브레라」의 네이밍과 브랜드 콘셉트는 이렇게 탄생했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은 게 없었다”고 말했다. 잡화 전문 편집샵 「브레라」는 올해 론칭 5년차를 맞고 있다. 10여개 해외 브랜드와 자체 제작한 상품들의 판매가 늘어나면서 「브레라」의 브랜드 가치도 상승하고 있다.
정 부장은 “요즈음 거리에서 저희 「브레라」 가방이 심심찮게 보이기 시작해 보람을 느끼고 있다”며 “흔들리지 않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면서 트렌드 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카멜레온 같은 브랜드를 만들어 향후 「브레라」가 잡화브랜드의 인큐베이팅을 하는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브레라」는 신세계 강남점에서 월 7000~8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일부 아이템은 시즌 오프 전에 완판되는 등 잡화 전문 편집매장의 가능성을 인정 받고 있다. 매출이 늘어나면서 상품 관리는 물론 고객 관리에도 적극적이다. 특히 론칭 이후 지금까지 단 한번도 고객 클레임이 없을 만큼 상품 관리에 철저하다.
정 부장은 “연 매출이 큰 브랜드 보다는 명확한 브랜드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한 알찬 브랜드를 전개할 방침”이라며 “「브레라」의 리포지셔닝을 위해 지속적인 상품력 강화를 통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준 기자
donzuna@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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