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몰이 올해 1분기 두 자릿 수 신장을 기록하고 있다. 더욱이 잡화 부문은 4월 한달 매출만 전년동기대비 70% 상승을 기록했으며 올해 1월이래 상승 곡선이다. 이는 하루아침에 일어난 일이 아니다. 지난 2년간 김은진 상무를 주축으로 ‘고객과 브랜드가 진정 무엇을 원하는가’에 대한 고민과 피나는 노력의 결실이기 때문이다.
CJ몰의 전략 사령관인 김 상무는 2007년 하반기에 CJ몰에 합류, 전략마케팅 책임자로 상품전략부터 수익모델 개발까지 담당해왔다. 맥킨지컨설팅의 전략컨설턴트 출신인 김 상무는 무엇이든 결과를 보기 전에 그 원인과 과정에 중심을 둔다. “눈 앞의 매출에 기뻐하기 보다 왜 특정 상품이 그 시기에 잘 팔렸는지, 방문자 체류시간이 길어진 것보다는 즐기느라 오래있었는지 원하는 걸 찾기 힘들어서 괴로워했는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온라인 쇼핑몰업계의 가장 큰 과제이기도 하다.
김 상무는 “과거에는 상품과 가격만 좋으면 고객이 절로 왔지만 시장 포화 상태인 지금은 이야기가 다르다”고 말했다. 편리하고 가격이 저렴한 것 외에 쇼핑몰만의 색깔과 가치가 있어야 고객이 특정 몰을 지속적으로 찾는다는 것이다.
고객의 마음 속 파고 들어야
이에 CJ몰은 ‘고객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 라이프스타일과 향후 스케줄을 미리 읽고 적절한 때 가장 필요한 정보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것’을 소명으로 여긴다. CJ몰에는 10여명으로 구성된 ‘고객 인사이트’ 팀이 고객 마음을 읽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
예를 들어 결혼이라는 테마에 있어서 예비 부부가 진정으로 원하는 정보와 품목부터 현재 기혼 커플이 과거에 장만한 혼수 물건 중 가장 유용하게 쓴 것은 무엇이 있었는지, 친지로부터 선물로 받고 싶은 건 무엇인지 등 세세하게 조사, 분석하여 이를 토대로 이벤트를 기획하고 이에 맞는 제품과 업체를 선정해 구성하여 제안했다.
이달 11일부터는 ‘켈리 오’라는 가상 인물을 설정, 매주 월요일마다 다양한 가격대의 새로운 패션스타일을 제안하고 고객과 스토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는 고객이 원하는 것은 상품 나열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쉽고 빠르게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김 상무는 “고객과 브랜드를 중심으로 생각하면 자연스레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 보인다”고 강조했다.
기존 유통업계는 눈 앞의 매출에만 혈안 된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앞으로의 유통은 브랜드에 내제된 가치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는 게 김 상무의 견해다. 김 상무는 “온라인에서는 실시간으로 고객의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반응을 확인할 수 있어 왜 고객이 특정 브랜드를 선호하는 지와 그 가치에 집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온라인에서 지속적으로 고정고객을 만드는 브랜드는 이를 제안하는 쇼핑몰과 제조업체, 서비스 업체를 함께 발전시키며 나아가 고객의 라이프스타일까지 만들어가는 무한한 가치를 창조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트렌드와 고객 니즈에 빨리 반응하고 대처해야 하는 온라인의 특성상 쉼 없는 변신과 개발은 필수이며 쇼핑몰·브랜드·고객이 소통하며 만들어가는 스토리는 앞으로 브랜드가 나아갈 미래이기도 하다. 백화점에 입점해야 브랜드의 가치가 빛난다고 생각하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고객의 신뢰를 쌓으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극대화하면 고객이 먼저 알아보고 상품을 구매하는 시대다.
온라인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창
김 상무는 “아직 많은 오프라인 브랜드가 온라인은 브랜드 가치를 하락시킨다고 오해하고 있다”말했다. 이는 초기에서나 볼 수 있던 고객 유치를 위한 단계였을 뿐은 지금은 다르다는 것이다. 쇼핑몰 순위만 살펴봐도 상위 랭킹 몰이 가격 때문에 인기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그녀는 오히려 “월 80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쇼핑몰에서 브랜드 노출은 단지 판매를 위한 창이 아닌 살아있는 플랫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CJ몰은 엄격한 감사를 통한 깨끗한 비즈니스를 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어떤 담당자든 업체와는 차 한잔마저 함께하기 어렵다. 이는 처음에는 더뎌 보이지만 신뢰와 효율을 극대화시켜 업체와 CJ몰이 지속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MD들도 자신이 그 분야의 사장이라는 생각을 갖고 책임감과 보람, 긍지를 느끼도록 독려한다. 모든 MD가 월 2회의 회계교육과 월 1회 타 회사 성공 사례를 공유하며 경영 감각을 키워나가고 있는 것이다.
김 상무는 앞으로의 유통은 점점 더 온라인 중심으로 이동하고, 예상치 못한 아이템이 온라인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그 대표적 예가 구두다. 처음에 구두가 온라인에 등장했을 때 많은 이들이 신어보지도 않은 신발을 어떻게 구매할까 비웃었지만 현재 구두는 가장 큰 신장률을 보이는 아이템 중 하나다. CJ몰에서도 인기 브랜드는 1분기 매출이 전년비 200% 신장했고 아예 온라인에서만 전개하는 브랜드도 늘고 있다.
김상무는 “일하는 여성과 시간에 쫓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온라인 시장 규모는 지금보다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의 한계점으로 지적됐던 실물과 다른 이미지·결제와 보안·배송 속도 등이 기술 발달로 개선되면서 더 편리하고 정확한 유통으로 거듭날 것이라는게 그녀의 논리다.
대신 쇼핑몰은 고유 아이덴티티를 강화하며 차별화된 콘텐츠로 승부해야 할 것으로 지적했다. CJ몰은 강점인 엔터테인먼트부터 음식에 이르는 인프라를 이용해 차세대 몰로 진화해갈 예정이다. 스스로 여러가지 품목을 직접 구매해 모니터링하고 이를 다시 반영시키는 김 상무와 마법 상자같은 CJ몰이 앞으로 들려줄 놀라운 이야기가 기대된다.
최의정 기자
cej@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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