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회는 잘 차려놓고 소비자를 찾는 백화점과 마찬가지로 주문할 바이어를 찾는 곳입니다. 리스크가 있지만 가장 공격적인 마케팅 수단이죠.”
21년 세월을 독일 전시회와 함께 한 박정미 라인메쎄 이사를 한남동 본사에서 만나 ‘전시회론’을 들었다. 박 이사가 처음 업무를 시작할 때 4개 업체에 불과하던 국내 참가 업체가 이제는 한 해 300~400개 업체에 이르고 있다.
“전문화된 전시회에서는 전 세계 제조업체가 한 자리에 모여 거짓 없는 승부를 겨룬다”면서 “참가 업체가 경쟁력이 있다면 제품을 팔게 되고, 경쟁력이 없다면 소중한 정보를 입수하게 된다”고 박 이사는 말했다.
지난 2005년 4월 한독상공회에서 분리된 라인메쎄는 쾰른을 비롯한 독일에서 열리는 100여개 전시회를 국내에 홍보하고 참가사와 관람객 유치에 특화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라인메쎄는 오는 4월 21일부터 24일까지 독일 쾰른에서 열릴 국제 봉제 기계 및 가공 기술 전시회 ‘IMB 2009’의 한국대표부 역할을 맡아 국내 참가 업체를 유치했고 이들 업체를 지원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전 세계 700개 업체가 3300부스(30,000㎡) 규모로 참가하며, 일반인은 출입이 제한된 가운데 실질적인 바이어만 2만5000명이 방문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썬스타 등 12개 업체가 참가를 확정했다. 이번 IMB 한국관 구성에 우리 정부도 50%를 지원했다.
그러나 독일 정부의 지원 시스템은 더 앞서있다. 특히 독일관 부스는 세계 어느 전시회에 나가더라도 통일된 이미지를 보여줘 세계 모든 바이어에게 이를 각인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섬유 기계 전시회에는 국내 수입 업체와 함께 제조 업체가 참관하는 경우와 국내보다는 해외 생산 기지에 근무하는 직원이 참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박 이사는 “사용자가 전시회를 방문해 직접 살펴 보아야 적합한 솔루션이 나온다”면서 “섬유 대국이라는 한국 업체들의 해외 전시회 참관이 적은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IMB 섬유기계 전시회는 의류용 설비 위주에서 점차 자동차용 섬유 제품·텐트 등 레저용품·소파 시트 등 기능성 섬유 제품을 만드는 기종으로 전시품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해외 전시회에 참가할 때 경쟁 업체들이 카피하지 않을까 두려워하지만, 중국 등이 짝퉁 제품을 만들어 내는 데 유럽 업체들은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면서 “이를 모방하기 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므로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면 충분히 따돌릴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박 이사는 설명했다.
국내 업체들도 이제는 ‘따돌릴 시간’을 벌 수 있는 아이템인지 스스로 점검해 업그레이드 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한편 기술 수준이 낮다며 해외 전시회 참가를 기피하는 업체들에게 “소나타나 티코가 함께 해외에서 팔리듯, 모두가 첨단 제품만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므로 다양한 국내업체들이 전시회 참가에 적극성을 가져야 한다”며 박 이사는 환한 웃음을 보였다.
김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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