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산업 위상 걸맞게 패러다임 새롭게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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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9주년 특별 인터뷰

2009-01-23 오후 2:39:53


원대연 한국패션협회 회장
원대연 회장은 지난해 연말 ‘코리아 패션 어워드’ 시상식에서 “세상이 우리처럼 말랑말랑한 두뇌를 가진 사람들을 원하고 있다”는 말로 패션 산업의 변화된 위상을 강조하며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선진화됨에 따라 의류뿐 아니라 먹고, 잠 자는 의식주 모든 측면에서 풍요와 멋을 요구하고 있다”며 “패션업이 대표적인 컬처 산업이 될 수 있도록 패션 업계 종사자들부터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질적 사고로 새로운 가치 찾을 때

원 회장은 외부 환경도 많이 바뀐 만큼 업계 종사자들도 양적 사고가 아닌 질적 사고로 접근해야한다고 역설했다.

“많이 만들고, 많이 판매하는 양적 경영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제는 멋과 이미지를 판매해야 한다. 경기가 침체되고 당장 눈앞에 이익이 보이지 않는다고 외면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에서 브랜드의 이미지를 만들어 가야 한다. 경기 좋다고 허겁지겁 투자하고, 침체되면 무조건 위축하는 방식으로는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 멀리 보고 고객들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에 따라 가치를 제공하는 질적 사고가 절대로 필요하다.”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은 이미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는데, 패션 업계 종사자들은 아직도 과거의 소비자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옷이라는 범주 외에도 음식과 주거환경, 놀이문화 등에서도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아볼 수도 있는데 시야가 지나치게 한정돼 있다는 것이 원 회장의 생각이다.

이러한 변화된 시장환경을 느끼고, 대응하기 위해선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를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패션계 ‘스타’ 배출해 이미지 업그레이드 해야

원 회장은 패션 업계도 박세리, 김연아와 같은 세계적인 스타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제일모직 대표이사 재임시 박세리를 후원해 오늘날 박세리를 만든 공로자이기도 하다.

“앙드레김, 이상봉과 같은 유명 디자이너는 패션 업계뿐만 아니라 전자, 건축 등 다양한 산업에서 서로 모셔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사회 전반적인 부문에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우리 패션 업계에는 외부의 기대만큼 폭넓은 인적 인프라를 갖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디자인 펀드나 비록 중단됐지만 월드디자이너 육성책 등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는 것이 원 회장의 주장이다.

“기성 세대 외에도 이미 미국, 유럽, 일본 등 세계 각지에는 많은 교포 2, 3세와 유학생이 실력을 뽐내고 있다. 이제 국내에서 성공한 기업들이 앞장서서 이들을 선발, 육성해야 한다. 제2, 제3의 디자인 펀드가 나올 때 한국의 패션은 발전할 것이다.”

원 회장은 “디자이너들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문화적 교류를 통한 컬처 모티베이션이 선행돼야 한다. 최근 한국의 김치가 세계인의 입맛을 파고드는 것도 한국의 경제력이 올라가고, 한국의 문화가 전파되면서 가능해졌다”며 “이러한 취지에서 정부 및 서울시와 연계해 ‘한·불 패션 문화 교류회’와 같은 문화 교류 행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브랜드 만들기 위해선 인프라 구축이 중요

원대연 회장은 ‘패션은 선진국형 고부가가치 소프트웨어 산업’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그가 제일모직 대표이사로 재임시는 물론 지난 2006년 발간한 <가치를 디자인 하라>라는 저서에서도 줄기차게 강조하고 있다. 요즘도 정부와 서울시 관계자를 만나면 입버릇처럼 말하고 있다.

“IT, BT뿐 아니라 패션 산업이 가장 고부가가치 소프트웨어 산업이다. 특히 이는 선진국일수록 더욱 발전 가능성이 높은 산업이다. 최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에서 우리 패션시장을 조사하고 벤치마킹하고 있는 것도 이를 반증하고 있다. 대구를 중심으로 한 소재 산업도 마찬가지이다. 엔드 유저인 패션 산업이 발전하고, 한국산 글로벌 브랜드가 나온다면 소재, 부자재, 디자인 개발, 염색 등 관련 산업은 자연스럽게 발전할 것이다. 따라서 정부의 산업 지원책도 패션 산업에 집중돼야 한다.”

최근 한국패션협회는 글로벌 브랜드 육성을 위한 전략위원회, 중국위원회, 복종위원회 등 새로운 디멘드를 찾기 위한 다양한 교류를 추진하고 있다. 또 이천복합 유통단지, 패션 타운 건립 등 다양한 사업도 펼치고 있다.

“기업과 기업, 기업과 학계 등 상호 교류를 통한 시너지를 만들어 내야 한다. 특히 살인적인 백화점 판매 수수료, 백화점에 근접하는 대형 마트 판매 수수료 등 현실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심정적인 의존보다는 자주성을 높여야 한다. 유통에 대한 새로운 대응 방안도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뷰 말미에 원 회장은 “컬처비즈 시대의 대표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패션인 만큼 업계 종사자들부터 보다 폭넓고 유연한 사고를 가져야 한다”고 다시 강조했다. 지나친 자사 이익을 뛰어넘어 산업 공동의 이익을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정인기 기자
ingi@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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