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적 공학 패션이 감성을 이끄는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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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상 「보브」 여성복 사업부장

2009-01-15 오후 5:58:46




“패션은 공학적으로 이해하고 기능적으로 풀어내야 하는 영역입니다. 아트하게 보는 관점은 오히려 패션을 표면적으로 접근해 전문성이 결여된 시각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시대의 패션 비즈니스는 생산과 개발 영역을 우대하는 실용적인 측면을 부각해야 하기 때문이죠.”

이경상 신세계인터내셔널 수석부장은 신세계 백화점 바이어 시절 「아이비하우스」 「트리니티」 등 PB 운영을 통해 쌓은 노하우로 2004년부터 업계 선두인「보브」와 지난해 NCF로부터 인수한 「지컷」을 이끄는 여성 영 캐주얼 전문가.

지난해 682억원의 매출을 올린 「보브」는 올해 700억원을 바라보고 있으며, 새롭게 안착 중인 「지컷」은 올 상반기 8개 매장을 오픈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시작, 연말까지 40개 매장을 통해 220억원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한 브랜드를 생각했을 때 구체적인 아이템과 스토리적인 캐릭터가 떠올라야 성공한 브랜드입니다. 「지컷」에겐 그 아이템이 원피스이고, 「보브」에겐 테일러드 롱재킷입니다. 그리고 「지컷」은 모던한 페미니티를 가진 여성이, 「보브」는 카리스마를 가진 섹시한 여성이 그 옷을 입을 것이라는 명확한 스토리가 있죠.”

그는 고객이 양분화되고 소비는 이원화되는 현 상황에서 브랜드는 유니크한 콘셉과 전문 아이템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동시에 기획에서 생산까지 브랜드의 역량이 골고루 육성되어야 한다는 것.

“디자인, 생산, 그리고 품질관리 등 모든 과정이 일체가 되어 움직여야 합니다. 핵심 요소는 한 군데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조직 구성원 각각의 역할과 기능이 극대화되어 나온 총체적인 산출물이 브랜드입니다. 소비자는 브랜드를 전체적으로 평가해, 입고 느끼고 소통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아르마니」에서 「돌체앤가바나」까지 가장 감각적인 패션 피플들에게 유럽발 하이엔드 패션의 시발을 열어온 신세계 인터내셔널. 그리고 그 안에 몸 담으며 소프트한 감각을 익혀온 그는 아이러니하지만 감성보다 공학이 성공의 키라고 말한다.

“국내 패션 기업들을 긴장시키는 글로벌 SPA들을 보면 공학적인 유통과 기획 시스템으로 운영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현재와 같은 환율 상황에서 국내 소비자에게 옷을 팔고도 천억원대 규모를 바라보는 그들은 컬러, 디자인 등 상품의 감성적 측면에 앞서 그 뒤에 철저한 조사와 과학적인 바잉 체계가 뒷받침 된다는 걸 말입니다.”

“또 지금 필요한 것은 리더들의 권한이양입니다. 리더의 역할은 거시적인 방향을 그려주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업체를 선정하고 가격을 결정하는 일들은 실무자들이 잘 할 수 있는 일이죠. 실무자들을 춤추게 하는 살아있는 조직, 그런 조직은 이 시대를 이끌어갈 경쟁력 있는 기업입니다.”

데님 팬츠와 화이트 셔츠의 편안한 차림으로 데스크에 앉아 올 한해 조직원들과 동반 성장해 갈 「보브」와 「지컷」을 그려나가는 그의 비전이 생각처럼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한승아 기자
hsa@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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