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 김우현 편집국장
옷의 부속품으로만 여겨지던 단추를 장인정신이 깃든 패션의 완성품으로 승화시킨 이원물산 김규태 사장을 만나 보면 훤칠한 키에 걸맞는 통 큰 마음의 시원시원한 성격에 매료당하게 된다.
음성조차 우렁차서 장군의 기개가 넘치는 사람이 어떻게 단추사업에 손을 댔을까 싶지만, 그와 얘기를 나누다보면 문무를 겸비한 온유한 성품과 선비같은 반듯한 인격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 진다.
창업 이후 30년 동안 무려 20여개의 대학원 과정을 이수한 열정적인 학구파이면서, 고려대학교 학군단 출신으로 지난 2007년 12월 전국 14만명의 ROTC를 대표하는 중앙회 회장에 선출될 정도로 탁월한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다.
14만 ROTC 전국 중앙회 회장
새해이다 보니 곳곳에서 너도 나도 희망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어려울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하고, 위기일수록 기본 철학이 확고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투수가 직구를 제대로 던질 줄 알아야 변화구도 던질 수 있듯이 변화무쌍한 위기의 파고를 넘으려면 기본이 탄탄해야 한다. 난세일수록 편법이 활개치고 기본이 무시되기 일쑤지만, 그것으로는 결코 기나긴 불황의 터널을 돌파할 수 없다.
김 사장은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항상 젊은 마인드로 새로운 시대 흐름에 뒤처지지 않으려 노력해 왔다”며 “모두들 힘들어 하는 요즘 나 역시 30년 동안 매 순간이 위기의 연속이었지만 우리에겐 위기 극복의 유전자가 있어 어떠한 고난도 헤쳐 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1977년 동대문에서 한 평짜리 사무실로 시작한 이원물산은 설립 2년 만에 단추시장의 60%를 장악할 정도로 급성장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여세를 몰아 90년대 초반에는 강남 논현동에 쌍둥이 빌딩을 지어 자체 사옥시대를 여는 등 선도 메이커로 업계를 리드해 왔다.
또 1995년 경기도 이천에 시스템과 규모면에서 국내 최고를 자랑하는 단추공장과 물류창고를 설립, 해마다 200~300개 이상 새로운 디자인의 신제품을 개발하는 등 단추산업의 현대화 및 선진화에 앞장 서 왔다.
독특한 디자인과 컬러, 다양하고 감도 높은 소재로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이원물산 ‘W버튼’은 디자이너에 대한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디자인팀 전원을 매년 밀라노ㆍ파리 등지로 파견해 최신 트렌드를 가장 먼저 파악하게 하는가 하면, 김 사장 자신도 급변하는 기업 환경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20여개 대학원을 2~3년에 한번 꼴로 수강하며 재무ㆍITㆍ패션ㆍ환경ㆍ자원ㆍ언론 등 기업경영에 필요한 다양한 분야를 섭렵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배워야 할 것이 새롭게 생기더군요. 공부에는 끝이 없는 것 같아요. ‘이만큼 했으면 됐지’하는 안일한 생각에 머물면 더 이상 미래는 없어요. 넓은 시야와 속도가 승부를 결정합니다. 빠른 회사가 큰 회사를 이길 수 있는 시대죠. 그렇다고 무조건 빠른 것만이 최선은 아닙니다.”
국내 최초 단추 박물관 만드는 게 꿈
이원물산의 또 다른 원동력은 바로 행복 경영. 그는 직원들의 복지 향상을 위한 지원에도 아낌없이 투자하는 모범 경영인이다. 직원이 행복해야 고객이 만족하고, 그래야만 회사가 발전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3년 이상 근무한 직원에게 해외 연수를 보내주는가 하면, 5년 이상 근무자는 부부동반, 10년 이상 장기 근속자는 전 가족 해외 여행을 무료로 보내준다. 잠시 회사를 벗어나 재충전의 기회를 주고,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해주고 싶어서다.
그는 또 직원 생일에는 케이크를, 결혼기념일에는 꽃바구니와 샴페인을 선물한다. “어떻게 보면 아주 작은 일인 것 같지만, 돈보다 중요한 것이 사람 사이의 정이잖아요. 서로 바쁘다 보면 잊기 쉬운데 회사에서 챙겨주니 직원들이 많이 고마워해요.”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는 김 사장은 “열린 마인드만이 무한 경쟁의 파고를 헤쳐 나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항상 초심을 잃지 않고 배움의 자세로 묵묵히 정도 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김 사장은 “지금까지 개발해 온 단추들을 정리해 일본의 ‘아이리스 버튼 박물관’같은 국내 최초의 단추 박물관을 설립하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정리: 김양민 기자>
김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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