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열린 2005 국제섬유박람회(Preview In DAEGU 2005)가 지난 18일 막을 내렸다.
행사를 주최한 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회장 민병오)는, “국내 섬유산업 활성화를 위해 준비한 이번 행사는 4회째를 맞으면서 국제적인 전시회로 거듭났으며, 특히 이번 전시회에는 미국 쿼터제 폐지 이후 새로운 바이어를 찾기 위해 어느 때보다도 많은 업체들이 참가했다. 또 중국, 일본, 유럽 등 각국의 유력 바이어들이 전시장을 방문하는 등 실질적인 교류의 장이었다”고 발표했다.
민병오 회장은, “221개사가 참가했고 외국 바이어도 1천800여 명이 참관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3일 동안 1만6천여 명이 행사장을 방문하는 등 사상 최대의 인파가 몰렸다”며, “이제 PID는 대구 섬유산업을 새롭게 도약시킬 수 있는 전시회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최측의 이러한 발표와 달리, 실질적인 바이어 참여가 저조해 구매상담은 미약했다는 것이 대부분 참가 업체들의 평가였다. 참가 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3일 간 전체 상담횟수가 50∼60건 이하라는 업체가 70% 이상이었으며, 이 가운데 실질적인 구매상담은 10회 이하였다는 업체가 대부분이었다. 심지어 일부 업체들은 실질적인 상담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고 답하기도 했다. 하루 70∼80회 가량 상담한 업체도 있었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답했다.
참가 업체 70%, `실질적인 바이어 없다’고 생각
이번 PID 2005 참가 업체 가운데 열에 일곱은 ‘실질적인 바이어가 부족했다’는 의견이었다. 가장 많은 인원이 방문한 중국 바이어들은 숫자에 비해 구체적인 상담을 요구하는 바이어는 많지 않았다고 답했다. 전시장을 찾은 전체 외국 바이어 1천800여 명 가운데 중국 바이어는 무려 700여 명이나 되었다.
한 참가 업체 사장은, “구매력을 가진 실질적인 바이어들의 참여가 저조했다. 숫자로는 중국 바이어들이 가장 많았지만 이들은 샘플만 요구할 뿐 상담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가격이 맞지 않았으며, 대부분 신제품 카피를 위한 시장조사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들은, “미국 쿼터제 폐지 이후 수출선 다변화를 위해 참가했지만 기대에 못 미쳤다. 양적인 측면에 치중할 것이 아니라 그 동안 바이어들의 실적을 분석해 실질적인 바이어 참여를 유도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 외에 의사소통을 위한 통역들이 섬유·소재 전공자들이 아니라서 의사소통이 힘들었다는 의견도 있었다.
정작 실력 있는 업체는 참가 외면
전시회를 참가한 바이어들도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특히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기능성 소재의 경우, 다양성과 기능성이 현저히 부족하다는 것.
일본 미쯔비시상사 바이어는, “기능성 소재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방문했는데, 주목할 만큼 새로운 소재를 찾지 못했다. 웰빙 관련 소재도 최근 일본에서는 숯, 녹차, 자일리톨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재가 트렌드지만 이번 전시회에는 일부 초보적인 단계의 숯 소재만 선보였다”고 말했다.
소재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원료개발에서부터 방적, 제직, 가공에 이르기까지 시장을 리드하는 선도 기업이 있어야 하는데 국내 사정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 대기업은 물량 위주로 영업하기 때문에 다양성이 부족하고, 중소기업은 마케팅이 부족해 시장 흐름을 주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 전시기획 전문가는, “텐셀과 같은 신소재를 개발하기란 쉽지 않다. 중요한 것은 시장이 원하는 상품을 개발하고, 이를 대중화시키느냐이다”라며, “아이템과 소재 특성에 따른 공간 배치가 아쉬웠으며, 트렌드관도 깊이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개발력을 갖춘 업체들의 참여가 저조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대구가 섬유 산지인 만큼 가공 및 제직 설비를 갖춘 기업을 기대하는 바이어들이 많았지만, 상대적으로 그런 기업은 카피를 우려해 참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최순일 「베이직하우스」 이사는,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갖춘 소재업체를 찾기 위해 대구 전시회를 찾았지만, 이미 거래하고 있는 컨버터업체들이 많았다. 「자라」 「갭」 등 글로벌 브랜드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생산설비를 갖춘 대구 섬유업체들과 협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베이직하우스」는 봉제의 80%는 중국에서, 20%는 북한에서 진행하지만 원단은 대부분 대구에서 구매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2천500억원의 외형을 바라보고 있다.
정인기 기자, 이가은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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